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교와 타종교
기독교와 타종교
  • cwmonitor
  • 승인 2006.10.3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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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일신 하나님을 믿는 기독교는 타종교를 어떻게 보고 있을까. 두 말이 필요 없다. 타종교에 대해선 같은 종교선상에 올려놓는 자체를 꺼려할 만큼 배타성을 갖는다.

진리는 진리일 뿐, 타종교와 동등관계는 생각할 수 없는 일로 여긴다. 물과 기름이 어떻게 섞어질 수 있느냐는 비유로 차별을 둔다. 그러다보니 기독교는 종교제도권에서 늘 맴돌았다. ‘차이’보다 ‘차별’을 내세운 기독교는 타종교와 쉽게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없었다. 진리가 변질되고 훼손된다는 이유만은 아니다. 배타성 뒤에 짙게 깔린 우월성도 한몫 했다.

최근 서울 한 복판인 시청광장에서 문화관광부 후원으로 대한민국 종교문화 축제가 열렸다. 7개종교가 한 자리에 모여 ‘나눔과 기부문화 확산’을 위한 서약식을 갖고, 종교간 화합과 평화를 지향하자는 뜻을 함께 나눴다.

여기선 종교간 배타성도, 우월감도 없었다. 종교의 선도 긋지 않았다. 모두가 하나, 평화 사랑의 모토로 서로 간 공동의 뜻을 나눴다. 종교간 교류협력을 통해 종교화합과 평화를 도모한다는 취지의 행사에 기독교가 참여했다는 것만으로도 놀랄 일이다. 공동의 선을 위해 타 종교와 함께 손을 잡았다는 사실은 많은 의미를 시사하고 있다.

사실, 신앙인으로서 타종교를 보는 시각은 늘 부정적이었다. 사탄의 종교쯤으로 여겨 접근이나 접촉을 기피해왔다. 타 종교인들을 구원의 대상자, 복음을 전할 자, 라고 말하면서도 측은한 생각을 먼저 갖는 게 사실이다. 이러한 관념은 지금도 머릿속에 각인돼 있다. 절이나 성당 앞을 지날 때면 예수에 대한 ‘믿음’이 ‘구원’문제와 연결돼 은근히 자긍심을 갖기도 했다.

자긍심은 이번 종교축제에서 약간 갸우뚱했다. 그것도 한국기독교총연합회가 한국교회를 대표해서 참가해 타 종교와 공동의 뜻을 나눴기 때문에 시사하는 바가 크게 보였다. 세상 입장에선 분명 환영 할만한 일일게다. 세인들은 종교간 벽이 허물어지고 선한 목적에 드디어 한목소리를 냈다고 말할게다. 이제 종교지도자 뿐 아니라, 모든 종교인들이 서로의 종교를 이해하고 존중하는 시대에 접어들었다고 예고탄을 터뜨릴 것이다.
나아가 일부에선 종교축제를 두고 ‘틀림이 아닌 다름’을 인정하는거다. ‘구원에 이르는 서로 다른 길에 대해 인정’하는 것이라고 평가하기도 했다. 과연 그럴까. 그러나 기독교입장에선 종교문화축제의 참여목적을 선교에만 국한하고 타 종교권에 접근하는 자연스런 기회일 뿐이라고 못 박는다.

신학교의 한 교수가 불상에 절했다는 자체를 문제 삼아 교수직을 박탈하고, 한 목회자가 타 종교의 지도자와 절친하게 교류했다는 이유를 들어 이단시비로 몰아가는 상황은 오늘 한국교회의 현실이다.

자칫 한국교회는 딜레마에 빠지지나 않을까 염려된다. 아무리 선한 목적을 위한다고 해도 사탄종교쯤으로 치부하는 타종교와 한목소리를 낸다는 자체를 신앙인들은 이해 할 수도, 쉽게 받아들이지도 않을 수 있기 때문이고, 또 하나는 선한 목적의 종교축제에 기독교만 빠진다면 되레 세상에서 기독교는 따돌림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올해로 열 번째 축제에 참여한 한국교회의 대안은 희미하다. 단지 종교축제는 축제일뿐, 진리를 훼손하는 일도, 타종교를 인정하는 행사가 아니라 해도 설득력이 약하다. 선한 목적의 한 목소리가 아무리 선교 목적이고, 타 종교권을 접할 수 있는 기회라 해도 궁색하게 들릴 뿐이다. 한국교회는 타종교를 어떻게 볼 것인가? 당면한 문제 같다

종교는 다르지만, ‘차이’를 두냐, ‘차별’을 할 것이냐에 따라 종교간 공동축제의 의미는 사뭇 다르게 나타날 수 있기 때문이다.
전용관부장 jjj616@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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