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과 사람 / 하나님이 보시기에 좋았다.
자연과 사람 / 하나님이 보시기에 좋았다.
  • cwmonitor
  • 승인 2006.10.1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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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여 수암교회 이 기 동(李 紀 東)목사

시월이 시작되었습니다. 교회력으로 보면, 창조절입니다. 창조절은 해마다 9월부터 그 해의 ‘대림절’ 전 주일까지 계속됩니다.
이 계절은 하나님의 창조 섭리와 구원의 역사를 신앙적으로 되새기는 절기입니다. 창조의 계절에 성서의 창조이야기를 함께 읽으며 생태계와 우리 주변의 환경을 살펴보았으면 합니다.

창세기 1장에 기록된 천지창조 순서를 보면, 하나님의 오묘하신 섭리와 구원의 역사를 새삼 깨닫게 됩니다. 하나님이 엿새 동안 천지와 우주, 식물과 동물, 그리고 사람을 창조하시고, 하나님 스스로도 감탄하셔서 “하나님 보시기에 좋았다” 라는 기록을 여섯 번이나 보게 됩니다. 그런데 둘째 날 궁창을 만드시고는 “하나님 보시기에 좋았다” 라는 말씀은 찾아볼 수 없습니다.

왜 둘째 날에는 “좋았다” 라는 말씀이 빠졌을까요? 가만히 “좋았다” 라는 말씀을 잘 찾아보면, 셋째 날에는 두 번이나 “하나님 보시기에 좋았다” 라고 기록하였습니다. 아마도 필사(筆寫) 과정에서 둘째 날 궁창을 창조하시고, “좋았다” 라는 기록을 빠뜨려서, 셋째 날 땅과 바다를 창조하시고, “하나님 보시기에 좋았다” 라고 잘못 붙여놓았다고 주장하는 성서신학자들이 많습니다. 성서 그대로 살펴보자! 면 셋째 날에는 땅과 바다를 창조하시고, “하나님 보시기에 좋았다” 라고 하셨고, 이어서 식물을 창조하시고도 “하나님 보시기에 좋았다” 라고 하신 것으로 기록되어 있습니다.

하나님은 “땅”의 창조를 정말 기뻐하셨다고 볼 수 있는 대목입니다. 창세기 2장 7절에서 인간 창조이야기를 보면, 하나님이 “흙”으로 사람을 지으셨습니다. “땅”의 창조는 실로 놀랍게도 땅으로부터 식물을 나게 하셔서 땅에게 생명을 기르는 기능을 부여하셨다고 볼 수 있습니다.

“주 하나님이 땅의 흙으로 사람을 지으시고, 그의 코에 생명의 기운을 불어넣으시니, 사람이 생명체가 되었다.” (새번역 창 2:7)
사람(아담)은 누구나 흙(아다마)에서 나와 흙으로 돌아갑니다. (창 3:19(아다마→아담→아다마)). 하나님이 땅을 창조하시고, 땅을 경작할 사람이 없으므로 인간을 창조하셨습니다. 그러므로 하나님께서 인간에게 부여하신 땅에 대한 책임은 땅을 경작하며 지키는 일입니다.
“주 하나님이 사람을 데려다가 에덴 동산에 두시고, 그 곳을 맡아서 돌보게 하셨다.” (새번역 창 2:15)

이처럼 사람은 흙으로 지어진 존재로서 다른 동물들과 마찬가지로 피조물이기 때문에 땅을 경작하다가 흙으로 돌아갑니다. 그러나 흙으로 만들어진 허무한 인간은 하나님께서 불어넣어 주신 생명의 입김을 통하여 살아있는 생명체(네페쉬)가 되었습니다.
인간의 생명은 정녕코 하나님께서 주신 것이므로 그 생명의 소유권을 내가 주장할 수는 없고, 단지 하나님만이 생명을 주시기도 하고 취하여 가시기도 합니다.

하나님은 사람을 위하여 천지를 창조하시고, 땅에서 살아가는 동안 먹거리를 주셨습니다. 처음에는 식물만 인간과 동물에게 먹거리로 주셨습니다(창 1:29~30). 그런데 홍수가 그치고 노아와 언약을 맺으시면서 동물까지 인간에게 먹거리로 주셨습니다.
“살아 움직이는 모든 것이 너희의 먹거리가 될 것이다. 내가 전에 푸른 채소를 너희에게 먹거리로 준 것 같이, 내가 이것들도 다 너희에게 준다. (새번역 창 9:3)

하나님은 먼저 천지를 창조하시고, 사람이 먹고 살아갈 식물과 동물을 만드셨습니다. 오늘도 창조 세계를 새롭게 하시는 하나님은 먼저 사람에게 좋은 환경을 만들어 주시고, 좋은 먹거리를 만들어 주시며 “보시기에 참 좋았다”(창 1:31) 하는 말씀을 하셨습니다.

천지와 만물을 엿새 동안 창조하셨는데, 첫째 날의 빛과 넷째 날의 해와 달과 별을 놓고 생각해 보시고, 둘째 날의 궁창과 다섯째 날의 물고기와 새를 놓고 바다에 물고기가 헤엄치게 하고 하늘에 새들이 날게 하시는 모습을 상상해 보시며, 셋째 날의 바다와 땅과 식물을 배경으로 여섯 째 날의 동물과 사람이 벌거벗고 어울려 사는 동산을 그려 보십시오. 왜 하나님이 “참 좋았다” 하고 감탄하셨는지 알 때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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