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한국교회
미국과 한국교회
  • cwmonitor
  • 승인 2001.06.1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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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 치 준 교수

광주다일교회 목사/광주대


한국교회 선교의 역사를 보면 귀즐라프, 토마스 등 유럽교회 선교사의 발자취가 나타나고 있지만 그 주류는 아무래도 미국교회 선교사들이었다.
한국에 온 선교사의 대표적인 인물로 거명되는 언더우드, 아펜젤러, 마펫 등은 모두 미국 선교사였다.
한국에 대한 선교 본국이 미국이었다는 사실이 초창기 한국교회로 보아서는 적지 않은 유익이 있었음을 부인할 수 없다.

우리에게 식민 통치를 한 나라는 일본이었고, 선교사를 보낸 나라는 미국이었기 때문에 정치적인 문제로 미국 선교사들이 한국인들에게 배척받을 이유는 없었다.
미국의 선교사들이 한국의 민족운동을 적극적으로 지지하지는 않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친일적인 태도를 취한 것은 아니었다.
따라서 한국의 기독교인들과 교회는 일제시대 민족운동에 일정한 기여를 할 수 있었다.
그리하여 해방 후에도 기독교에 대한 배척이 전혀 일어나지 않았다.

해방 후 미국은 공산군의 침략을 막아 준 나라, 헐벗고 굶주린 우리 나라에 원조물자를 제공해 준 나라로 여겨졌다.
최근 들어 한국 전쟁에서의 미국의 역할과 50년대 무상원조가 가져다 준 문제에 대한 논의가 일어나고 있지만 적어도 60년대, 70년대 까지만 해도 한국인들은 미국을 가장 좋은 나라, 은인의 나라로 생각하였다.
이러한 시대에는 한국 교회가 미국과 연결된 것처럼 보이는 것이 알게 모르게 유리한 요소로 작용하였다. 교회는 미국을 향한 통로였고, 기독교인이 된다는 것은 근대문명의 선각자가 되는 것이고 사회 지도자가 되는 길로 여겨졌다.

그러나 최근 들어 상황이 급격히 변하고 있다.
한국전쟁을 전후한 시기의 양민학살, 광주민주화운동에 대한 미국의 책임이 심각하게 거론되고 있다.
60년대까지만 해도 정치경제적으로 압도적인 우위를 점하고 있던 미국은 세계 문제를 다룰 때, 표면적으로는 세계 경찰국가로서의 위신, 민주주의적 원리, 경제적 풍요에 근거한 관대함 등의 모습을 보여 주었다.

그러나 최근 들어서는 자국의 이익을 위한 악착스러움만 나타나고 있으며, 미국의 패권주의를 확고히 할 수 있는 미사일방어체제(MD)를 강요하고 있다.
부시정권이 들어선 후 남북의 주체적 교류에 대하여 직접 간접으로 압력을 넣어 어렵게 만들고 있다.
그 결과 진보적 진영이 아닌 일반 한국인들 사이에서도 미국에 대한 의구심은 점차 커지고 있다.

이러한 시대를 맞이하여 우리 그리스도인들은 미국에 대한 과거의 잘못된 환상에 매달려서는 안될 것이다.
그렇게 되면 선교에도 매우 나쁜 영향을 미치게 될 것이다.

미국은 철저하게 자신들의 국익을 추구하는 이 시대의 초강대국일 뿐이지 기독교 정신에 의해 움직이는 국가는 아니다.
미국과 기독교는 서로 다른 것이다.
우리는 미국의 신실한 성도들과는 하나님 나라와 세계 평화를 위해 협력해야 하지만, 교회 뒤에 미국이라는 배경을 넣으려고 해서는 안될 것이다.

더욱이 신자유주의 자본주의 체제의 선봉에 선 미국은 하나님 나라와는 너무나도 멀리 떨어져 있다.
우리 그리스도인들은 하나님 나라를 추구하는 사람들이지 미국식 가치와 삶의 양식을 따르는 사람은 결코 아니라는 것을 분명히 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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