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관점에서 성서는 우리에게 완벽하고 잘못이 전혀 없는 인간상을 제시하지 않고, 큰 잘못을 저질러 무거운 짐을 지고 가면서도 자신의 깊은 내면에서부터 하나님의 구원을 찾는 사람을 제시하고 있다.
믿음의 조상이라 하는 아브라함은 이집트에 내려갔을 때 자신의 목숨을 부지하기 위하여 자신의 아내를 여동생으로 소개했다. 이스라엘 백성을 이집트에서 해방시켰던 모세는 홧김에 사람을 때려죽인 살인자였다.
그는 불붙는 떨기나무 안에서 말을 건네는 하나님 앞에서 먼저 그의 죄와 무능함을 헤아려야만했다. 이스라엘의 대표적인 왕 다윗도 불완전하기는 마찬가지였다. 구약성서에 등장하는 유대한 인물들은 먼저 자신의 죄와 무능으로 절망에 심연까지 내려갔었던 사람들임을 우리는 기억해야 할 것이다. 신약성서에서도 예수의 수제자인 베드로 역시 수많은 약점들을 우리에게 보여주고 있다.
그는 예수에게 사탄이라는 질책을 받았었고 또한 예수를 부인했었다. 위대한 인물 바울 역시 초대교회의 큰 인물이었던 스테반을 죽이는 일에 앞장섰고 교회를 핍박했던 인물이었다. 우리는 하나님을 통해서 더 강해지고 남에게 군림할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윤리적으로 더 완벽한 사람이 되고자 한다. 그러나 하나님의 힘은 우리의 힘이 약해질수록 오히려 더 강하게 작용함을 성서의 인물들은 우리에게 보여주고 있다. “나는 약할 때 오히려 강하기 때문입니다.”(고후 12장 10절)
내 자신의 힘으로 자신의 무능과 약함을 벗어나서 하나님께 도달해보려고 하는 유혹이 각 사람의 성격을 통해서 들어나고 있다. 인간은 하나님에게 온전히 자신을 맡겨 은총으로 올바르게 나 자신을 지탱해 나갈 수 있음을 깨달을 때까지 엄청난 고통의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다. 이른바 완벽주의자 또는 개혁가로 말해지는 에니어그램의 1번 유형을 언급하기로 하자.
제1유형은 원리 원칙주의자들이다. 이들은 바르고 명예로운 방식을 신봉하고 아무리 많은 시간과 노력이 들더라도 일을 완벽하게 처리하기를 원한다. 그리고 자신뿐만 아니라 다른 사람들에게도 그렇게 할 것을 강요한다. 이들은 양심적이고 품행이 바르고 시간을 잘 지키고 일을 열심히 한다. 또한 세부 지향적이고 꼼꼼하고 규칙을 준수한다. 이들은 주변을 둘러보고 올바로 되어 있지 않은 것은 모두 들추어낸다. 무능력, 책임감의 결여, 무질서, 자기연민, 위선, 무례함, 틀린 문법과 철자 그리고 무엇보다도 가치 의식의 부족과 같은 것들을 그냥 넘기지 못한다. 그들은 교과서 같은 사람들이고 자신의 완벽한 비전을 형성하기 위해 자신의 높은 권위와 일치하는 공식적인 기준을 받아들여 자신의 것으로 만들어 버린다. 이런 기준에는 윤리강령, 회사의 경영방침, 집무상의 의무, 부모님 말씀 또는 성서 등이 있다.
대부분의 1유형들은 나무만 보고 숲을 보지 못한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이들은 업무를 완수하는 것보다도 올바른 것에 더 신경을 쓰기 때문에 완벽한 결과를 낼 것 같지 않은 업무는 아예 피하고 신속하게 처리해야 할 일도 완벽하게 하려고 시간을 들이는 경향이 있다. 그들은 자기 자신의 분노를 자기 자신에 대한 비판과 심문에 쏟아 붇는다.
이러한 특성은 타인에게 공격적 비판으로 표현되기도 하는데 그들은 실수를 철저히 피하고자 하는 데서 오는 강박에 시달리고 지나치게 책임감이 강한데서 오는 스트레스에 시달린다. 이러한 유형을 성서에서 찾아본다면 구약성서에 등장하는 요나를 들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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