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과 1~2년만 해도 전문가라는 사람들은 미국경제는 어떤 위기 속에서도 떨어질 줄 모르고올라갈 수밖에 없다고 말했는데, 서브프라임모기지 문제가 터진 이후에는 이구동성(異口同聲)으로 모든 것이 잘못되었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심지어 어떤 사람은 균형을 맞추기 위해 전쟁(戰爭)이 일어날지도 모른다고 말한다.
미국경제 조짐도 좋지 않은데, 지금은 가까운 중국마저 연일 하락(下落)조짐을 보이고 있다. 중국 중심지인 광동성과 홍콩부근의 부동산이 계속 하락하고 있고, 중소기업들이 줄줄이 도산(倒産)하고 있는 실정이다. 한국은 대외지양적인 경제구조인데도 불구하고이러한 현상들에 대해 대처 능력이 전무하다는 것이 더욱 안타까울 뿐이다.
우리는 어찌 보면 미국이나 중국과는 본질적으로 다른 구조(構造)를 갖고 있다.그들은 아무리 어려워도 자급자족이 가능하기에 어떤 방법을 찾을 수도 있다하지만, 우린 거의 대부분 수입에 의존하고 있기에 원자재 상승에 대비하는 길은 원가절감을 위한 고육책(苦肉策) 길 외에는 방법이 없다는 것이다.
10년 전에 태국의 바트화가 폭락할 때 우리는 강 건너 불구경하듯이, 대비(對備)하지 않다가 얼마나 큰 손실을 보았던가.
오늘 나는 차에 기름을 넣는데 두 주 만에 만원이 인상되었음을 알고 놀랐다.이렇게 피부로 와 닿을 정도로 이미 후폭풍이 불고 있는 시점에 우리나라는 하루라도 빨리 근본적으로 이러한 경제적인 재앙을 대비하지 않고는 중산층이 문제가 아니라 국가적 재앙(災殃)을 피할 길이 없을 것이다.
둘째는 절제와 함께 과(過)소비를 없애야 한다. 한국의 소득(所得)은 2만 불인데,소비는 5만 불로 하고 있다. 우리는 외상으로는 소도 잡아먹을 정도로 도무지 실속 없는 부분들이 많다. 과소비(過消費)란 수입보다 지출이 많은 것을 말하므로, 부자들에겐 과소비란 맞는 말이 아니다. 다만 중산층이나 하류층들에게만 과소비가 있을 뿐이다.
능력은 없는데 있는 사람 흉내를 내는 모방(模倣)소비, 더 이상 기대할 것도 없는데 하는 마음으로 자포자기식의 소비가 문제라는 것이다. 과소비는 본질적으로 "나는 너와는 다르다"는 과시(誇示)욕에서 시작되지만 그 영향은 먼저 가정이 파탄되고, 사회가 불안하고 그리고 국가 경제력 약화로지 확대된다.
더불어 자원(資源)의 고갈과 각종 오염 물질의 배출로 자연이 파괴된다. 이 모든 피해보다 더 큰 해악은 국민들의 윤리(倫理)의식을 마비시키는 일이다. 나는 작년에 외국에서 10년을 살다 온 어떤 사람과 함께 다섯 명이 삼겹살집에 간 적이 있었다.
먼저 나는 5인분 시키자고 했더니, 그는 우선 3인분 시키고 나중에 보면서 주문하자고 했다. 그가 미국에 살면서 가장 먼저 놀란 것은 소비(消費)문화 행태였다고 한다.
그들은 몸에 밴 알뜰 정신으로 무슨 물건이든지 필요한 소량만 사지만, 그것도 할인쿠폰을 이용하고, 중고품은 대부분 주말벼룩을 이용하고, 자기가 안 쓰는 물건은 반드시 세일해서 판다. 그들은 이미 풍요(豊饒)를 경험했지만 그렇게 근검절약하는 것은경제를 떠나서 선진시민들의 내적(內的)자신감의 표현이었던 것이다.
가까운 일본(日本)은 어떤가. 오늘의 일본을 이룬 바탕은 저축과 소비행태에 있다고 말할 수 있다. 그들의 근검절약 의식은 국민 전 계층에 고루 퍼져 있어서, 우리처럼 졸부(猝富)가 판치니깐 중산층과 서민까지 덩달아 써대는 우리의 과소비 행태와는 근본적으로 다르다.
우리나라는 이미 무분별한 신용카드사용으로 개인 신용 불량자가 450만이 넘어섰고, 또 대부분 일본에서 수입하느라 매년 200억 달러 이상 무역적자(貿易赤字)에 시달리고 있는 형편이다. 그러므로 우리가 아시아 종이호랑이가 되지 않으려면,누구 보란 듯이 그렇게 과소비할 때가 아니라, 절약(節約)정신으로 통일 후유증까지 잠재운 독일처럼, 소금처럼 짠 일본인의 절약 정신을 우리 것으로 만들어야만 한다.
다음으론 실제적으로 자산(資産)을 축적해야 한다. ‘상류인생..’ 책에서는 지금 아니면 영원히 따라잡을 수 없다면서, 자본주의 시대에는 자본을 믿어라! 성냥팔이 소녀는 평생 부자가 될 수 없다! 모험 없이는 미래도 없다! 이제 한 우물을 팔 때다! 하면서, 위기의 중산층을 위한 자산 설계 가이드로 세 가지 마인드를 소개했다. 이렇게 돈은 뿌린 대로 거두기에, 어찌 보면 돈처럼 정직(正直)한 것도 없다. 하지만 사람은 물질적인 존재가 아니기에 돈만 축적해서는 안 된다.
내 영혼(靈魂)을 위해 축적해야 할 것이 있다. 인생을 밥 먹듯 세 부분(部分)으로 나눈다면, 먼저 태어나서 청년의 때까지 아침 인생을 살아가다가, 한 참 일하고 돈을 버는 발전과 성숙의 점심인생을 살아간다. 그리고 저녁인생은 이제 서서히 절대자 앞에 설 준비를 해야 한다. 아침과 점심때는 자산을 축적하는 일에 열정을 바쳤다 해도, 저녁때는 영적(靈的) 자산을 모아야할 때다.
그 분 앞에서는 결코 돈(money)이 자산이 아니다. 오히려 아침과 점심 때 외적 자산들을 어떻게 사용했는가가 중요하다. 그 분은 수입을 따지지 않으신다. 하지만 지출(支出)은 반드시 살펴보신다. ‘내가 여기 있습니다!’ 이렇게 준비하는 것이 저녁때 최고의 자산을 축적(蓄積)하는 일이다.
주여, 중산층(中産層)으로 사느냐 서민으로 사느냐, 당신 앞에서 이것이 무슨 의미(意味)가 있겠습니까. 육신의 삶을 위해선 우리는 양극화와 고령화라는 빙하기를 앞두고 철저히 준비(準備)하지 않고는 영원히 멸종할 수밖에 없듯이, 제 영혼도 저녁인생을 앞두고, ‘제가 여기 있습니다!’ 고백할 수 있도록, 늘 교만을 버리고 늘 깨어 인내(忍耐)하여, 소망 가운데 아침을 맞이할 수 있도록, 육적인 자산과 함께 영적인 자산도늘 축적(蓄積)하게 하소서.
한억만 목사 강릉포남교회 ponamch@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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