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핵실험 문제로 한반도 평화가 큰 위협을 받고 있는 가운데 우리 사회 전반에 걸쳐 분열과 갈등이 다시 고조되고 있다. 특히 기독교계에서는 그 어느 때보다 보수 교단들의 반북 움직임이 더욱 거세지고 있는 반면, 진보계의 한반도 평화를 위한 북 지원책이 그 설득력을 잃어가고 있는 상황에 직면해 있다.

사실 북한 지원은 교회협이 한반도 평화통일 운동의 일환으로 추진해온 사업이었고 따라서 햇볕 정책도 따지고 보면 교회협에서 시작한 것이나 다름없다. 이런 점에서 볼 때 대북 문제 해결에 있어 교회협은 그 막중한 역할을 피할 수 없는 것이다. 물론 당장 한반도에서 전쟁이 발발한다고 염려하는 국민은 많지 않다.

문제는 한반도 평화 통일에 대한 정책의 시각이 너무 첨예하게 다르다는 점이다. 이러한 혼란은 대북 정책에 대해 미래 지향적이라기보다 각기 이익에 따른 의견이 많기 때문이다. 이러한 현상은 기독교인들도 마찬가지이다. 그래서 일반적으로 종교적 신념이 사상을 초월하는 것으로 인식되고 있지만 한국교회 경우는 이와 다른 현상을 보여주고 있다. 언제부터인지 한국교회는 신앙보다 이념의 지배를 받기 시작했고 더 나아가 국가와 민족의 미래를 위한 신앙적인 판단보다 이념에 의한 판단에 따르고 있다. 이런 점들 때문에 성도들은 심각한 가치 판단의 혼란을 겪을 수밖에 없을 것이다.

그동안 교회협이 한국 교회의 대북 지원정책을 주도해 왔음에도 불구하고 그 성과가 보수 교회의 논리에 여지없이 무너진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 반면 한기총 등 보수교회측은 표면적으로는 대세의 흐름에 따르면서 내적으로는 대규모 집회를 비롯하여 기도회 등을 통해 반북 성향을 꾸준히 확산하는데 주력해 온 것이다.

지금 한국교회가 북한 핵문제를 놓고 심각한 분열 현상을 보이고 있을 때 민족 화합을 위해 교회협이 과연 어떤 역할을 할 수 있는지 자문해 봐야 할 것이다. 또한 더욱 심화되어 가고 있는 한국교회의 분열 현상을 하루빨리 해소해 나가야 할 것이다. 한국교회 일치를 위해 한기총과 교회협 통합까지 추진했으나 전혀 진전이 없었다.

진정한 한국교회 미래 보다 개인의 교권과 이해관계가 앞섰기 때문이다. 이런 한국교회 문제점을 단호히 척결할 수 있는 노력이 그 어느 때 보다 절실한 때인 만큼 교회협은 다시 한국교회 일치 운동을 활성화 시켜 하나 된 교회를 만들어 가는데 모든 힘을 모아야 할 것이다. 따라서 예장 통합과 기하성 등 교회협과 한기총에 이중으로 가입된 교단의 과감한 결단이 필요하다.

교회협은 이런 문제를 간과하지 말고 하나를 선택할 수 있는 정치력을 발휘해야 한다. 그리스도의 가르침에 따라 민족화합을 위한 한국교회의 통합은 물론 국민의 통합까지 이끌어 낼 수 있는 역량을 발휘해야 진정한 한국교회 연합기관으로서 자격이 있다. 그러므로 모든 기독교인들이 새로이 선임된 총무에 거는 기대가 그만큼 크다는 사실을 당사자는 깊이 인식해야 할 것이다.

내적으로 해이해진 연합정신을 강화하고 과거 민주화운동과 인권운동을 전개할 때와 같이 보다 적극적인 활동성을 보여 줘야 할 것이다.

새로 선임된 총무는 이런 점을 간파하고 교회협이 다시 생기를 찾아 교회일치는 말할 것도 없고 한반도의 평화 통일에 이바지 할 수 있는 역할을 다 할 수 있길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