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황과 이단
교황과 이단
  • cwmonitor
  • 승인 2005.04.1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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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지붕 아래 두 가족이 이 땅에 살고있다(?)

전용관 부장

세계 11억 카톨릭 신자들의 지도자로 추앙받았던 교황 요한 바오로 2세의 서거‘선종’ 소식은 연일 지구촌을 들썩이게 했다. 지구촌의 애도를 목격하는 신앙인의 한사람으로서, 교계언론의 종사자로서 이 서거소식을 어떻게 받아 들여야 할지 무척 난감했다. 개신교에서 보면 지금도 “카톨릭은 이단 중의 큰 이단이다”, “타종교다” 등의 가르침을 받고 그렇게 단정해온 터라 더 고심할 수밖에 없었다.

우선 교황 서거소식에 개신교를 대표하는 두기관의 입장을 들어봤다. 한국기독교총연합회(최성규 목사)는 요한 바오로2세는 이시대의 위대한 종교지도자이자 인류평화를 외친 평화주의자였다며 전세계 카톨릭 가족에게 큰 애도를 표한다고 논평했다.
또 KNCC는 카톨릭교회의 수장으로 수많은 사람의 존경을 받던 분의 죽음은 온 세상을 순식간에 숙연케 만들었다면서 깊은 애도와 함께 그를 안식처로 이끌어 가신 하나님을 향한 깊은 신뢰로 고개 숙이며 애도한다고 밝혔다.

역사를 거슬러서 교리상의 문제를 따진다해도 두 교회가 표방하는 교리 자체는 확연하게 다르다. 그렇다고해서 일방적으로 개신교는 카톨릭과 전혀 관계없다고 단정할 수는 없겠다. 교회사를 들춰보면 기독교는 로마의 박해를 받아오는 중 서기 313년 콘스탄티누스 대제 1세의 ‘밀라노 칙령’으로 공인 받으면서 로마카톨릭의 이름으로 급성장하게 되었다고 밝히고 있다. 카톨릭은 ‘하나의 교회’라는 전통을 유지하고 있는 기독교의 본거지임을 증명하고 있는 셈이다. 따라서 기독교의 뿌리라고 말할 수 있는 카톨릭이 개신교의 큰 집 정도로 여긴다해도 틀린 말이 아니다.

현재 카톨릭 본부의 교황청은 막강한 조직력과 재산을 보유한 종교단체로서 그동안 인류사회에 큰 영향을 끼쳤다는 것은 자타가 공인하는 사실이다. 카톨릭의 수장인 교황역시 무소불위의 권력을 행사했던 게 역사적 사실이다. 그러나 그 막강한 힘은 교회사적으로 불미스럽게도 200여년동안의 십자군전쟁, 면죄부 영수증 발급, 종교재판, 유태인 단압 등의 수많은 과오를 남기기도 했다.

요한 바오로2세의 서거에 대해 우리 개신교는 지금 어떤 입장을 취해야 옳을까. 카톨릭 교리사를 보면 교황 요한 바오로2세가 베드로사도직 계승 264대째이다. 1978년부터 26여년동안 카톨릭 교회를 이끌어온 그는 다른 교황과는 달리 교황의 권좌보다는 인간의 존엄을 먼저 생각했고, 세계 평화와 안녕을 위해 몸으로 실천한 휴머니스트였다고 매스컴은 보도했다. 무엇보다 과거의 과오를 인정하며 사과하는 그의 모습에서, 타 종교도 ‘진리의 씨앗’이라고 인정하는 용기의 모습에서 “인간에 대한 경탄, 그것을 일컬어 그리스도교라고 한다”는 말을 좌우명을 삼을 만큼 그는 평화의 사도였다. 매스컴을 지켜보다 문뜩 여러 생각이 스쳐갔다.

개신교와 카톨릭은 과연 기독교공동체내에서 서로가 이단인가, 아니면 교리적으로 함께할 수 없는 타종교인가. 아직도 개신교 교단마다 표현하는 그 용어가 불분명하다. 두 신앙공동체에 대한 명확한 용어정립과 관계정립 또한 아쉬운 부분이다.
“교회나 성당은 똑같다, 우리는 서로 큰집 작은집 일뿐이다, 교리만 다를 뿐 하나님 믿는 것은 다 마찬가지 아니냐?” 우리 일반성도들은 대개 이런 관계쯤으로만 알고 있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한국교회를 대표하는 두 기관의 애도표현은 이단이냐 타종교냐는 말이 무색하게끔 절실함이 묻어있기에 더 그렇게 생각되어진다.

jjk616@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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