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험산 앞에서
시험산 앞에서
  • 전중식 목사(전주 산돌교회 원로)
  • 승인 2024.03.05 00: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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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중식 목사.
전중식 목사.

전도자로 부름 받은 소명 이후, 여러가지 연단과 기도 끝에 마침내 교사를 그만 두고 신학대학원에 입학했습니다. 나는 그래도 젊은 나이에 입학했지만, 입학하고 보니 동기 입학생 나이가 거의 한 세대 차이였습니다.

대학을 졸업하자마자, 불붙는 사명감과 소명에 순종하여 세상을 뒤로 하고 전도자로 살겠다고 다짐하고 입학한 목회자로 전도양양한 나보다 다섯 살 적은 분들도 있었습니다. 또한 세상의 온갖 시련과 풍파를 겪고 연단을 받다가 마침내 모든 것을 청산하고 목숨걸고 결단하여 늦은 나이에 신학대학원에 입학한 늦깍이 소명자들도 많았습니다.

그러니까 가장 젊은 동기들과는 30년 차이가 나는 아버지뻘 입학생도 있었습니다. 그 동급생 어르신들(?)이 새로운 언어인 히브리어와 헬라어를 배우랴, 새로운 학문인 신학을 배우랴, 경건을 훈련하랴, 얼마나 힘들었을지 모릅니다.

나이가 들어 돋보기를 끼고 책을 보면서야 ‘아하, 그분들이 많이 힘들었겠구나!’ 비로소 깨달은 안타까움입니다.

그러기에 기왕 감당할 일이라면 넘어지고 쓰러지고 얻어맞기 전에 미리미리 순종하고 감당하는 것이 은혜요 축복인 것입니다.

아무튼 그때 교수님 중 한 분 께서 "여러분의 소명을 공부로 증명하십시오"하는 것입니다. 그 교수님의 신학 성향은 내게 그리 달갑지는 않았지만, 그 교수님의 그 말씀을 저는 몸과 마음에 깊이 새겼습니다. 두고두고 일마다 때마다 크고 작은 시험을 받을 때마다 시험을 이기고 소명을 확인하고 확증하는 시금석으로 삼았습니다. 
 
내 소명을 공부로 증명하듯 내 소명을 경건으로 확인하고 내 소명을 인내와 끈기로 확증하며내 소명을 목회자다움(?)으로 시험하여 확증하리라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나중에 신학교 동기들과 이야기를 주고받으면서 새로운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교수님의 그 말씀에 마음이 상하거나 시험에 들어서 삐친(?) 분들도 제법 많았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아하! 시험에 옳다 인정을 받을 수도 있거니와, 시험에 들어서 가슴앓이를 하거나 끙끙 앓을 수도 있구나’

"그 때에 예수께서 성령에게 이끌리어 마귀에게 시험을 받으로 광야로 가사 사십 일을 밤낮으로 금식하신 후에 주리신지라"(마 4:1-2) 

시험산이 자리하고 있는, 해수면보다 250미터나 낮은 여리고를 방문했을 때 시험산 앞에서 시험들 뻔 했습니다. 시험산이 코 앞인데 여행일정 때문에 시험 산에 올라갈 수 없다는 것입니다. 시험산 아래서 저것이 시험 산이라는 것을 바라만 보고 케이블카가 시험산 정상을 오가는 것을 보면서 사진만 찍을 뿐 시험산에 올라갈 수가 없다는 것입니다.

아니 이럴 수가 있나? 시험산 코 앞까지 왔거늘 시험산에 올라가지 못하고, 시험산만 바라보고 시험에 들 뻔하다니. 오호 통재라!

환난이나 시험이 없는 인생은 없습니다.

"시험을 참는 자는 복이 있나니 이는 시련을 견디어 낸 자가 주께서 자기를 사랑하는 자들에게 약속하신 생명의 면류관을 얻을 것이기 때문이라"(약 1:12)

개역 성경은 "시험에 옳다 인정하심을 받은 후에"라고 번역했습니다. 저는 이 번역이 마음에 쏘옥 듭니다.

"시험에 빠지지 않도록 깨어서 기도하여라 마음은 원하지만 육신이 약하구나!"(마 26:41 새번역)

육신이 약하다는 사실을 깨달을수록, 시험에 빠져 희생물이 되지 않도록 깨어서 기도할 일입니다. 성령에 이끌리어 성령님의 도움을 구하면서 성령과 하나 되어 성령님께 의지하며 성령에 충만하여.
 
삼위일체 하나님의 제 2위이신 성자 예수님께서도, 성령에게 이끌렸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합니다.

하늘나라 갈 때까지 크고 작은 시험은 쉬지 않으리라. 그때마다 성령의 도움을 구하면서 말씀을 붙들고 믿음을 굳게하여 시험에 옳다 인정을 받으면 마침내 생명의 면류관을 얻으리라.
샬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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