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임 목사와 원로 목사, 그 아름다운 동행
담임 목사와 원로 목사, 그 아름다운 동행
  • cwmonitor
  • 승인 2005.03.2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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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완 목사/서울순복음교회

“부족한 사람이지만 가끔은 이웃교회나 지방교회 부흥사경회를 인도할 기회가 있습니다. 그때마다 ‘원로 목사님이신 아버님은 평안하시지요’라는 인사를 종종 듣곤 합니다. 이런 분들은 저와는 아무런 인척관계가 없는 원로목사님과 저를 부자관계로 착각하신 분들입니다. 그래서 저는 진실을 확인해 드리는 즐거운 고민에 빠지곤 합니다.”

이 말은 담임 목사와 원로 목사의 관계가 마치 아버지와 아들의 관계로 다른 사람들에게 비추어 질 만큼 좋은 관계를 이루면서 행복한 목회를 하고 있는 이건영목사의 책, ‘아름다운 동행’ 서문에 나오는 내용이다. 필자는 이 책을 읽으면서 작금의 한국교회가 세대교체를 하는 과정에서 원로 목사와 담임 목사의 불협화음으로 인한 교회의 갈등과 분규에 대한 시원한 해결책을 보는 듯 했다.

이제 한국교회는 전임목사와 후임목사가 교체되는 이양기를 교회 갈등과 분규의 위기가 아닌 오히려 새로운 교회 성장의 기회로 삼는 지혜가 절실히 필요한 때를 맞고 있다. 월간목회 대표인 박 종구 목사는 향후 5-10년간에 한국교회의 대교회의 담임 목사들의 80퍼센트 이상이 현역에서 은퇴하게 될 것이라고 하면서 한국교회가 풀어가야 할 중요한 문제로 후계자 선정과 그 이후 담임목사와 원로목사 간의 관계로 보았다. 사실 근간에 일어나고 있는 한국 교회의 교회 분규의 중심에는 이미 이런 문제들이 그 원인이 되고 있음을 자타가 인정하는 바이다. 이러한 때 인천 제2교회처럼 원로목사와 담임목간의 아름다운 동행이 한국교회에 계속 이어지기를 소망한다. 이런 소망을 가지고 부족하지만 이에 대한 필자의 소견을 간단히 나누고자 한다.

먼저 새로 부임한 담임 목사는 기본적으로 원로 목사를 영적 아비로서 존경하며, 그가 이루어 놓은 목회 사역과 경륜과 권위를 존중하는 마음이 있어야 할 것이다. 원로 목사에게 있어 은퇴하는 교회는 평생에 걸쳐 자신의 땀과 눈물과 피를 쏟으면서 손수 일구어온 자신의 삶의 터전이요, 거의 모든 교인들의 등록, 세례, 성장, 경조사에 이르기까지 자신의 손과 발과 기도가 스며들지 않는 곳이 없을 정도로 자신의 삶의 일부인 것이다. 그러므로 이것을 하루아침에 정리하고 또 그렇게 요구하는 것은 무리이다. 이것이 한국교회의 목회정황이다. 그러므로 후임자는 이런 한국적인 목회 정황과 은퇴 목사의 심정을 깊이 헤아려서 기존 교회의 좋은 정통과 목회 시스템, 그리고 원로 목사의 경륜을 존중하면서 교회가 화목한 가운데 긴밀한 대화와 협의 하에 교회를 이끌어 가는 것이 후임 목사의 중요한 덕목일 것이다. 연동교회 이 성희 목사는 담임목사가 되어 성도들에게 이런 말을 하였다고 한다. “앞으로 나는 목회를 할 때 원로목사님에게 51퍼센트를, 성도들에게 49퍼센트의 관심과 에너지를 쏟겠습니다.”

이 말은 달리 생각하면 문제가 있는 발언일 수 있다. 그러나 후임 목사로서 원로 목사님을 존경하고, 그 목회 사역을 인정하면서 교회의 화목을 이루고자 하는 이 목사의 아름다운 마음을 먼저 이해해야 할 것이다. 이 마음이 한국적인 목회 현장에서 원로와 담임 목사 간에 아름다운 동행을 가능케 하는 비결일 것이다.

그리고 원로목사와 담임 목사간의 아름다운 동행을 이루기 위해서는 원로목사의 덕목도 중요하다. 무엇보다도 아름다운 계승을 통해 교회의 성장을 이룰 수 있도록 후임 목사를 인정하고 격려해 주는 넓은 아비의 마음을 가져야 할 것이다. 이건영 목사는 그의 책에서 원로 목사가 후임 목사를 맞이하는 자세가 마치 자상한 시아버지가 젊은 며느리를 맞이하는 열린 마음이어야 한다고 말했다. 필자도 동의하는 바이다. 때론 아비의 넓은 마음을 가지고 인내하며 후임목사의 부족한 면에 대해 못 본 척, 못 들은 척 하는 지혜도 필요할 것이다. 또한 원로목사는 교회에 대한 영향력, 특별히 담임목회와 관련된 직접적인 영향력을 자제하고 은퇴 후 다양한 목회 사역을 미리 미리 지혜롭게 준비해야 할 것이다. 은퇴와 함께 평생 해오던 목회사역을 하루아침에 내려놓는 것은 본인은 물론 교회적으로도 엄청난 손실이기 때문이다.

척박한 환경에서 평생에 걸쳐 목숨을 걸고 일구어놓은 분신과 같은 교회를 사랑하는 후배 목회자에게 물려준 원로목사. 그리고 그 뒤를 이어 차세대 목회의 바통을 물려받은 신임 담임 목사. 이 둘이 함께 손을 잡고 영적 아비와 아들로서 서로 존경하며 사랑하며 아름다운 동행을 이루어 갈 때 한국 교회의 미래는 더욱 밝아질 것이다.

sfgch@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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