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니어그램 / 자기 동일화의 핵심 - 돈
에니어그램 / 자기 동일화의 핵심 - 돈
  • cwmonitor
  • 승인 2007.10.1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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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병창 목사 시인·진달래교회 moamm@hanmail.net

모든 씨앗은 싹이 날 수 있지만 모든 씨앗이 모두 싹이 나는 것은 아니다. 인간 역시 고차원적인 의식으로 발달할 수 있는 가능성의 존재이기는 하지만 모든 인간이 고차원의 의식에 도달하는 것은 아니다. 왜 그럴까? 그것은 인간 안에 먼 과거의 세대로부터 이어 받은 집단 무의식이 작동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중에서도 가장 핵심적인 것은 일상적인 인간의식 상태의 기조가 되는 ‘자기 동일화’이다.

보통상태의 인간은 자신의 생각이나 느낌, 또는 행동에 매몰되어 그것들과 자신을 동일시 하고 있는 데 그 상태를 잠자는 의식 상태라고 말한다. 독립된 자기의식이 부재한 상태의 인간은 자기 자신을 기억하지 않는다. 에니어그램 수련은 일차적으로 바로 이 점에 초점을 두고 있다. 동일화란 어떤 대상의 사고와 감정과 행동 등을 무의식적으로 받아들여 그 대상과 똑같은 경향을 보이는 심리적인 과정이다. 이 때 그 사람의 관심은 밖에 있을 뿐 나로서의 ‘나’에 대한 관심은 거의 없게 된다. 바로 이런 사람들의 빼놓을 수 없는 특징 중의 하나가 돈 을 자신과 동일시하는 것이다.

돈은 돌기 때문에 돈이라고 하는 데 돈 때문에 돌아 버린 사람들이 얼마나 많은가. 그들은 돈만 있으면 자기 마음대로 사람과 세상을 돌게 만들 수 있다고 착각하는 사람들이다.
돈을 사회유지의 기반으로 삼고 있는 자본주의 세상에서 돈의 가치는 매우 중요하지만 돈을 왜 벌어야 하는지, 벌어서 무엇을 할 것인지에 대한 최소한의 성찰도 없이 무조건 많이 벌자는 천박한 의식은 우리사회를 천민자본주의로 내몰고 있다.

기독교인들마저 이 대열에서 이탈될 까봐 기를 쓰고 있는 것이 작금의 현실이 아닌가 싶다. 물론 삶을 풍요하게 사는 데는 일정한 돈이 필요하다. 그러나 성서는 기쁨과 행복이 돈의 양과 정비례하는 것만은 아니라고 말씀하고 있다. 밥한 그릇에 소찬을 먹어도 기쁨과 감사로 먹는 사람이 있고 값비싼 호텔 식사를 해도 얼굴 찌푸리면서 먹는 이도 있는 것이다.

예수는 “내가 온 것은 양으로 생명을 얻게 하고 더 풍성을 얻게 하려는 것이라” (요10:10) 말씀하셨다. 하나님은 빈곤한 분도 아니고 그리스도인들이 궁핍하기를 원하시는 분도 아니다. 그 분은 인생을 지겹고 구차하게 살아가면서 내세의 천국만을 소망하면서 살기를 원하시는 분은 더욱 아니다.

그렇다면 하나님의 자식으로 살아가는 것과 기독교인으로 살아가는 그 차이가 무엇인지를 물어야만 할 것이다. 세계적으로 돈 잘 버는 고수들은 돈을 많이 벌기 위해서 돈 벌지 말고, 돈을 벌 목적으로 일하지도 말라고 충고하고 있다. 그들은 자신의 삶과 세상을 밝게 하기 위한 목표를 가지고 열심히 일하면 반드시 부자가 된다는 사실을 강조하고 있다.
돈은 돈 일 뿐이다. 그것은 선도 악도 아닌 그 자체일 뿐이다. 거룩하게 쓰면 거룩한 돈이고 추잡하게 사용하면 추잡한 돈이 될 뿐이다. 누가 어떻게 쓰느냐에 달려 있을 뿐이다. 굶어 죽어 가는 자에게 나의 밥을 준다면 밥은 그 사람에게 생명이 될 것이다. 그 때 밥은 물질을 초월하여 생명이 된다.

나의 밥이 어느 누군가에게 구원의 밥이 된다면 그 밥은 영적이다. 이 세상에서 그리스도인으로 살아간다는 것은 밥이건, 돈이건, 자신의 몸이건 상관없이 물질의 차원에서 영적인 차원으로 초월시키는 데 있다. 사도 바울은 물질로써의 육체와 의의 병기로 쓰임 받는 몸을 구분하고 있다. 몸은 영혼의 그릇이요, 하나님의 성전이다.

그리스도인은 돈 벌러 직장에 출근하는 사람이 아니라 하나님이 주신 사랑과 기쁨을 나누어 주러 가기위해서 출근하는 사람이어야 할 것이다. 인간이 돈에만 목적을 두면 창조성이 마비되고 오직 받으려고만 하는 이기심에 사로잡히게 된다. 돈의 비극은 바로 이 점에 있다. 모든 인간관계를 왜곡시키고 ‘나’를 망치는 이 시대의 비극은 나와 돈을 동일화하는 우상의 삶에 그 근거를 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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