십자가를 지는 사람
십자가를 지는 사람
  • cwmonitor
  • 승인 2005.03.1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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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일 목사/기장 / 경복교회

사순절 한 가운데 3·1절 86주년을 맞이하여 기념 예배를 드린 지 얼마 지나지 않은 때, 어느 대학의 명예교수가 일본의 우익잡지에 발표한 글이 전해져서 온 나라가 들끓고 있다. 전해진 바에 따르면 그는 “우리나라가 일본에 지배를 당한 것이 다행이며, 일제 36년은 우리의 오늘을 만드는 기틀이 되었다. 그러므로 우리에게 축복이었다. 우리는 그것을 감사해야한다”고 주장했다 한다.

더욱 놀라운 것은 국민들이 흥분하고 있음을 전해 받자, 그는 자신의 학문적 양심에 따라 발표한 것이라 주장하며 물러서지 않았단다. 일본이 독도를 자기들 땅이라고 허무맹랑한 주장을 펴고 있는 때임을 생각하면 그가 주장하는 ‘학자의 양심’과 ‘표현의 자유’는 치졸하게 느껴질 뿐 아니라, 그를 향해 쏟아지는 비판을 면하기 어려울 것이라 생각된다.
그러나 흥분된 마음으로 비판하기에 앞서, 생각해야 할 것이 있다. 사실 이보다 더 충격적인, 모두가 흥분하지 않으면 안 되는 소식을 우리는 이미 지난 연초의 뉴스를 통해 접했다. 작년에 우리 사회에서 새로 만들어진 말들 가운데 3·1절이 있는데, 그 뜻은 31살이면 모두가 절망한다는 뜻이라 했다. 너무도 충격적이고 가슴 아픈 이야기다.

그런데 우리는 어떻게 받아들였나? 그 말로 토해내는 이 땅의 젊은이들의 신음소리를 얼마나 들으려 했나? 숭고한 3·1정신이 그 같은 말로 훼손되어 감을 얼마나 가슴 아파했나? 어려워진 경제, 어려운 상황에 대한 자조적 표현 정도로 넘겨버리지 않았던가? 이렇게 침묵함에 누구도 흥분하거나 비판하는 사람이 없었다. 비판의 대상이 불분명해서일까? 자신의 책임을 몰라서일까?

역대기하7장14절에서 하나님은 이렇게 말씀하셨다. “내 이름으로 일컫는 내 백성이 내게 나아와 기도할 때 내가 이 땅을 고치리라.” 놀라운 말씀이다. 이 땅은 고치는 것이 지도자들인 줄 알았는데 아니라고 하신다. “내 이름으로 일컫는 내 백성” 하나님의 자녀인 우리들이 고치는 것이라 하신다. “너희가 내게 나아와 기도함에, 너희의 땅이 고침을 받는 길을 열어놓았다” 하나님은 말씀하신다.

이제 하나님의 이름으로 일컫는 백성들이 해야 할 일이 분명해졌다. 흥분과 비판의 소리가 높아가는 때, 목소리를 더하는 것은 하나님의 백성이 할 일이 아니다. 비판할 일이 생기면 거기에 목소리를 높임으로 제 할 일을 한 줄 아는 백성, 그 한 가운데 우리가 서 있었음을 회개하는 일이 우리의 일이다. 사무엘과 같이, 이 백성을 위하여 기도하기를 게을리 죄를 회개하며, 이 백성을 긍휼히 여겨주시기를 하나님께 기도하는 일이 우리의 일이다.

우리를 위하여 십자가를 지신 예수님은 말씀하신다. “누구든지 나를 따르려거든 자기를 부인하고 자기 십자가를 나를 따르라.” 예수님은 우리가 우리의 십자가를 지고 따르기를 원하신다. 이 사순절에 우리가 지고 따라야 할 십자가는 무엇인가? 예수님은 십자가 달려 멸시와 조롱을 받으시면서도 “아버지여 저들의 죄를 용서하여 주옵소서” 기도하셨다. 이것이 예수님이 지신 십자가요, 우리에게 ‘너도 지고 따르라’고 하시는 우리의 십자가이다.
하나님께서는 이스라엘의 죄에 대해 이렇게 말씀하셨다. “이 땅을 위하여 성을 쌓으며 성 무너진 데를 막아서서 나로 멸하게 하지 못하게 할 사람을 내가 그 가운데서 찾다가 얻지 못한 고로.” 하나님은 사람을 찾으신다. 흥분하고 비판하는 사람보다, 그 백성을 하나님 앞에 기도하는 사람은 찾으신다. 그런데 이스라엘에서는 찾아도 찾지 못하셨다고 하신다. 하나님께서 이 땅에서는 찾으시기 원한다. 그 찾으신 자 가운데, 내가 그리고 여러분이 있기를 소망한다.

puroland@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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