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9번의 절(拜), 감사
109번의 절(拜), 감사
  • cwmonitor
  • 승인 2005.05.23 00: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김락현 목사/예장통합/대구평화교회/예수영성훈련원 원장

하 나님께서는 이 세상을 사랑하사 예수님을 보내 주셨으며(요3:16) 오신 예수께서는 우리에게 새 계명을 주노니 ‘서로 사랑하라’ 하셨다. (요13:34) “세상”은 한국 사회만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지구촌 나아가서 우주 전체를 사랑하신 하나님의 사랑이다. 즉 사람들만을 사랑하신 것이 아니라 아버지께서는 사람과 동물과 식물과 광물과 이 우주 만물 만상의 생태계 우주 네트워크를 사랑하고 계신다는 뜻이다. 네 이웃을 네 몸과 같이 사랑하라 하셨다. (마19:19).

이웃이란 기독교인, 불교인, 원불교인, 유교인, 천도교인등 신자나 불신자 모두를 내 몸같이 사랑하란 말씀이다. 이웃을 사랑하는 좋은 방법 혹은 구체적인 행동은 무엇일까? 이웃과 함께 절을 하는 마음으로 살아가는 삶이 이웃을 사랑하는 구체적인 마음이라 생각된다. 절하는 마음의 절이란(큰 절) 참으로 진지하게 나를 수련하는 영성수련의 좋은 한 방법이라 생각한다. 절을 통해 나를 낮추고 남을 공경하며 나의 몸과 마음을 건강하게 하며 나의 생존의 가치와 하나님께서 창조하신 생태계의 모든 생명들, 우주 생명들의 생존의 가치를 큰 마음속에서 같은 가치로 깨닫는 것이다. 비록 이기심을 버리긴 어려울지라도 절을 해야 한다. 우리의 속사람 이 그것을 원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5월11일 오후 7시 대구시 수성구 시지동 천주교 고산 성당에서는 석탄일을 맞이해 천주교와 불교의 화합의 장이 열리고 있었다. 고산성당은 필자가 시무하고 있는 평화교회 이웃에는 있다. 주임 정홍규 신부는 필자가 사랑하는 오랜 친구이다. 대구에서 함께 평화운동을 해오고 있다. 친구 정 신부님의 초청을 받고 ‘생명과 평화를 위한 109배’ 행사에 참여했다.

나의 관심사는 그 날 행사에 김영동씨의 최근작 “생명의 소리” 명상음악 발표 및 절 수련에 있었다. 고산 성당에서는 석탄일을 축하하여 성당 마당에 10여개의 연등을 달았다. 식장에는 신부님과 수녀님 그리고 스님들과 신도들이 100여명이 참여했었다.

필자는 참석하러 가면서 혼자의 생각으로 ‘절을 하는 수련이 있다’라는 말을 생각하면서 염려가 됐다. 개신교의 정서에 맞지 않는(열린 종교의식은 가졌지만 딴 형상에 절을 한다면) 순서로 진행된다면 골란함으로 나는 뒷자리에서 가벼운 마음으로 참여해야 겠다고 생각을 하고 뒷자리에 서있었다. 친구 정 신부님이 중앙으로 나와 함께 서자고 했었다.

나는 머뭇거리다 앞으로 나갔다. 앞에는 섬김과 평화 촛불을 밝히고 (부활 대초에는 십자가가 초 중앙에 새겨져 있고 십자가 상하엔 Α와Ω가 장식된 초였다. 꽃장식 속에 세워져 있었다.) 모두는 섬김과 평화의 촛불을 중심으로 둘러섰으며 상호 마주보고 서있는 가운데 맨 앞자리에 필자가 서고 오른쪽에 정 신부님 왼쪽에는 허 운 스님이 섰었다. 은적사 신도들이 연등을 신부님과 수녀님께 헌등하는 것으로 식이 시작되었다. 정 신부님의 초청 인사말과 필자의 축하 인사와 허 운 스님의 답례 인사말이 있었다. 김영동 선생의 ‘생명의 소리’에 따라 우리 세 사람이 중심이 된 가운데 절을 109배를 했다. 김영동 선생의 안내를 따라 절에 대한 이야기를 잠시 듣고 생명의 소리에 따라 절을 드렸다.

처음 절을 시작할 무렵부터 20-30회 절을 드리는 동안 내가 과연 109배를 할 수 있을까 의아심이 들었다. 몸이 불편했고 다리가 아퍼 왔으며 몸에 열이 나고 땀이 이마에 송알 송알 맺히며 속옷의 등 부분이 젖어오길 시작했었다. 30-40회의 절을 하면서 나의 몸에서 어릴 때부터 해 왔던 절이 내 몸에서 틀이 잡혀 제대로 나오길 시작했으며 자세가 편안해 졌었다. ‘생명의 소리’를 따라 마음 다하여(Mindfulness) 매번 주어지는 안내의 말(창조주, 사람의 소중함, 생명, 우주, 만물, 만상, 생태계 가운데 계시는 하나님)을 깊이 묵상하며, 관상(觀想)을 하며 절을 드렸다. 나를 낳아 길러주신 부모님의 은혜 감사하며 절을 드렸다. 나의 생존의 경이로움에 대하여 절을 드렸다. 자연의 생명을 사랑하며 살아감을 감사하여 절을 드렸다.

생명은 영혼의 불꽃임에 감사하여 절을 드렸다. 하나의 사랑이 우주 전체를 감싸고 있음에 감사하여 절을 드렸다. 필자는 끝으로 삼위일체 하나님의 충만한 은혜에 감사하여 절을 드렸다. 필자가 ‘109번 절(拜)’을 드린 것은 하나님께서 창조하신 우주를 구성하는 109가지 원소로 이루어진 우주와 생명의 경이로움을 공경하고 찬양한다는 뜻이 담겨있었다. 절을 하면서 자신을 낮추고 생명을 공경하는 자세인 절은 예수님의 이웃사랑의 하늘 마음 이며 우리 전통 정신임을 새삼 깊이 느낄 수 있었다. 절을 한 후 기독교 영성수련의 한 방법으로 손색이 없다는 것을 발견하게 되었다. 나의 109배의 절은 예수 그리스도의 진리와 생명이 온 누리에 막힘이 없이 햇빛처럼 실현되는 세계와 우주를 향해 드렸다. 신부-목사-스님의 담을 허문 109배였다.


abbeykim@hanmail.net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서울특별시 종로구 김상옥로 17(연지동) 대호빌딩 신관 201-2호
  • 대표전화 : 02-3673-0123
  • 팩스 : 02-3673-0125
  • 청소년보호책임자 : 임종권
  • 명칭 : 크리스챤월드리뷰
  • 제호 : 크리스챤월드리뷰
  • 등록번호 : 서울 아 04832
  • 등록일 : 2017-11-11
  • 발행일 : 2017-05-01
  • 발행인 : 임종권
  • 편집인 : 임종권
  • 크리스챤월드리뷰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크리스챤월드리뷰. All rights reserved. mail to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