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사우디 아람코 총재 "잉여생산능력 갖췄다…안정적 원유공급 가능"
<인터뷰>사우디 아람코 총재 "잉여생산능력 갖췄다…안정적 원유공급 가능"
  • 뉴시스
  • 승인 2009.12.02 17: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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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우디아라비아의 국영석유회사인 사우디 아람코(Saudi Aramco)의 칼리드 A. 알 팔리(Khalid A. Al-Falih) 총재는 2일 "아람코는 장기적으로 안정적인 원유공급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며 "안정적인 석유공급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지난달 28일 방한한 알 팔리 총재는 이날 오전 서울 그랜드하얏트 호텔에서 한국 언론들과 가진 인터뷰를 통해 "합리적인 가격이 형성되기 위해서는 안정적인 공급자가 있고 정부가 투기자본을 규제할 수 있어야 한다"며 이 같이 말했다.

그는 국내 정유사에 대한 한국 정부의 가격인하 방침과 관련 "전문가들이 정유사들의 재무제표를 본다면 폭리를 취하는 업종이 아니다라고 결론을 내릴 것"이라며 "한국 정유사들이 조금이라도 수익을 내고 있다는 것은 한국인들이 성실하고 헌신적으로 일했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아울러 그는 "최근 한국 회사들이 많은 공급 계약을 가져갔다"며 "한국의 회사들이 참여할 수 있는 충분한 자격을 갖고 있다고 생각하고, 한국 업체에 대한 믿음도 있다"고 한국기업에 대한 신뢰를 나타냈다.

다음은 알 팔리 총재와의 일문일답.

-최근 국제유가가 상승하고 있다. 향후 국제유가는 어느 수준으로 전망하고 있나. 또 석유가격은 어느 정도가 적정하다고 생각하나.

"가격은 시장에서 결정이 되는 것이다. 아람코가 큰 회사이긴 하지만 가격을 결정할 수 있는데는 한계가 있다. 아람코는 장기적으로 안정적인 원유공급이 될 수 있도록 하고, 가격 투기가 억제될 수 있도록 시장가격을 안정시키려는 노력을 하고 있다. 최근 하루 생산능력을 1200만 배럴로 확대했고 그 중 400만 배럴은 잉여생산능력으로 갖추고 있다. 이를 통해 안정적인 석유공급이 가능하다는 점을 시장에 알리고 싶다."

"과거에는 지금 당장 공급 물량이 부족하지 않음에도 가격이 오르는 경우가 있는데 그것은 잉여공급 능력이 없다는 선입견 때문이다. 지금 당장 수요가 늘 상황이 아니라는 것을 알고 있지만 잉여생산능력을 보여준 것은 시장이 불안해하지 않도록 메시지를 주자는데 목적이 있다. 가격은 시장에서 수요 공급간 밸런스에 의해 결정돼야 하는데 수년 간 투기자본 때문에 그런 연관관계가 깨지면서 가격의 등락폭이 컸다."

"앞으로 석유를 소비하는 사람이나 공급하는 사람이 합리적인 가격을 결정하기 위해선 두 가지가 필요하다. 첫째는 아람코 같은 안정적인 공급자가 잉여생산능력(400만 배럴)을 가져야 하는 것, 둘째는 각 국 정부가 투기자본을 규제할 수 있어야 한다. 유가에 대해선 아무도 전망하지 못할 것이다. 합리적인 수준으로 유가가 안정될 수 있도록 노력하고 그래야 생산시설 투자가 가능해질 것이다. 너무 가격이 올라가서 세계경제가 회복하는데 걸림돌이 되지 않도록 특히 한국과 같이 경제가 성장하고 있는 나라들에 큰 피해가 되지 않도록 하겠다. 안정적인 가격에 최선을 다함으로써 세계 경제에도 기여할 것이다."

-두바이 쇼크 영향은?

"그동안 경제위기와 금융위기는 세계 도처에 있어 왔다. 특히 경제 하강기에는 부동산 위주로 돼있는 국가의 경우 영향을 받기 마련이다. 사우디아라비아 같은 경우 금융과 부동산 시장이 탄탄하다. 아람코도 재무제표상 자산이 100% 부채는 0%이다. 두바이 위기에 사우디는 영향이 전혀 없다. 두바이 사태의 경우 (해당 국가에서) 신중하게 접근해서 해결하려고 하기 때문에 영향이 밖으로 크게 확산될 것 같지는 않다."

-탄소저감시대는 어떻게 대비할 것인가?

"아람코는 온실가스 감축 상황을 오랫동안 예의 주시해왔다. (온실가스 감축) 관련 담당자들은 합리적이고 실용적인 대책을 내놔야 한다고 생각한다. 앞으로 수 십년 간은 석유가 가장 사용하기 편리하고 지속가능한 에너지라고 생각한다. 석유가 주에너지원으로 자리를 잡을 것이기 때문에 석유 에너지 효율을 높이고 온실가스 줄이는 방안을 찾는게 제가 할 수 있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우선 아람코는 석유생산공장에서 나오는 온실가스를 회수해서 저장하는 시설(탄소회수장치)을 건설하는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이 시설이 완료되면 세계에 공개할 시점이 올 것이다. 이 프로젝트는 에너지를 실용적으로 사용하면서도 온실가스도 잘 관리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게 될 것이다. 또 적은 연료로 훨씬 더 많이 가는 자동차 엔진도 만들고 동시에 온실가스 양도 줄이고자 한다."

