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기도문 ‘아버지’ 호칭 논란 유감
주기도문 ‘아버지’ 호칭 논란 유감
  • cwmonitor
  • 승인 2005.05.23 00: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최근 기독 여성단체들이 지난해 12월 3일 발표된 주기도문 새 번역과 관련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KNCC)와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에 주기도문에서 ‘아버지’라는 호칭을 빼자고 제안해 논란이 일고 있다.

KNCC와 한기총은 지난해 12월 3일 주기도문 가운데 ‘아버지께 영원히 있사옵나이다’를 ‘영원히 아버지의 것입니다’로 고치는 등 현대어법에 맞게 수정한 새로운 번역안을 내놓은 바 있다. KNCC 여성위원회(위원장 한국염 목사)는 새 번역안의 2-4행에 세 차례 등장하는 ‘아버지’라는 표현 부분을 문제 삼고 있다. 현 주기도문은 원문에 2인칭 대명사로 돼 있는 이 표현을 불필요한 중복이라 보고 모두 생략했지만 새 번역안은 이를 모두 아버지로 번역했다.

현재 장로교를 비롯해 한국교회 주요 교단별 총회 인준 과정만 남겨놓고 있는 ‘새 주기도 번역안’에 대해 기독 여성단체들이 전면 재검토를 주장하고 나섰다. 새 번역안을 놓고 한국교회와 성도들은 신학적 입장 등을 나름대로 제시하고 있는 가운데 찬반양론으로 나뉘어 다양한 의견들을 쏟아내면서 자중지란의 소용돌이로 빠져들고 있다. KNCC 여성위원회는 지난 10일 KNCC 주기도문·사도신경 연구특별위원회와 좌담회를 갖고 KNCC와 한기총의 주기도문 새 번역안에 대한 입장을 전달했다. KNCC 여성위는 “KNCC와 한기총이 공동 진행 중인 주기도문 새 번역 작업은 시의적절한 일이다”면서도 “주기도문 새 번역안의 하나님 상은 가부장 이미지인 ‘아버지’를 문자적으로만 번역함으로써 하나님 존재의 무한성을 제한했다”고 주장했다. 여성위는 나아가 “양성 평등 시대를 지향하는 현대사회의 흐름에 비춰볼 때 ‘아버지’라는 표현은 시대 문화적 흐름을 전혀 반영하지 않고 있다”면서 “‘아버지’라는 칭호 문제는 빠른 시일 내 재고돼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에 대해 연구특위 위원장 이종윤 목사는 “여성위측에서는 ‘아버지’라는 번역이 가부장적 발상이 아니라는 사실을 각주로 명확히 하고 번역위원 명단에 여성을 2-3명 추가해야 한다는 의견을 제시했다”며 “번역위원을 추가하거나 각주로 설명하는 방안은 검토할 수 있지만 ‘아버지’ 번역을 재고하는 것은 어렵다”는 입장을 전달했다고 한다. 우리는 새 번역안 주기도문의 아버지 호칭 논란과 관련, 먼저 KNCC 여성위가 오히려 보편적이고 무한하신 하나님의 상을 가부장적 이미지인 ‘아버지’로 문자적으로만 해석하고 있다고 보며 나아가 이 문제를 양성평등의 시각으로 접근하고 있다는데 우려를 금할 수 없다.

주기도문은 예수 그리스도가 우리에게 직접 가르쳐 주신 생활상의 기도이다. 물론 우리는 오역된 소위 주기도문을 예수의 가르침대로 올바로 전달하기 위해서 잘못된 번역을 잘못잡기 위한 일은 절대적으로 필요하다는데 동의한다. 그러나 성경이 우리 인류에게 주는 보편적 가치와 진리, 메시지를 무시한 채 시대상을 반영한 문자 고치기는 더 이상 시도돼서는 안 될 것이다. 따라서 우리는 모든 기도의 표본이 되는 주기도문의 새번역 작업이 여론에 이끌려 고쳐지기보다는 철저한 신학적 검증에 따라 진행되길 당부한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서울특별시 종로구 김상옥로 17(연지동) 대호빌딩 신관 201-2호
  • 대표전화 : 02-3673-0123
  • 팩스 : 02-3673-0125
  • 청소년보호책임자 : 임종권
  • 명칭 : 크리스챤월드리뷰
  • 제호 : 크리스챤월드리뷰
  • 등록번호 : 서울 아 04832
  • 등록일 : 2017-11-11
  • 발행일 : 2017-05-01
  • 발행인 : 임종권
  • 편집인 : 임종권
  • 크리스챤월드리뷰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크리스챤월드리뷰. All rights reserved. mail to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