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서대학교 대학원 신학박사학위 논문 >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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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01.06.1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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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경법전의 민중보호법 연구

임 헌 준 목사 / 기장 대전노회


첫째, 재판관은 사건을 확정함에 있어서 신중을 기해야 한다.
한 사람의 증언에 근거하여 판결을 내리지 말고, 두 세 사람의 증언으로 사건을 확정해야 한다(신 17: 6; 19: 15).
고대 이스라엘의 소송절차는 입증 책임을 피고에게 지웠기 때문에 증인은 판결에 매우 결정적인 영향을 끼칠 수 있었다.

한 사람의 증언만으로 사건을 확정할 경우 그 증인의 위증으로 인하여 무죄한 사람이 죄를 덮어쓰게 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이를 방지하기 위해 두 사람 또는 세 사람의 증언으로 사건을 확정하도록 규정한 것이다.
특히 사형 판결을 내릴 경우에는 더욱 신중을 기해야 한다.
그러므로 신명기 17: 6에서는 “죽일 자를 두 사람이나 세 사람의 증언으로 죽일 것이요 한 사람의 증언으로는 죽이지 말라“고 명령한다.

둘째, 증인이 지켜야 할 규례로서, 출애굽기 23: 1-2에서는 “너는 거짓된 풍설을 퍼뜨리지 말며, 악인과 연합하여 위증하는 증인이 되지 말며, 다수를 따라 악을 행하지 말며, 송사에 다수를 따라 부당한 증언을 하지 말라“고 규정하고 있다.
여기서 증언과 직접적으로 관련된 명령은 “악인의 편에 서서 위증하는 증인이 되지 말고“(1절), “다수를 따라 부당한 증언을 하지 말라“(2절)는 것이다.

셋째, 신명기 19: 16-21은 위증죄에 대한 처벌 규례이다.
재판장은 증인이 거짓 증거를 하여 그 형제를 모함한 것이 판명되면 그가 그의 형제에게 행하려고 꾀한 그대로 그에게 행하여 이스라엘 가운데에서 악을 제거해야 한다(18-19절).
21절에서는 동태복수의 원칙을 적용하여 위증한 사람에게 벌을 내릴 것을 명령하고 있는데, 이는 19절의 “그가 그의 형제에게 행하려고 꾀한 그대로“를 다시 한번 강조하는 것이다.

이와 같이 거짓 증언을 한 사람을 처벌하도록 하는 것은 남은 자들이 듣고 두려워하여 그러한 일이 다시는 일어나지 않도록 예방하기 위함이다(20절).
이상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법전에 나타난 공정한 재판을 위한 규례들은 힘없고 가난한 민중들이 강자의 불법적인 억압과 횡포, 착취로부터 보호받을 수 있는 정의로운 사회 건설을 목표로 하고 있다.

2. 왕의 법(신 17: 14-20[D])
이스라엘이 출애굽하여 가나안에 정착한 이후, 여호수아와 장로들의 시대에 뒤이어 나타난 사사시대가 대략 200년간 지속되었을 무렵, 사무엘이 제사장 겸 판관으로 있을 때 이스라엘 장로들은 사무엘에게 공식적으로 왕을 세워 줄 것을 요구하였다(삼상8:4-5).
이스라엘 사람들이 제왕제도를 요구하게 된 역사적 배경에 대해 임태수는

(ㄱ) 사무엘의 아들들의 부정으로 인하여 판관제도에 대한 불신이 고조되고(삼상8:1-5),
(ㄴ) 이방민족들의 침략으로부터 이스라엘을 효과적으로 방어하기 위한 군사적 필요성(삼상 8: 20; 12: 12)에서 이스라엘 사람들이 제왕제도를 요구하게 되었다고 설명한다.

왕을 세워달라는 백성들의 요구에 대한 사무엘의 첫 번째 반응은 부정적인 것이었다(삼상 8: 6-9). 사무엘상 8: 7에 의하면, 이스라엘 백성들이 사무엘에게 왕을 세워 줄 것을 요구했을 때 사무엘이 야훼 하나님께 기도 드리자, 하나님께서는 사무엘에게 백성들이 왕제도를 요구하는 것은 야훼 하나님을 버려 자기들의 왕이 되지 못하게 하는 것이라고 말씀하신다.

여기서 알 수 있듯이 이스라엘 백성들 사이에는 제왕제도에 관한 두 가지 상반된 입장, 곧 제왕제도에 찬성하는 긍정적 입장(삼상 2: 1-10; 9: 1- 10: 16; 11: 1-15; 삼하 7장)과 제왕제도에 반대하는 부정적 입장(신 17: 14-20; 삿 8: 22-23; 9: 1-57; 삼상 8: 1-22; 10: 17-29; 12: 1-15)이 존재하고 있었다.

이러한 두 가지 입장 가운데 비판적 입장에 서있는 사무엘상 8: 10-17에서는 제왕제도의 부정적인 요소들, 즉 왕이 왕으로서의 지위를 내세워 백성들에게 자행할 바람직하지 못한 ‘행태들‘을 다음과 같이 말하고 있다.

