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한편의 쇼를 본다
또 한편의 쇼를 본다
  • cwmonitor
  • 승인 2005.05.3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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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된말로 이런 얘기가 있다. 예수 믿고 천당가려면 실컷 놀대로 놀고 죄 질대로 짓고 살다가 다 죽어갈 때 회개하고 예수 영접하면 천당 간다. 뭐 하러 젊어서 예수 믿고 죄인처럼 살아가냐고?.
요즘 한국교회에 신선한 바람이 불고 있다. 유명 원로목사들의 눈물고백이 한국교회를 정화하고 있다. 더욱이 회개의 무릎이 감동을 주는 것은 한국교회를 이끌어온 지도자들이 스스로 솔선수범해서 나선 까닭에서다. “모든 게 내 탓이고 내 잘못에서 비롯됐다”는 죄책고백은 그래서 한국교회의 변화를 알리는 신호탄으로 손색없어 보였다.
말로만 사랑을 외치면서 실천하지 못한 부끄럼의 고백에서 싸구려 은혜를 갈구하며 정욕대로 살았던 고백에 이르기까지 눈물로 호소하는 원로목사들의 참회기도를 보면서 숙연하기까지 했다. 이 회개기도가 값지게 와 닿는 것은 그동안 차마 보여주지 못한 치부를 처음 드러내보였기 때문일 것이다.

이런 점에서 한국교회는 분명 희망이 있다. 원로 목사들의 회개운동이 전국교회의 전체 목회자에게 그대로 확산돼 나가면 한국교회의 눈부신 발전과 성장은 자명한 일이다. 이러한 회개운동이 계속 확산해 나가길 바라는 심정으로 아쉬운 점을 지적하고자 한다.

먼저 회개기도가 단순히 입으로만 통곡할 게 아니라 구체적인 행동으로 실천을 보여주는 자세를 가져 달라는 것이다. 마치 기자가 카메라를 들이대면 옷맵시를 가다듬고 근엄한 자세를 취하는 듯한 행동보다는 있는 그대로의 모습에서 회개의 변화상을 보여 달라는 뜻이다. 지금 우리교회 지도자원로들이 젊어서 힘 있을 때, 한국교회를 흔들만큼 떵떵거리고 있을 때, 자기들 고백대로 교회를 타락하게 하고 온갖 인간적 욕심 다부리며 목회자로서 할 짓 못할 짓 다하고 살아오면서 회개는커녕 더 세속적인 욕심을 다 못 채워서 안달하더니, 이제 목회 일선에서 물러나고 다 늙어서 하나님 부르심을 기다리는 중에 지옥걱정 때문에 이제야 회개하고 용서 받아서 천당 가겠다고? 비쳐 진다는 것이다. 이런 것이 진짜 웃기는 생쇼(?) 아닌가?

지금 우리는 원로들의 그 부끄러운 모습을 또 다시 보고 있다. 지도자급인 그들이 젊었을 때 자신들이 무엇을 잘못했는지 모를리없다. 알면서 기득권과 교권과 세속적 물욕을 누리고 싶어 외면했던 것이다. 그리고 이제야 회개한다니 정말 생쇼(?)다. 이것이 바로 젊어서 예수 믿지 않고 실컷 죄짓고 살다가 늙어 죽을 쯤에 회개하고 죄 사함 받으면 된다는 것을 지금 그들이 우리에게 가르치고 있는 것이다. 그것도 몸소 온갖 생쇼를 다 보여주면서 "실속 예수" 믿기 방법을 가르쳐 주고 있다.

생쇼의 내막이 또 있다. 회개했으니 과거를 묻지 말라는 것이다. 그동안 교인헌금을 모아둔 재산 눈감아주고, 내 아들에게 교회를 물려 준 것도 눈감아 주고, 간음과 욕심을 모른 채 해달라는 것이다. 그저 회개했으니 더 이상 과거를 묻지 말고 조용히 있어주었으면 좋겠다는 간청을 하고 있다. 얼마나 뻔뻔한 모습인가.

또 회개기도운동이 하필이면 교회시무에서 물러나있거나 곧 물러날 인사에게만 적용시켜 펼쳤냐는 것이다. 과거의 잘못된 회개기도가 마치 일선에서 물러나 활동영역이 없을 때나 하는 것처럼 비쳐질 수 있는 오해를 낳았다.
회개기도운동이 한국교회의 현재를 진단하는 시금석이 될 수는 없는 것인가. 반목과 대립으로 한교회가 둘로 나눠지고, 세상법정에서 투쟁을 벌이는 등 이루 말할 수 없는 일들이 지금 한국교회 내에서 비일비재하다. 과연 통곡과 자성하자는 진정한 회개기도운동이 이러한 문제를 처방할 수는 없는 것일까.

“젊은 후배 목회자들이여! 젊어서 값싼 은혜를 강조해서라도 축복만 많이 받으면 된다. 나이 들어 하나님의 부르심이 다가오면 그때 ‘제가 잘못했습니다’라고 기도해도 늦지 않는다.”
마치 지금 우리는 힘주고 살아온 원로들의 생쇼(?)를 감상하고 있는 듯하다.

jjk616@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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