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의인가, 사과요구인가
항의인가, 사과요구인가
  • cwmonitor
  • 승인 2005.11.1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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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단성 없다’는 노회의 결정에 따라 노회가입에 고무되었던 교회가 얼마 후 ‘그 교회는 여전히 이단이다’는 총회의 결정에 의해 노회가입이 번복되는 촌극이 발생했다.
얼마 전의 일이다. 한 교회 영입을 놓고 벌였던 총회와 노회간의 줄다리기는 종국에는 총회의 승리로 결론났다. 축제분위기가 채 식기도 전에 그 교회는 중간지점에서 된서리를 맞은 셈이다. 누가 이 상처를 책임질 것인가. 그래도 총회결정에 떳떳하게 승복하겠다며 그 교회는 노회가입을 전면 취소했다. 이단의 굴레라는 멍에에서 벗어나는 데에 별반 신경 쓰지 않는 듯 총회결정을 존중한 것이다. 총회결정이 대화나 토론, 나아가 신학적 검토 등을 거치지 않고 반민주적인 절차에 의해 이뤄졌다는 걸 알면서도 아무런 이의를 제기치 않았다. 예장합동총회, 총회산하 서북노회, 평강제일교회의 삼각구도는 그렇게 총회의 결정에 따라 한편의 해프닝으로 끝을 맺었다.

그러나 이번에는 교회지도자가 아닌 평신도들이 들고 일어났다. 평강제일교회 성도 6만5천명을 대표하는 평신도 대표단 20명은 지난 3일 총신대 신대원을 공식 방문하여 항의 시위를 벌인 것. 이들의 주장은 평강제일교회가 총회에 가입되어 이단의 딱지를 떼느냐가 중요한 게 아니라 합동총회가 하나님을 섬기는 교단의 행위로는 도저히 용납할 수 없는 행위를 했다는 것이다.
한 교회나 목회자의 사상에 대한 이단성 검토는 총회의 고유 권한임을 존중하지만, 일부 세력들이 목적달성을 위해 근거없는 허위사실을 유포하고 대중을 선동하여 40여년간 영적지도자로 헌신해온 원로목사(박윤식)에게 가한 모욕적인 비방에 대해 결코 묵과할 수 없다는 것이다.

총회의 결정을 겸허히 받아들이겠다는 교회의 입장과 달리 교회구성원인 평신도들은 잘못 알려진 사실을 바로 잡고 알릴 의무가 있다는 듯 성토하고 나선 것이다.
평신도대표단이 주장하는 안건은 두 가지다. 첫째는 지난 5월 채플시간에 “평강제일교회는 피가름 교리를 비밀리에 가르치는 이단중의 이단이다”라는 허위사실을 유포한 박용규 교수는 진실을 고백하고 한국교회 앞에 공개 사과하라는 것, 박용규 교수 건에 대해서는 이미 검찰에서 혐의가 인정되어 200만원의 벌금형이 부과된 상태다.

또 하나는 지난 9월 합동총회기간 중 대전 중앙교회에서 가진 집회에서 총신대원우회가 박윤식 원로목사를 비방하고 모욕하는 현수막을 제작하 등 이를 이용하여 총대들 앞에서 시위했던 행위에 대해서 공개사과를 할 것을 촉구한 것이다. ‘가문의 위기’라는 영화포스터를 패러디하여 ‘사악한 이단’이니 ‘교주 박윤식’이니 하는 인격모독성 문구를 표기하고, 심지어 박 목사의 사진까지 게재하여 명예를 훼손한 행위는 치밀하게 준비한 범죄행위나 다름없다며 들고 일어선 것. 당사자들은 과연 사과요구를 받아들일까. 그것도 공개 사과로, 한국교회 앞에 잘못된 일이라고 시인할 것인가. 말이 사과지 이 문제는 쉽게 받아들일 사안이 아닌 것 같다. 사과는 곧 총회의 결정사항에 타격을 줄 것이 분명하기 때문이다. 그렇잖아도 이단규정이 특정세력에 의해 일방적 밀어붙이기식이라고 성토하고 있는 판국에 이 일은 자칫 한 순간에 총회의 이미지를 크게 훼손하고 손가락질 받을 사건으로 비화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평신도 대표단이 촉구하는 공개사과는 어쩌면 단순사과 차원이 아니라 항의에 가깝다. 총회의 결정이 잘못됐으니 바로 잡으라는 반대의 뜻을 펼치는 거나 다름없겠다.
잘못된 점이 있다면 바르게 고치겠다고 용서를 구해도 전혀 받아들이지 않더니, 잘못됐으니 사과를 하면 용서로 받아들이겠다고 요구해도 꿈쩍하지 않는 그 심보를 과연 평신도들은 어떻게 받아들일까.

jjk616@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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