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업이 위기에 직면해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농민들에게 설상가상으로 충청·호남지역에 큰 눈이 내려 농작물 비닐하우스와 축사 등 제반 생산시설이 붕괴되는 일이 속출하고 있습니다. 호남지역에만 그 피해액이 3000억 원이 넘는다고 합니다. 지금 우리 농촌은 망연자실 좌절을 넘어 절망하고 있습니다. 먹거리를 값 싸게 수입할 수는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건강과 생명을 수입할 수는 없습니다. 사람은 자기가 살고 있는 기후와 토양에서 생산한 농산물을 먹는 것이 가장 건강에 좋습니다. 옛 부터 농자 천하지대본이라고 일컬어져 왔습니다. 농업은 모든 산업의 근본입니다. 우리는 식량주권을 수호한다는 차원에서 무너져 가는 농촌을 일으켜 세워야 하겠습니다.
기장교회를 비롯한 한국교회는 절망하는 농민들에게 희망을 줘야합니다. 저는 우리 기장인들에게, 그리고 정부와 농민들에게 다음과 같은 부탁을 드립니다.
첫째, 우리나라의 식량주권을 사수하려다 공권력에 의해서 희생된 고 전용철, 홍덕표씨의 명복을 빌며, 유가족들에게 따뜻한 위로의 마음을 보냅시다. 그리고 다시는 이러한 일들이 재발되지 않도록 정부 당국에 책임적인 조치를 요구합시다. 아울러 홍콩법정에서 재판을 받고 있는 11명의 농민대표들의 무사 귀환을 위해서 기도합시다.
둘째, 우리 정부는 공산품의 수출을 위해 농산품의 수입개방이 피할 수 없는 현실이라면, 그에 걸맞는 농민들에 대한 배상과 선진 농업화를 위한 아낌없는 투자가 이루어지도록 해야 할 것 입니다. 그리고 폭설로 인해 곤경에 처한 피해지역을 특별 재난 지역으로 선포하고, 복구에 필요한 가능한 모든 지원을 다 해 주기를 바랍니다.
셋째, 이 땅의 농민 여러분! 지금의 아픈 현실로 인해 무너지지 마시기 바랍니다. 이 아픔을 위해 기도하며 함께 아파하는 교회가 있음을 기억하고 더욱 힘을 내서 민족의 생명줄인 농업을 지키는 일에 힘차게 나서 주시기 바랍니다. 이 위기를 지혜롭게 헤쳐나감으로써 점증되는 국제 경쟁력의 파고를 넘어 진정한 민족농업의 길을 모색해 나가야 할 것입니다. 또한 이 일을 위해 정부는 모든 노력을 아끼지 말아야 할 것입니다.
넷째, 우리 교단의 도시교회는 형편에 따라 1개 이상의 농촌교회와 자매결연을 맺어 농촌교회의 자립을 도울 뿐만 아니라, 그 지역 농민들과의 농산물 직거래 등 도움을 줄 수 있는 길을 찾아 주시기 바랍니다. 그리고 폭설로 재난을 당한 교회와 농민들을 돕기 위한 범 교단적인 헌금을 하겠습니다. 정성껏 참여하시기 바랍니다.
본 내용은 구랍 26일 한국기독교장로회(기장) 총회장 박원근 목사 명의로 발표된 목회서신으로, 기장교단은 전국의 교회와 교인들이 농촌교회와 농민들을 위해 함께 기도할 것을 권면한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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