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의 창 / 위조(僞造)할 수 없는 생
마음의 창 / 위조(僞造)할 수 없는 생
  • cwmonitor
  • 승인 2006.10.2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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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억만 목사 l 강릉포남교회 ponamch@hanmail.net

가짜 증명서와 신분증 등으로 인생을 위조하는 범죄(犯罪)가 급증하고 있다.
놀라운 일은 그동안 이런 일들은 의례 특수 범법자들이 하곤 했는데, 이젠 주부나 대학생 같은 평범한 사람까지 가세하고 있다는 안타까운 현실이다.

지금 이 나라 최고 화두(話頭)는 자녀 취업(就業)에 있다.
그래서 그런지 조금이라도 취업에 유리하도록 성적과 졸업증명서 심지어 교원자격증까지 위조되고 있는 위조 공화국이 되어가고 있는 기막힌 세상이 된 것이다.

그동안 짝퉁 명품으로 인해 물의를 일으켜 왔는데 이젠 한 단계 진보(進步)되어 인생까지도 짝퉁이 생겨나고 있는 셈이다. 만약에 짝퉁 물품들이 가짜로 판명된다면 그 피해는 소비자들에게 돌아가겠지만, 가짜 의약품이나 기계 중요부품 등을 사용하다가 인명피해가 난다면 어딜 가서 하소연 하겠는가. 얼마 전 북한(北韓)이 위조달러를 대량으로 뿌린 것이 문제가 되어 미국은 6자 회담부터 북한을 압박을 가하기 시작했다. 그만큼 위폐(僞幣)문제는 미국경제에 혼란을 가중시키는 병기가 되기 때문이다.

어쩌면 위폐문제와 가짜 비행기 부속품보다 더 위험하고 더 광범위한 피해가 우려되는 일은 원(願)하는 어떤 것이든 위조할 수 있다는 인생위조 의식에 있다. 옛날 옛적에 어떤 이는 족보를위조해 왕의 외삼촌이 된 일이 있다더니, 이젠 검사판사까지도 위조공문서를 만들고 학생까지 인생 자체를 위조(僞造)하려 드는 것은 사회적인 암(癌)으로 정상적인 사람까지 죽이는 짓이다.

아무리 노력해도 할 수 없는 일들을 일순간에 위조함으로 몇 단계 인생업그레이드가 가능하다면 어느 누가 성실하게 땀 흘리며 정로(正路)의 인생을 가려고 하겠는가. 도대체 왜 이런 일들이 자연스럽게 일어나고 있었단 말인가. 우리는 먼저 인터넷 구조(構造)에서 찾아 볼 수 있다.

아무리 법(法)으로 공문서나 사문서를 위조하면 10년에서 5년 이하의 징역형이 명시되어 있다하더라도 이런 범죄가 기승을 부릴 수밖에 없는 것은 누구라도 인터넷카페 등을 통해 쉽게 구입할 수 있다는 것과, 또 각종 증명서(證明書)를 다루는 기관의 본인 확인 절차도 너무 허술하다는점 등이 유혹을 부추겼던 것이다. 다음으로 사회적(社會的)인 요인이 강한데, 첫째로 간판(看板) 중시 병이다.
전문가들은 학력과 자격증을 지나치게 중요시하는 우리사회의 문화가 이 같은 범죄를부추기게 하는 주요 원인이라고 진단했다.

유교적인 바탕이 강한 우리 사회에서는 사람을 외적(外的)으로 평가하려는 분위기가 실력보다 학력이나 자격증과 같은 간판(看板)를 중요하게 여기게 했던 것이다.
오죽하면 ‘서울대가 망해야 나라가 산다’고 했을까. 일명 SKY대학을 나와야 한다는 잠재적 기대가 그 어떤 능력(能力)이나 명분보다 뿌리 깊게 자리 잡고 있었기에 ‘위조’라는 손쉬운 방법을 선택한 것이다. 마치 명품 병(病)처럼 가짜라도 좋으니 그럴듯하게만 치장해 보이려는 심보가 보통 사람들에게까지 전염(傳染)되었던 것이다.

둘째는 경제(經濟)위기라는 사회적 요인이다.
이미 학자들도 문서(文書) 위조는 경제상황과 밀접한 연관이 있다고 설명했다.
그것은 외환위기 때 급증했다가 줄어들었던 문서 범죄가 지난해부터 다시 크게 늘고 있는 현상을 보면 알 수 있다. 경제 위기 이후 잠시 주춤하던 해외여행이 다시 붐을 이루고 있다는 최근 뉴스와 함께, 경제적 위기를 타개하고자 자신의 인생까지 위조해야하는 사람들의 소식은 씁쓸하게만 만든다. 그리고 셋째는 부정(不正)신드롬이다.

어느 조사에 의하면 학생 대다수가 ‘부정행위는 적발되지 않는다’고 생각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동안 우리 사회에 만연된 부정부패, 불의와 비리, 목적지상주의 등에대해 너무나 관용적인 태도가 화근이 되어 이러한 사회적 질병 폐해가 청소년(靑少年)에게까지 나타나므로, ‘사회에서도 하는데 학교에서 왜 못하느냐’는 식으로 컨닝 등을 죄(罪)의식 없이 하다가 결국 증명서까지 위조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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