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국민 생활훈련이 급선무
통일국민 생활훈련이 급선무
  • cwmonitor
  • 승인 2001.04.2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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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대 용 주교 / 대한성공회 부산교구장


물론 한반도통일이 내일로 다가왔다고 믿는 사람은 없습니다.
더구나 아직까지 “구태여 통일돼서 뭘 하느냐”고 통일회의론을 펴는 사람도 많습니다.

그러나 이 민족이 언어가 하나요, 서로 피를 나눈 민족인 한, 반드시 통일은 이루어질 것입니다.
통일의 방법론에 있어서는 각자가 가진 이념과 역사관에 따라서 다른 말을 할 것입니다.

‘통일의 노래’에서 부르는 대로 “꿈에도 소원은 통일”이라고 할만큼 간절한 염원과 신념의 차원에서 통일을 추구하는 사람은 별로 많아 보이지 않습니다.
그러나 역사의 추세가 통일로 가고 있고 또 통일로 가야한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은데, 필자는 부족하나마 그 사람들 가운데 속해 있다고 자부합니다.

그런데 통일의 문제는 통일 자체에 있다기보다는 통일을 대비한 국민들의 마음가짐과, 통일된 국민으로서의 생활훈련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바로 이것이 통일의 실현에 있어서 가장 힘든 문제라고 보입니다.

일전에 북한을 방문한 가수 김연자씨가 김정일국방위원장을 만난 자리에서 “관광객을 불러들여 외화를 벌면 어떠냐”고 묻는 질문에 김 위원장이 말하기를, “필요 없다. 그렇게 하면 병이 이 나라 안으로 들어온다”고 말했다고 합니다.
무슨 병을 말하는 것일까요?
물론, 이념상으로 주체사상으로 철저히 무장된 북한 사람들이, 관광객들과 접촉하면서 사상적인 병이 들 위험성이 있다는 의미임을 넉넉히 짐작할 수 있습니다.

이미 금강산관광프로젝트의 경험을 통하여 그들이 얼마나 이 문제를 심각하게 염려하는지 우리는 이미 보아왔습니다.
이념의 병을 문제삼는다면, 사실상 그것은 남북이 모두 염려할 일입니다.

아무리 6·25 민족상잔을 겪었다 하더라도, 지금 남쪽은 이념 면에 있어서 상당히 나이브한 상태에 있고 보아야 합니다.
그러므로 김위원장이 염려하는 문제는 양측의 문제라고 보고, 언젠가는 극복되어야 할, 또 극복할 수 있는 문제라고 봅니다.

그러나 더 큰 문제는 통일된 나라의 국민이 되는 생활훈련이 급선무라고 생각합니다.
그것은 유무상통하는 일입니다.

가진 사람이 못 가진 사람과 더불어 형제애를 가지고 유무상통하며 살아나가는 훈련 없이 통일을 하겠다는 것은 지금 우리들 사이에 벌어진 무한경쟁의 아귀다툼과, 못 가진 사람에 대한 학대와 자본주의적 약육강식의 범위를 북으로까지 확대하는 결과를 초래하는 것 이상의 아무 것도 아닙니다.
그러므로 민족통일과 민족복음화를 염원하는 우리 한국교회는 다른 일보다 먼저 가난한 사람과 더불어 유무상통하며 사는 훈련, 다른 신념을 가진 사람과 더불어 소통하고 사는 훈련을 스스로에게 펼쳐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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