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교회의 지도력과 포용력
한국교회의 지도력과 포용력
  • cwmonitor
  • 승인 2005.11.1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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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완 목사/한국기독교장로회 전 총회장/성은교회

신학교 다닐 때의 이야기이다. 서양교회사 시간에 교수님께서 들려준 내용이다. 종교개혁 시대에 어떤 사람이 지나가다가 양의 울음소리를 들었다. 그는 말하기를 양이 찬송가를 부른다고 말했다가 신성 모독 죄로 처형됐다는 것이었다. 나는 그 강의를 듣고 속으로 놀랐다. 그런다고 처형까지 한 것은 너무 지나치지 않는가?

우리 인간이 사물의 선악을 판단할 때 어느 시각으로 보느냐에 따라 그 해석이 여러 가지로 나올 수 있다. 복음 안에는 여러 가지의 시각과 견해를 포괄하고 있기 때문에 그 시대와 상황에서 사람을 살리는 쪽으로 적절하게 해석해야 할 것이다.
현장에서 간음한 여인을 사람들이 붙들어 와서 모세의 율법으로 예수님의 사랑을 시험했다. 예수님은 “너희 중에 죄 없는 자가 먼저 돌로 치라”고 말씀하셨다. 그러나 죄 없는자가 없었으므로 하나둘씩 사람들이 다 사라지고 말았다. 죄없는 사람이 어디 있겠는가?
예수님은 여인도 살리고 모세의 율법도 지키고 예수님의 사랑도 실천하는 결과를 가져왔다. 예수님은 모세의 율법을 강조함으로 인기에 영합하거나 자신의 정통성을 과시하지도 않았다. 참으로 놀라운 것은 생명의 살림과 복음적 사랑의 실천이었다고 생각된다.

성경에는 제사장의 제사주의(예배), 선지자와 예언자의 예언정신(정의) 오순절의 성령역사(성령운동) 십계명을 비롯한 율법(율법주의) 민중신학(해방과 인권) 등 다양한 요소를 포괄하고 있기 때문에 포괄하고 있기 때문에 시대와 목회의 현장에서 적절한 강조점을 찾아야 할 것이며 어느 한가지만 옳다고 고집할 수는 없을 것이다. 최근에 서기총이라는 기독교 단체가 조직된다는 뉴스가 메스컴에 보도되자 각계에서 조심스러운 반응이 나타나고 있다.
그러한 조직과 운동을 기대 했었는데 잘 됐다는 반응과 지금 이 시점에서 이미 다른 단체들이 활동하고 있는데 왜 또 그러한 조직이 나와야 하느냐? 못하게 해야 한다는 반응도 있다. 그러한 조직과 활동이 나와야 한다면 왜 나와야 되며, 나오지 말아야 된다면 왜 나오지 말아야 되느냐. 하는 목적과 이유가 있어야 할 것이다. 하나님의 선교는 분야가 넓고 개인이 할 수 있는 일과 조직이 할 수 있는 선교 분야가 다르다. 또 그 조직이 가지는 정체성과 선교분야가 따로 있을 것이다. 자기의 생각과 신앙 노선이 다르다고 해 상대방을 정죄 또는 편하 하거나 적으로 규정하면 안될 것이다.

얼마전에 선배님으로부터 이런 말씀을 들었다.
과거에 박태선 장로를 기성교회 지도자들이 긍정해주고 잘 지도해 줬으면 훌륭한 지도자가 될 수도 있었을 텐데 이단으로 정죄만 해 한국교회나 본인이나 좋지 않은 결과를 초래한 것이 아닌가 하는 아쉬움을 토로했다.
이 말은 박태선 장로에서 초점을 맞춘 것이 아니라 한국교계의 지도층에 대한 포용력과 지도력에 대한 아쉬움을 들어내는 말이다.

나는 우리 교단의 어느 목사님에 대한 에피소드를 들은 일이 있다. 고등학교에 다니는 목사님의 아들이 아버지 목사에 대해서 반항하고 담배를 피고 신앙생활을 제대로 하지 않는 것이었다. 대화도 되지 않았다. 아버지는 고민고민하다가 아들이 좋아하는 담배 한보루를 사서 아들에게 선물했다. 아들은 아버지에 대해 마음을 열기 시작했고 신앙생활로 돌아오기 시작했다. 그후 아들은 학교를 졸업하고 누구보다도 효도하는 아들이 됐다는 것이다. 나는 그 이야기를 듣고 놀랐다. 나로서는 상상도 할 수 없는 포용력과 지도력을 발휘한 것이라고 생각해 봤다.

우리 한국교계는 크게 양본돼 보수적인 한기총과 진보적이고 개혁적인 한교협(KNCC)가 있다. 모두 교단에서 파송한 제도적 조직이다.
기타 부흥운동이나 선교단체 등 헤아릴 수 없는 선교단체들이 임의적으로 또는 자생적으로 일어나 활동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큰 지붕을 만들어 한국 기독교의 보혁을 포괄하고 보수와 진보를 조화시키며 한국의 정통성과 조국통일을 조화시키며 사회의 손발이 돼 섬기겠다는 뜻을 목적으로 서기총이 임의 단체로 출발하려고 하면 한기총이나 한교협을 존중해 협력하겠다는데 왜 그들을 정죄해야 하는가? 내가 하면 로맨스이고 남이 하면 불륜이란 말이 있다. 그래서는 안될 것이다.
소외된 사람들 선교의 마당이 없는 사람들, 그렇지 않다 하더라도 더 뛰고 싶은 사람들, 그들도 하나님의 나라를 건설하기 위해서 벽돌 한 장이라도 놓을수 있도록 지켜봐주고 격려해줄 포용력과 지도력이 아쉽다.

kbw3927@yaho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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