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림새와 먹거리
차림새와 먹거리
  • 전중식 목사(전주 산돌교회 원로)
  • 승인 2024.02.11 02:3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전중식 목사.
전중식 목사.

오늘은 아내와 내가 가정을 꾸린지 42년 된 날입니다.

42년 전 결혼할 때 결혼 예복 하나와, 사글세 단칸방 1년에 28만원으로 출발했는데 지금은 아내와 공동 명의로 된 집과 나누고 살 수 있는 넉넉함(?)을 주셨습니다.

아침에 눈을 뜨고 아내와 눈을 마주치자 속삭였습니다.

"나와 결혼해줘서 고마워요. 사랑해!"

내 인생을 돌아보니, 야곱 인생의 클라이막스라 할 얍복 나루에서 올린 고백이 떠오릅니다.

"나는 주께서 주의 종에게 베푸신 모든 은총과 모든 진실하심을 조금도 감당할 수 없사오나
내가 내 지팡이만 가지고 이 요단을 건넜더니 
지금은 두 떼나 이루었나이다"(창 32:10)

참 신기합니다. 오늘 결혼 예복과 내 인생을 회고하는 것과 세례 요한의 복색이 오버랩이 되는 것을 보면 우리의 걸음걸음마다 하나님의 섭리와 경륜 그리고 인도하심을 고백하지 아니할 수 없습니다.

"회개하라 천국이 가까왔느니라!"고 외쳤던 세례 요한의 차림새가 독특하니깐요.

물로 세례를 베풀며 선구자 노릇을 감당했던 세례 요한의 먹거리도 특이합니다.

"이 요한은 낙타털 옷을 입고 허리에 가죽 띠를 띠고 음식은 메뚜기와 석청이었더라"(마 1:4)

낙타털로 만든 옷이라니?

목축을 주업으로 삼는 나라였으니 그 시대 사람들이 입었던 양털로 만든 옷을 입었더라면, 구태여 복색에 대하여 기록하지 않았으리라. 그런데 양털이 아닌 낙타털로 만든 옷을 입었더라니 타락한 시대와 선민에 대한 무언의 항의와 책망이 담긴 복색이 분명하렸다.

성긴 낙타털 옷을 입었으니 아무래도 가죽 띠는 필수품이 될 수밖에. 그러니 세례 요한의 이미지가 그려질 만큼 선명합니다. 게다가 먹거리는 메뚜기와 석청이었다니요? 지금이야 농약이 논밭에 가득하니 메뚜기가 출몰할 까닭이 없습니다만 어린 시절과 청년 시절만 해도 벼가 누렇게 익어가는 들녁에는 메뚜기가 지천이었습니다. 솜씨가 좋은 사람은 잠깐만 논에 가서 수고하면 엄청나게 많은 메뚜기를 잡아서 며칠간 간식거리와 영양보충을 했습니다. 석청은 야생 들꿀이겠지만 어찌보면 야생 대추야자도 들꿀이라 할만큼 달콤하고 충분히 당도가 높습니다.

아무튼 세례 요한의 차림새와 먹거리는 회개의 세례를 베풀고 천국 복음을 예비하는 선구자 노릇을 감당할 만큼 충분히 특화된 차림새요 먹거리라 할 것입니다.

콘서트나 뮤지컬 혹은 오페라를 보면 가수나 배우들이 역할에 걸맞는 복장과 분장을 합니다. 역할에 충실해서 관객들에게 충분한 감동을 주려는 최소한의 예의요 몸부림입니다. 복색이나 먹거리를 통해서 무언의 메시지가 자연스럽게 선포되고 강조됩니다. 그러니 시대와 문화와 풍조에 따라 달라지는 것이 사람의 차림새요 먹거리라 할 것입니다.

오늘 교회는? 교회의 지도자는? 성도는 과연 어떤 차림새여야 할까요?

구태여 옛날로 돌아가거나 특별한 의식이나 의전을 고집할 필요는 없을 것입니다. 차별할 것은 없지만 구별은 필요하지 않을까요?

예배에 참여하는 청중들과(?) 거리감을 좁히려고 청바지를 입는 눈물겨운(?) 수고를 감행하는 목사들이 있습니다. 예식과 예전을 전혀 고려치 아니하고, 맘대로(?) 복장으로 자유로운 예배를 뽐내는 사람들도 많습니다.

한가지를 고집할 생각은 결코 없습니다만 그러나 복음의 향기가 퍼져나가고 스며들도록 옷입어야 할 것입니다.

"하나님의 전신갑주를 취하라"(엡 6:13)

"오직 주 예수 그리스도로 옷 입고 정욕을 위하여 육신의 일을 도모하지 말라"(롬 13:14)

예수 그리스도로 옷을 입기 위해서 가장 적절한 것이 무엇일까를 고민할 필요가 있습니다.

어린 양의 피로 씻긴 옷, 보혈의 피가 뿌려진 세마포 옷을 입어야 할 것입니다.(계 7:14, 계 19:13-14)

예수님의 향취가 나도록 겉이라도 꾸미는 정성이 필요하지 않을까요?

물론 예수의 마음까지 품으면 금상첨화!(빌 2:5)

샬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서울특별시 종로구 김상옥로 17(연지동) 대호빌딩 신관 201-2호
  • 대표전화 : 02-3673-0123
  • 팩스 : 02-3673-0125
  • 청소년보호책임자 : 임종권
  • 명칭 : 크리스챤월드리뷰
  • 제호 : 크리스챤월드리뷰
  • 등록번호 : 서울 아 04832
  • 등록일 : 2017-11-11
  • 발행일 : 2017-05-01
  • 발행인 : 임종권
  • 편집인 : 임종권
  • 크리스챤월드리뷰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크리스챤월드리뷰. All rights reserved. mail to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