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니·어·그·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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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cwmonitor
  • 승인 2005.11.0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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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고양이와 개는 사이가 좋지 않을까?

이병창 목사
시인/진달래교회

필자는 ‘불’이라는 이름의 애완용 개를 기르고 있다. 요즘은 포기했지만 불은 한동안 함께 살고 있는 고양이와 친하기 위해 무진 애를 쓴 적이 있다. 그러나 고양이는 불이 접근하면 할수록 더욱 거리를 두고 멀어지기만 했다.

왜 이런 일이 벌어지는 것일까? 개는 주인이나 호감을 보이려는 대상에게 접근 할 때 꼬리를 세우고 흔들면서 다가간다. 이에 반해서 고양이는 공격하려는 상대에게 꼬리를 세우기 때문이다.

유감스럽게도 고양이와 개 사이의 문제는 인간 세계에서도 거의 유사하게 일어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한마디로 관계의 문제를 접근하고 풀어가는 방식에 있어서는 인간이 동물 수준에서 벗어나 있지 않다는 사실이다.

최근 우리 사회는 이혼이라는 문제를 크게 안고 있다. 이혼이란 결혼관이나 인간관계 방식이 달라서 생기는 문제이기는 하지만 성격차이로 인한 갈등이 1순위를 차지하고 있다.

필자가 볼 때 갈등을 겪는 부부들, 특히 이혼을 생각하는 부부들의 한결 같은 특징은 고양이와 개처럼 각자의 눈과 방식으로 상대를 보는 집착을 고집하고 있다는 점이다.

왜곡된 원칙과 잣대로 상대를 재고 있는 한 갈등을 해소할 답은 찾아 낼 수 없을 것이다. 그들은 끊임없이 상처를 주고받으면서 ‘어떻게 인간이 저럴 수가 있지?, 도대체 이해할 수가 없어…, 왜 내 맘을 몰라주는 거지?’하는 타령을 반복하면서 살아가고 있다.

성서는 어린양의 혼인잔치라는 비유를 통해 역사의 오메가 포인트를 말씀하고 있다. 성서는 결혼의 축복을 가장 중요하게 다루고 있다. 하지만 우리 시대의 결혼은 인간과 인간의 결혼이 아니라 조건과 조건의 결혼이 주류를 이루다 보니 집단적 위기를 불러들이게 됐다. 내가 원하지 않는 방식으로 조건과 상황이 변하게 되었을 때 사람들은 너무나 쉽게 이혼을 생각하는 시대가 된 것이다.

음양으로 보면 남녀는 상극의 관계이다. 음과 양은 제로 점에서 만나야 한다. 그러나 이 소모적인 힘겨루기를 하느라고 얼마나 많은 부부들이 고통스럽게 살아가고 있는가.

자기 자신을 알아가는 것이 지혜라면 나라는 존재 밖의 현상세계를 알아가는 것은 지식이라고 말할 수 있다. 에니어그램은 바로 이 지혜에 초점이 있다. 이 지혜를 조금만 터득해도 나와 똑같은 사람은 없으며 각자의 생각, 성격, 재능, 가치관, 문화의 차이가 나와 다를 뿐 틀린 것은 없다는 사실을 알게 될 것이다. 또한 개와 고양이, 소와 사자가 다르듯이 각자의 인간이 어떻게 자기를 표현하는 코드가 다른가를 이해하게 될 것이다.

인류의 영적 선배들은 바로 이 자기를 아는 지혜에 대하여 지대한 관심을 쏟아 왔고 자아탐구를 위한 인간 존재의 좀 더 깊고 높은 분야에 대해서 많은 성과를 이루어 왔다. 에니어그램도 그 성과물 중의 하나라고 보면 될 것이다.

에니어그램은 나의 성격(집착과 강박)이 어떻게 나의 성장을 가로막는 장애물이 되어 왔는지, 나의 성장과정이 어떤 길을 따르고 있었는지를, 그리고 진정한 자기완성을 어떻게 찾을 수 있는가를 명확하게 제시함으로서 성격이라는 장애물을 징검돌로 사용하여 영적 완성을 향해 앞으로 나아갈 수 있게 하는 인류의 고귀한 유산이다.

에니어그램을 서양에 전한 구르지예프는 신은 인간에게 지하3층과 지상4층의 칠층집을 주었다고 말했다. 지하3층이란 육적 본성인 머리, 가슴, 배를 의미한다. 인류는 지하실에서 태어나서 지하실에서 죽어가고 있다. 이번 에니어그램 연재가 자신의 집착을 파악하고 극복하여 지하실의 삶을 청산하는 계기가 되기를 기원한다.

moamm@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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