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여 수암교회 이 기 동(李 紀 東)목사
철새들이 이동하는 시기입니다. 꾀꼬리, 파랑새 같은 여름철새가 남쪽으로 날아가고, 쑥새, 고니와 청둥오리 같은 겨울철새들이 북쪽에서 날아오는 계절입니다.
철새는 이동 무렵 몸속에 미리 지방을 축적하기 위하여 많은 먹이를 먹습니다. 목적지를 향해 날아가는 동안 먹이를 먹지 않고 쌓아둔 지방을 에너지로 삼는 것이지요. 하나님이 천지를 창조하신 순서를 잘 살펴보면, 이미 생태계와 먹이연쇄를 염두에 두시고 창조하셨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천지’ 라는 말은 하늘과 땅(히브리어로는 ‘에트 하샤마임 바에트 하아레츠’)을 한 낱말로 번역한 것으로 단순히 하늘과 땅만을 가리키는 것이 아니라, 이미 질서가 잡혀 있는 온 우주(히브리어로는 ‘코스모스’)를 가리키는 것입니다.
천지와 인간 창조의 모습을 확실하게 파악하기 위하여 엿새 동안의 창조이야기를 세 장의 그림으로 그려보세요.하나님은 맨 나중에 창조된 사람에게 식물과 동물을 먹거리로 주셨습니다. 물고기와 새, 그리고 동물을 보더라도 먼저 먹거리를 만들어 놓으시고 동물들을 만드셨습니다.
여섯째 날에 동물과 사람을 만드셨지요. ‘하나님이 말씀하시기를 “땅은 생물을 그 종류대로 내어라. 집짐승과 기어다니는 것과 들짐승을 그 종류대로 내어라” 하시니, 그대로 되었다.’(새번역 창1:24). 창세기 1장 29절과 30절에, ‘하나님이 말씀하시기를 “내가 온 땅 위에 있는 씨 맺는 모든 채소와 씨 있는 열매를 맺는 모든 나무를 너희에게 준다.
이것들이 너희의 먹거리가 될 것이다. 또 땅의 모든 짐승과 공중의 모든 새와 땅 위에 사는 모든 것, 곧 생명을 지닌 모든 것에게도 모든 푸른 풀을 먹거리로 준다” 하시니, 그대로 되었다.’ 하신 말씀을 보면, 처음에는 식물만 인간과 동물에게 먹거리로 주셨습니다.
그런데 홍수가 그치고 노아와 언약을 맺으시면서 동물까지 인간에게 먹거리로 주셨습니다. 창세기 9장 3절을 찾아보면, “살아 움직이는 모든 것이 너희의 먹거리가 될 것이다. 내가 전에 푸른 채소를 너희에게 먹거리로 준 것 같이, 내가 이것들도 다 너희에게 준다.” 하고 말씀하셨습니다.
지난 봄에 붉은머리오목눈이가 우리 집 황매화나무 울타리에 둥지를 틀고 알을 낳아 품고 있었습니다. 나는 새가 놀랄까 봐 가까이 가지도 않고, 둥지에서 포근히 알을 품고 있는 신기한 광경을 매일 지켜보면서 부화되기를 기다렸습니다. 그런데 2주가 지나 부화할 무렵에 새가 야단스럽게 울어 달려나가 보았더니, 그만 율모기(뱀)가 붉은머리오목눈이 알 6개를 모두 삼켜버리고 달아나고 있었습니다.
나는 돌을 집어던졌지만, 벌써 율모기는 울타리 밑으로 사라져버렸습니다. 비록 뱀이 새의 알을 삼켜버려서, 부화의 순간도 새끼새들의 성장과정도 살펴볼 수 없었지만, 나는 이러한 먹이연쇄 관계를 "거룩한 질서"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왜냐하면 창세기 1장과 2장의 천지와 인간의 창조이야기를 하나님은 조화롭고 평화로운 생태계를 창조하셨다고 읽을 수도 있습니다. 여기서 먹이연쇄는 창조와 동시에 시작되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생태계 내의 생물 상호관계에는 서로 잡아먹고 잡아먹히는 관계와 이들의 순환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따라서 미세한 생물이라도 그 존재가 이 관계에서 없어지면 이들의 순환관계는 끊겨 생태계가 위험에 처하게 됩니다.
먹이연쇄의 각 영양단계에서 단위면적당 개체수나 생물의 무게, 보유하고 있는 에너지량 등은 생산자로부터 고차의 소비자로 올라감에 따라 급격히 감소하여 피라미드형이 됩니다. 생태계와 먹이연쇄를 생각하면서 “조화”, 라는 낱말과 “평화” 라는 낱말의 의미를 되새겨봅니다. 먹이연쇄는 하나님이 정하신 “거룩한 질서”가 아닐까요?
1. 생태계(生態系): 어느 지역 안에 살고 있는 생물의 무리와 이들의 생활에 깊은 관계를 가진 환경 요소가 조화를 이룬 자연체계.
2. 먹이연쇄(連鎖): 생물 군집을 이루고 있는 개체들 사이에서는 서로 먹고 먹히는 관계가 만들어진다. 이러한 관계(초식 동물을 육식 동물이, 그 육식 동물을 다른 육식 동물이 잡아먹는 것과 같이, 생물이 먹이를 중심으로 사슬 모양으로 이어져 있는 관계)를 순서대로 나열한 것을 먹이연쇄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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