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난 군중
성난 군중
  • cwmonitor
  • 승인 2006.02.0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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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지구촌은 종교적 신념이 다르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분노의 불길로 휩싸여 있다. 전 세계 무슬림들의 격분은 누를 길이 없을 정도로 고조되어 있다.

누가 이들을 성나게 했는가. 외신들은 연일 소식을 전한다. 지난 4일 시리아의 수도 다마스쿠스에서는 시리아인 수천 명이 덴마크 대사관과 노르웨이 대사관에 불을 질렀다.

5일에는 레바논의 베이루트에서 성난 군중들이 시의 기독교인 구역내 덴마크 영사관이 입주한 건물에 불을 질렀다. 이슬람교의 예언자 마호메트 풍자 만화에 대한 이슬람권의 분노가 중동지역 유럽국가 대사관들에 대한 방화 등으로 더욱 격화되고 있다는 내용 등이다.

이번 사태는 작년 9월 이슬람 예언자 마호메트를 풍자한 만화가 덴마크 신문에 처음 게재되면서 촉발되었다. 풍자만화 게재에 대한 각 나라의 입장도 분명하게 나뉘어 있다. 유럽대륙 프랑스 독일 등은 “종교도 비판 및 조소의 대상이 될 수 있다”며 고수의 태도를 보였고, 미국 영국 등은 “불필요한 자극으로 분쟁을 유발할 가능성이 있다”라며 신중론을 폈다. 또한 바티칸 교황청은 “사상과 표현의 자유라고 해서 종교적 믿음을 손상시킬 권리까지 수반하는 것은 아니다”며 종교적 신념에 대한 존중의 입장을 표명했다.

교황청과 이슬람 종교지도자들이 성명을 발표하는 등 수습에 나서고 있지만, 이번 사태로 더욱 벌어진 두 문명간의 심리적 간극은 쉽사리 메워지기 힘들 것이라고 외신들은 전망하고 있다. 한 종교학자는 이번 사태를 “일방적으로 이웃종교를 공격하고 폄하하는 행위는 분명 옳지 못한 일이다. 남의 종교에 대해서는 인정하려고도 않으려는 오만이 내 종교만의 우월감을 갖게 돼 촉발된 사건이 아닌가”라며 조심스럽게 진단했다.

기독교국과 이슬람국가간의 문명충돌이라 해도 과언이 아닌 이번 사태를 보면서 과연 이슬람교와 기독교는 어떤 관계일까. 현재 이슬람교는 12억의 신도를 가진 기독교 다음으로 큰 종교이다. 이슬람 전승에 의하면 아브라함과 사라의 여종 하갈 사이에서 난 이스마엘이 메카에 와서 살게 되었는데 그 이스마엘이 바로 마호메트가 속한 족의 선조였다고 한다. 기도는 하루에 새벽, 정오, 오후, 일몰, 밤 등 다섯 번씩 하고 있고 헌금은 사람의 욕심이나 소유에 대한 집착을 깨끗하게 씻어준다고 믿고 있으며, 모든 성인은 재산의 2.5%를 구제금으로 바치는 것으로 명시돼 있다. 또 라마단은 한 달 동안 낮 시간에 단식을 한다. 낮시간에는 먹는 것. 마시는 것, 성행위를 완전히 금한다. 밤이 되면 단식에서 풀려난다.

기독교와 비교해 종교적 의식행위와 교리는 다르지만, 그러나 하나님 한 분만을 섬긴다는 유일신 사상은 같은 맥락을 두고 있다. 사실 이슬람교는 2001년 9월 11일 뉴욕무역센터와 워싱턴 국방성 건물에 대한 공격으로 잘 알려져 있다. 그러나 이 사건의 본질은 이슬람교와 기독교 사이에 일어난 ‘문명 충돌’이 아니라고 전문가들은 진단하기도 했다. 그동안 이슬람교에 대한 선입견과 오해가 9·11사태로 개선된 게 사실이다.

그 사건을 겪은 후 이슬람종교자체 때문에 생긴 사건이라고 믿는 사람은 거의 없다. 나와 다른 종교라고 해서, 우리와 다른 교리를 갖고 있는 종교라서 무시하고 배척하는 행위는 평화를 깨는 행위나 다름없다. 예수그리스도의 가르침이라 볼 수 없다. 각자가 갖고 있는 종교의 신념에, 그것도 섬기고 있는 예언자의 얼굴과 이름에 우스꽝스런 풍자는 표현의 자유를 넘어서 모욕감을 주는 행위일 수 있다.

세계 종교분쟁의 절대 다수를 차지하는 세 종교. 다 같이 한 ‘하느님’을 섬기는 유일신인 이슬람교, 유대교 기독교가 서로 좀더 이해하고 협력할 수는 없는 것일까. 교리가 다르다고, 섬기는 방법이 다르다고, 서로가 배척하고 서로가 파괴하는 성난 행위를 유일신 하나님은 어떻게 보시고 계실까.
전용관부장 jjk616@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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