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사 전부터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올 부활절연합예배가 최근 잠실 종합운동장에서 교회와 성도의 우려와 달리 비교적 성공적으로 치러졌다. 그러나 지난달 27일 거행된 부활절연합예배는 시작 전부터 예수 부활의 참된 의미를 되새기기 위한 한국교회의 협력과 지원 아래서 축제로 치러지기보다는 힘겨루기나 인물 깎아내리기 등 불협화음으로 인해 앞으로 풀어야 할 많은 과제만을 우리에게 던져준 채 막을 내렸다.

여기에 지난 2002년 상설기구화 된 ‘한국교회 부활절 연합예배위원회’(한부연)는 십자가대행진, 문화공연, 행사협찬 등 일련의 부대행사를 진행해오면서 불투명한 재정구조, 방만한 운영 등이 공론화 되면서 존폐위기에 휩싸였다. 한부연의 존폐위기는 부활절 행사가 코앞으로 다가 온 지난 2월 7일 최성규 목사의 한기총 대표회장 당선 축하모임 자리에서부터 비롯됐다. 이 자리에서 지난해 부활절연합예배 설교를 맡아 행사를 전폭적으로 지원했던 사랑의교회 원로 옥한흠 목사가 한부연의 실체에 대해 거침없는 폭로성 발언으로 그 투명하지 못한 실체가 확연히 알려지면서 한바탕 소동을 겪었다. 그 시기와 방법이 적절하지 못했다는 옥 목사의 발언에 대한 문제제기에 앞서 한국교회는 부화뇌동 해 부랴부랴 교회협(KNCC)과 한기총의 부활절연합예배 공동개최를 대안으로 제시했으나 임시방편적인 이 제안은 결국 우여곡절 끝에 무산되고 말았다. 시기적 촉박성과 불합리한 조직운영, 윤석전 대회장에 대한 막판 흠집내기 등을 우려한 교계 관계자들의 목소리에 조금이라도 귀 기울였으면 이번 부활절연합예배는 큰 탈 없이 축제로 치러질 수 있었기에 더욱 안타까웠던 것은 사실이다.

특히 부활절연합예배를 목전에 두고 터진 윤석전 대회장에 대한 이단 시비 논란은 한국교회를 위해서도 바람직하지 않았거니와 개인자격에 대한 불필요한 트집 잡기는 명분도 약할뿐더러 보기에도 볼썽사나웠다. 사실 올 부활절연합예배의 모든 불협화음 배경에는 대회장 자격문제에서 나왔다는 것은 행사를 주관한 관계자들의 공통된 지적이기도 했다. 대한예수교장로회(예장) 합동이나 고신교단은 이 과정에서 노골적인 불만을 드러내 파행의 단초를 제공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이에 동조한 일부 대교단 이나 대형교회들은 잇따라 부활절연합예배 불참을 선언해 교회연합이라는 명분은 행사가 치러지기 전에 실종됐으며 ‘예수 부활’이라는 부활절의 숭고한 정신도 교단과 교단, 교회와 성도들을 볼모로 한 명분싸움과 이권다툼에 빠져 일을 그르쳤다는 평을 받고 있다. 이유야 어쨌든 지금처럼 투명하지 못하고 방만한 운영으로 문제점이 도출된 상설화 된 한부연은 이제 발전적으로 해체돼야 할 것이다. 그렇다고 우리는 일부 교계언론이나 전문가들이 주장하는 것처럼 돈과 인원동원이 부활절연합예배의 성패를 결정한다는 데도 동의하지 않는다.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 죽음과 부활의 사건은 기독교인의 정체성에 참 의미와 생명을 부여하고 있는 것이다. 따라서 부활절연합예배는 한국교회의 힘과 인원동원을 과시하는 행사가 아닌 한국교회와 성도들이 한자리에 모여 십자가의 고난과 부활생명에 동참하고자 스스로 경건과 절제의 삶을 실천하고 거듭날 때 비로소 의미가 있다는 것을 명심했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