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의 창 / 흠 없는 사람 - 3
마음의 창 / 흠 없는 사람 - 3
  • cwmonitor
  • 승인 2009.11.1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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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약한 인간에겐 용서(容恕)란 애초부터 불가능한 일이기에 최소한 사람을 불쌍히 여길 줄 알아야만, 기쁠 때는 함께 웃을 줄 알고 슬플 때는 같이 울어 줄 수 있는 사람이 되어 노후(老後)와 죽음이 두렵지 않는 사람이 되는 법이다. 그러므로 이 땅에 일어나는 모든 일들은 불쌍히 여기 줄 아는 훈련(訓練)의 과정이라 할 수 있다.

셋째는 흠 없는 사람이 되기보다는 빚진 자의 심정으로 사는 것이 훨씬 낫다는 것이다. 검은 대륙의 성자라 불리는 슈바이처 박사는 20대에 이미 두 개의 박사학위를 받아 교수로 생활하던 중 아프리카 원주민들의 참상(慘狀)을 안 후, 6년 간 의학공부를 더 한 후 파이프 오르간과 안정적인 교수직 그리고 풍요로운 생활을 포기(抛棄)한 채 무작정 아프리카로 떠났다. 슈바이처는 자신이 누리는 환경을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이지 않고, 빚진 자의 심정처럼 늘 부담스럽게 여겨 홀로 떠났던 것이다. 빚은 반드시 갚아야 자유(自由) 할 수 있다. 로마시대에는 빚을 못 갚으면 자식까지 노예가 되었다. 내 시간, 마음, 지식, 건강, 생명까지 자신의 빚을 위해 전부(全部) 바쳐야만 한다.

적금을 위해 일한다면 보상(補償)을 생각해서 일을 해도 신이 나지만, 빚을 갚기 위해 일을 할 때는 피곤하기 이를 데 없다. 하지만 슈바이처가 말했던 빚은 누구에게 채무(債務)를 졌다는 의미가 아니라, 신에게 받은 사랑의 빚을 말한다.

이 작은 마음의 차이가 오늘도 천국(天國)과 지옥을 만들고 있다. 신을 믿지 않는다 해도 사람은 자신이 알지 못하는 수많은 이들로부터 많은 빚을 지며 살아가고 있다. 오늘 내가 존재(存在)하는 것은 부모와 형제, 그리고 수많은 사람들의 희생과 섬김이 있었기에 가능했지, 내가 잘나서 사랑받는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위대한 사람이나 성공(成功)했다는 사람들의 한결같이 빚진 자의 마음으로 살아갔기에 존귀함을 얻어 형통한 삶을 살았던 것이다.

하지만 빚진 자의 심정이 아닌 채권자 같은 마음으로 살아가는 교만(驕慢)한 사람은 적반하장 격으로 다른 사람들이 오히려 자신 때문에 살아간다고 생각하기에, 언제나 굳어있고 무감각(無感覺)하게 살아가기에 친구도 없고 여유도 없고 재미도 없이 살아갈 뿐이다. 아직도 나에게 목숨이 붙어있다는 것은 개인적(個人的)으로 할 일이 남아있어서가 아니라, 무엇을 하든지 빚진 자의 마음을 갖고 죽음 앞에 넉넉한 사람이 되도록 겸손하게 살라는 신의 은총(恩寵)임을 알아야 한다. 이런 자세로 살아가는 사람은 조금 흠이 있어도 조금 능력이 부족(不足)해도 어딜 가나 존경과 사랑을 받을 수밖에 없을 것이다.

행복(幸福)이란 다른 것이 아니다. 상대를 섬길 때 그가 기뻐하므로 내가 기뻐하는 것이다. 모든 빚은 갚아야 자유 하지만 사랑의 빚은 갚을수록 겸손(謙遜)과 감사(感謝)라는 열매를 맺으므로 더 큰 사랑의 열매를 맺게 하여 그 길만이 내가 받았던 사랑의 빚을 갚는 최선의 길이다.

주여, 저는 흠은 많지만 능력은 별로 없는 연약(軟弱)한 사람입니다.

그럼에도 이 못난 저를 부르신 당신의 뜻을 이제 조금씩 아주 조금씩 깨닫게 하시니 감사합니다. 그리하기에 날마다 자신을 바로 알아 사람들을 불쌍히 여길 줄 알고, 어떤 일이든지 빚진 자처럼 겸손하게 감사(感謝)한 마음으로 행하게 하소서.

한억만(피러한) 목사<강릉포남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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