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사님과 설교
목사님과 설교
  • 전태규 목사 (감리교 31대 부흥단장/서광교회)
  • 승인 2023.11.30 07: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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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태규 목사.
전태규 목사.

웨슬리 감리교 목사는 항상 3가지를 준비하라고 하셨다. 죽을 준비, 이사갈 준비에 이어 5분전에 부탁하면 언제든지 말씀 전할 준비를 하라는 것이 그것이다.

그러나 누구도 설교에 대해 자유로운 사람은 없을 것이다. 내가 처음 목회 나올 때 주저한 이유는 다른 사람보다 잘 떨기 때문이다. 그런 사람이 어떻게 목회를 하는가.

그런 나에게 하나님은 성령을 부어 주셔서 부흥사로 사용하시니 이것이 하나님의 은혜이다.

평소 나를 위로해 주는 찬송가는 147장 “거기 너 있었는가” 이다 후렴에 보면 떨려 떨려 떨려 라는 가사가 나를 대변해 주는 것 같다. 오늘날 평신도들이 어느 정도는 알고 있겠지만 이런 목회자의 고민을 100% 이해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어느 날 어느 목사님이 겪은 이야기를 들었다.  설교를 하는데 그날따라 설교가 퍽 힘이 들어 땀만 흘리다가 마쳤다는 것이다. 그때 심정은 쥐구멍이라도 있으면 들어가고 싶었지만 그는 힘이 쑥 빠진 상태에서 돌아가는 교우들에게 인사를 나누는데 어느 한 성도가 목사님을 주목하더니 목사님! 오늘 설교 죽 쑤셨지요? 라고 묻더라는 것이다. 그때 뒤를 따라 나오던 성도가 앞선 성도가 목사님께 하는 말을 듣고는 이렇게 이야기를 하였다.

목사님! 아녀요, 환자들은 가끔은 죽도 먹어야 좋아요, 그 순간 목사님의 축 늘어졌던 마음에 힘이 팍팍 솟아올랐다는 것이다. 아마도 목회자라면 이런 경험들을 누구나 하였으리라.

엘리야는 바알과 아세라 선지자 850명과 싸워 이긴 경험이 있지만 이세벨이 사신을 엘리야에게 보내 내가 내일 이맘때에는 반드시 네 생명을 저 사람들 중 한 사람의 생명과 같게 하리라는 말을 듣고는 그가 이 형편을 보고 일어나 자기 생명을 위해 도망하여 로뎀나무 아래에서 죽기를 구했던 것을 보면 나약한 인간의 모습은 거의 다 비슷한 것 같다.

요즘 나도 목회 중에 느끼는 것이 있다.

주일 1부 예배에 나오시는 성도 한 분이 설교를 마치고 돌아갈 때면 언제나 내게 하는 인사는 언제고 “애쓰셨습니다”. 이다 그때마다 나는 기분이 별로 좋지 않다. 내가 무슨 강연을 한 것도 아닌데 말이다. 물론 새 신자에겐 그런 것도 교육해야지만 말이다. 오늘 말씀에 은혜받았습니다. 라고 말해주면 목회자의 마음이 큰 격려가 될 텐데 하는 생각이다.

나만 그렇지는 않을 것이다. 외부 교회 권사님이 본교회 못 가실때 가끔 우리교회서 새벽예배를 드리신다. 그 권사님은 끝나고 돌아가면서 늘 내게 인사를 하는데 올 때마다 은혜를 받습니다. 라고 인사를 하신다. 나는 그때마다 기분이 좋고 더 잘해야지 하는 생각을 한다.

또한 설교에 트집 잡는 사람들도 더러 보는데 같은 설교를 들어도 우리교회 이00권사는 우리 목사님 설교는 액기스만 전한다니 과연 누구 말이 맞는지 나 자신도 잘 모르겠다. 이런 목회를 하면서 나는 오늘도 목회를 배워가고 있다. 그동안 나는 외부 손님에게는 내 생활 형편 보다 잘 대접하려고 하였다.

그런데 얼마 전 어느 은퇴 장로님께서 담임목사님에 대한 고언에서 목사님이 성도들을 대접해 주실 때는 대중음식점을 이용해야 성도들이 마음이 편하다는 말을 듣고부터는 나도 그렇게 하려고 한다.

목회자와 평신도가 하나님께 지혜를 구하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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