나의 어머니 비밀 암호는
나의 어머니 비밀 암호는
  • 전태규 목사 (감리교 31대 부흥단장/서광교회)
  • 승인 2023.11.23 0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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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태규 목사.
전태규 목사.

군대를 다녀온 사람들은 암호에 익숙하다. 요즘 사회 전반에 암호와 비슷한 비밀번호는 아파트, 은행, 차량 등 어디에나 존재한다. 조금 전에도 지하주차장에 차량절도범이 다섯대의 차를 털어 귀중품을 갖고 달아나 추적 중이라며 피해자는 신고해 달라는 방송을 들었다. 절도범은 차 안에 둔 물건만을 노리는가 보다.

세상 문화가 급속도로 변해 편리해진 점도 많이 있지만 반면에 그것을 따라가기엔 너무 힘든 세대도 제법 있다.

협성대 교목실장 지낸 이호성 목사는 청소년들에게 특별한 재주가 있는 분으로 나는 안다. 그런 분이 학교에 있는 것은 본인과 학생들에게도 다행스럽다. 그러나 세월이 많이 흘러 걱정이 되어 그에게 세대 차이로 학교에서 어려움은 없냐고 물었다. 그는 내게 되묻는다. “목사님! 청소년들이 좋아하는 것을 누가 만듭니까? 젊은이들이 만드는 것이 아니라 나이가 든 사람들이 만들지요”

이와 같이 나이는 먹더라도 젊은이들의 기준에서 생각하면 젊어진다고 하였다.

과거 파주 검산교회 집회 갔을 때 일이 가끔 생각난다. 주변이 발전하니 아파트가 입주되고 시골교회지만 교우들이 원주민과 이주민이 각각 반씩 되어 보였다. 담임목사는 새로 들어온 젊은이들에 맞추어 열심히 목회하고 있었다. 저녁에 복음찬양을 인도하면서 모르는 분은 뒤처지면 안되니 입만 벌렸다 닫았다 하라면서 옛날 시골에서 불을 땔 때 젖은 쌩 소나무를 불에 넣으면 마르면서 타는 것이 연상 되었다. 그것을 본 나는 농촌에 살고 계신 어른들은 산업화가 반드시 좋은 것은 아니라는 생각을 하였다.

지난 20여 년 여러 단체에서 실무 일을 맡아 일해왔다. 지금도 혼자 웃는 것은 컴맹인 내가 컴퓨터 잘한다고 소문이 나서 감리교 부흥단 서기를 연속4년, 한기부 회계 연속3년, 한목회 사무총장 4년,  21세기 감리교 성장선교회에서 실무임원을 오래 하였다. 이러니 애로 사항이 얼마나 많았겠나, 아들들한테 공문을 쳐 달라고 하면 처음에는 잘해주다가 나중에는 그것도 못하느냐고 핑잔을 주면 아들이라도 얼마나 치사한지. 너무 빠르게 찾아온 과학 문명을 거부하던 내가 이제는 어느새 컴퓨터에 자주 앉게 되었다.

수년 전 이길윤목사가 자주 문자로 축복해 주었다. 나는 한번 도 답을 보내주질 못했다. 문자 보낼줄을 몰랐기 때문이다. 나중에야 이 목사에게 나의 지난날을 고백하였다.

그런 경험이 있어 지금도 주변에 간혹 그런 분을 만나면 이해가 되니 도와주고 싶다.

나의 어머니는 금년 연세가 92세다. 평생을 목회자의 사모로 지내다 은퇴하고 아버지는 먼저 하늘나라 가시고 나니 외로움이 제일 힘드시단다. 여러 자녀가 신경 써도 잠시뿐이지 만족은 없다. 이해가 간다. 나중에 나도 그럴 것이다. 매일 전화 드리는 것이 효도라는데 나는 일주일에 두 번 정도 전화를 드린다. 가끔 전화 드리기가 겁나는 건 모든 이야기를 전화로 다 푸시니 여간 인내로는 참기가 여간 곤욕이 아니다. 전화를 끊고 나면 후회가 되어 살아 계실 때라도 잘 들어 드리려고 기도하고 전화 드린다. 그런데 어느 날 조카들이 상 받으려 고 문자를 자주 보낸다며 너도 본 좀 받으라고 하신다. 그럼 어머니! 문자 보실 줄은 아세요? 하고 물으니 이모가 가르쳐 줘서 볼 줄 아신단다. 그럼 문자로 자주 인사 드리께요! 말한 후 거의 하루도 빠짐없이 문자를 보내 드렸다. 믿음으로 보냈으니 받으시는 줄은 알지만 그래도 답이 없으니 궁금하다. 그러던 어느 날 어머나 문자가 도착하였다, OK라고 답을 보내셨다. 반갑고 또한 신기하다. 얼마나 답장 보내길 원하셨으면 주변의 도움으로 한 단계 올라간 답이 온 것이다. 성경 말씀으로 비유한다면 ‘내게 능력 주시는자 안에서 내가 모든 것을 할수 있느니라. 또한 할수 있거든이 무슨말이냐 믿는 자에겐 능치못함이 없느니라 는 말씀이 여기에 관통한 것 같다.

주님, 모든 것을 아시는 주님께서 나의 어머니를 끝까지 지켜주옵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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