(ㄱ) 왕이 백성들의 아들들을 데려다 그의 병거대나 기마대의 일을 시키며(11절),
(ㄴ) 천부장, 오십부장을 삼을 것이며(12a절),
(ㄷ) 왕의 밭을 갈고 추수하게 하며(12b절),
(ㄹ) 병기와 병거의 장비를 만들게 할 것이다(12c절).
(ㅁ) 딸들을 데려다가 향료 만드는 자, 요리하는 자, 떡 굽는 자로 삼을 것이다(13절).
(ㅂ) 백성들의 밭, 포도원, 올리브 밭 가운데 제일 좋은 것을 빼앗아 자기 신하들에게 나누어 줄 것이다(14절).
(ㅅ) 곡식과 포도원 소산의 십일조를 거두어 자기의 관리와 신하들에게 줄 것이다(15절).
(ㅇ) 종, 여종, 건장한 젊은이, 나귀들을 끌어다가 자기를 위하여 노동을 시킬 것이다(16절).
(ㅈ) 백성들의 양 떼의 십일조를 거두어 갈 것이다(17a절).
(ㅊ) 결국 이스라엘 백성들은 모두 왕의 종이 될 것이다(17b절).

신명기 17: 14-20의 ‘왕의 법‘은 이스라엘의 왕권이 절대적이고 제국주의적인 권력으로 전락하지 못하도록 함으로써 왕제도의 폐해를 줄이고 힘없는 백성들의 권익을 보호하는 길을 제시하고 있다.
사무엘상 8: 10-17의 ‘왕의 권리‘와 신명기 17: 14-20의 ‘왕의 법‘은 서로 밀접한 관계를 가지고 있으며 왕이 부패할 가능성을 가지고 있음을 경고한다는 점에서 일치하고 있다. 이 신명기 17: 14-20의 ‘왕의 법‘은 그 내용에 따라 ‘왕을 세우는 원칙‘(14-15절)과 ‘왕이 지켜야 할 조항들‘(16-20절)의 두 부분으로 나뉘어 진다.

먼저 14-15절에 대해 살펴보기로 하자.
신명기 17: 14-20의 ‘왕의 법‘에서는 제왕제도를 합법적으로 인정하고 있다.
단, 왕은 야훼 하나님께서 선택하신 사람이어야 하고, 외국인이 아닌 이스라엘 사람인 한에서 합법성을 인정한다는 것이다(15절).
15절의 주요 관심사는 야훼 하나님께서 선택한 사람을 백성들 위에 군림하도록 높이는 데 있는 것이 아니라, 오직 야훼 하나님께서 선택한 사람만을 이스라엘의 왕으로 세워야 한다는 것이다.

이것은 대중적인 명성이나 군사력에 의지하지 아니하고 야훼 하나님의 왕권을 인정하는 사람을 이스라엘의 왕으로 세워야 한다는 것이다.
왜냐하면 왕은 백성을 지배와 착취의 대상으로 삼을 것이 아니라, 야훼 하나님의 통치권을 위임받은 왕으로서 공평과 정의로 백성들을 통치하고 목자처럼 민중을 돌보아야 하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서 이스라엘의 왕은 자신의 사회적 책임을 확실하게 깨닫고 자신의 권력을 야훼 하나님의 율법에 종속시키는 자이어야 하기 때문이다.
또한 이스라엘의 왕은 야훼 종교의 순수성을 지켜나갈 책임이 있기 때문이다.

외국인을 왕으로 세우지 말라는 것도 같은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다.
외국인을 왕으로 세우게 되면 야훼 하나님의 왕권을 인정하는 통치자가 되기보다는 이방의 종교와 풍습에 따르고 백성들에게도 자신의 종교와 풍습을 따르도록 강요하며 백성들을 억압하고 착취하는 폭군이 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한 예로 아합의 아내인 시돈 출신 이세벨은 바알 숭배에 커다란 영향을 끼치었다(왕상 16: 31-33).
존 그레이는 북왕국 이스라엘의 오므리와 아합이 순수한 이스라엘 이름이 아니라고 본다. 다음으로 16-20절의 왕이 지켜야 할 조항들에 대해 살펴보기로 하자.

16-20절은 “-을 하지 말라“는 부정적 명령(16-17절)과 “-을 하라“는 긍정적 명령(18-20절)으로 나뉘어 지는데, 여기서 규정하고 있는 왕이 지켜야 할 사항들은 다음과 같다.
(ㄱ) 병마를 많이 두지 말 것이며, 말을 구하려고 이집트로 백성들을 보내지 말라(16절).
(ㄴ) 후궁을 많이 거느리지 말라(17a절).
(ㄷ) 은, 금을 많이 소유하지 말라(17b절).
(ㄹ) 왕은 율법서를 등사하여 평생 옆에 두고 읽고, 그대로 지켜 행해야 한다(18-19절).

첫째, “말 즉 군마를 많이 두지 말라“(16절)는 말은 다음과 같이 세 가지 측면에서 그 의미를 찾아볼 수 있다.

(ㄱ) 군마를 많이 두게 되면 그 만큼 이스라엘의 젊은이들이 이 일에 매여 결국 노예처럼 되므로 이를 방지하기 위함이다.

(ㄴ) 이집트의 말을 구하기 위한 대가로 이스라엘 젊은이들을 이집트의 용병으로 팔지 못하게 하려는 데 그 목적이 있다고 볼 수 있다.
폰라트는 히브리 군인들과 이집트 말들의 교환기능성을 시사하면서, 이런 경로를 통해 이집트의 엘레판틴에서와 같은 용병수비대가 형성됐을 가능성을 제시한다.
크레이기, 티개이 등도 이스라엘이 말을 구하기 위하여 그 백성들을 이집트에 노예나 용병으로 보냈을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는다.

(ㄷ) 군마가 많아짐으로써 왕이 교만해져서 야훼 하나님을 배신하고 그의 율법에 불순종하며 백성을 억압하고 착취하는 폭군이 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함이라고 할 수 있다.
고대 중동에서 말은 부의 상징이기도 하였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 말의 기능은 기병대, 전차부대와 같은 군사적인 것이었다.
기병대나 전차부대는 보병에 비하여 강한 전쟁 수행 능력을 지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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