"장기적인 방안도 있다. 장기적으로는 태양열 발전에 투자할 것이다. 태양광은 앞으로 에너지원으로 역할을 담당하게 될 것이고 전세계에 에너지를 공급하는 한 축이 될 것이다. 이와 관련해 아람코가 주도해 사우디에 솔라 패널을 설치하는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또 킹 압둘라 과학기술 대학교(KAUST)에 최대규모의 태양열 연구센터를 갖고 있다. 여기서 하는 일은 태양광이 풍부한 사우디에서 효율이 높은 전력으로 확보해서 다른 국가에도 제공하고, 어떻게 수송할 수 있을까를 연구하는 것이다."

"아울러 일본에 있는 아람코의 투자회사인 '쇼와쉘'에 솔라 셀 설비를 확대하라는 주문을 했다. 그래서 현재 플랜트 2개를 건설했다. 사우디에도 그런 제조공장을 만들도록 추진하고 있다. 한국의 에쓰오일에도 다양한 기회를 추진해보도록 추천하고 있다. 태양열 등 사업성과 경제성이 있는 신재생에너지 사업을 검토해보도록 적극 권유하고 있다. 이는 이명박 대통령의 녹색성장 정책에도 부응하는 것이다."

"그러나 주된 에너지는 석유와 천연가스가 될 것이다. 석유와 가스를 청정한 에너지로 연료 효율을 높여가야 하지 않을까 싶다. 보충하면, 지금 당장 그런 계획은 없지만 지난해 서울대학교 자동차엔진연구센터를 방문했는데 참 잘 돼있었다. 회사의 R&D 센터와 서울대와 협력을 많이 하도록 노력할 것이다. 일본 회사와 에쓰오일이 협력을 해서 솔라 셀 기술을 한국에 도입하라고 제안하고 싶은데 결정은 본인들이 해야 한다. 다른 주주들도 있고 이사회도 있고 경영진이 판단해서 사업성을 고려해 결정할 일이다. 여러 곳의 아람코 자회사들간 신재생에너지관련 자체적인 노하우나 기술을 공유해서 윈윈할 수 있길 바란다."

"사우디 전체적으로는 이 기술(적은 연료로 훨씬 더 많이 가는 자동차 엔진)을 상용화하려는 야심찬 계획이 있다. 이 프로젝트에 한국 기업들도 참여를 했으면 좋겠다 차세대 자동차엔진을 개발하는 것이다. 중동시장이 아니라 전 세계에 팔 수 있도록 할 것이다 한국의 자동차 회사들이 갖고 있는 노하우를 잘 활용했으면 좋겠다."

-한국에서 투자 제안을 받은 것은 있나.

"그런 제안을 받은 적은 없다. 한국에서는 에쓰오일에 많이 투자한 상태다. 미래성장 동력으로 석유화학쪽으로도 설비를 확대하라고 독려하고 있다. 현재 건설중인 온산공장확장 프로젝트(아로마틱 공장)이 완공되어 석유화학제품이 생산되게 되면 해외에 수출을 통해 한국 경제에도 기여할 것이다. 에쓰오일이 미래성장전략을 논의하고, 녹색성장의 시대에 기회를 잡았으면 좋겠다. 따라서 아람코는 에쓰오일이 계속적인 투자를 하도록 지지하고 있다. 우리는 한국 투자가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금융위기 터졌을 때 내부적으론 세계각 지역의 자회사에 투자한 것들을 철수해서 현금을 확보하자는 의견도 있었지만 거부했다."

"주요 고객사들인 한국에 있는 다른 정유회사들에게도 얘기하고 싶은 것이 있다. 올해와 내년에 시황이 안 좋을 것이다. 위기상황이지만 머지않아 회복될 것이고 아람코도 안정적인 석유공급자로서 역할을 다하면서 한국 회사들과 함께 할 것이다. 사우디에선 많은 건설사업들이 진행되고 있는데 한국 기업들이 많이 참여하고 있고 앞으로도 그렇게 될 것이다. 최근 공급 계약이 나왔는데 한국 회사들이 많이 가져갔다."

"앞으로 수년간 새롭게 나올 공급 계약의 전체 금액이 1000억 달러는 넘을 것이다. 그런 사업에는 석유정제 시설, 석유화학 시설도 있고, 아람코과 주도할 SOC(건설프로젝트)도 있다. 여기엔 한국의 회사들이 참여할 수 있는 충분한 자격을 갖고 있다고 생각하고, 한국 업체에 대한 믿음도 있다. 굵직한 건설프로젝트에 기업들이 참여하는 과정에서 하청업체들도 참여하게 될 것이고, 그러면 수만개 수십만개의 일자리가 창출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한국을 방문한 목적은 무엇인가?

"첫번째 방문 목적은 석유사업을 위해서다. 에쓰오일에서는 투자가 진행되고 있고 SK에너지, GS칼텍스 등은 우리의 중요한 고객이다. 현재도 한국에 원유수입의 30% 공급하고 있는데 한국 정유사들에겐 원유 공급 늘릴 수도 있다. 고객사가 아닌 현대오일뱅크에도 공급할 생각도 있다. 한국 고객사들은 아주 중요한 기업들이고 그 동안 아람코는 안정적인 공급자로 역할을 해왔다고 생각하고 있다. 앞으로도 교류를 확대하고자 한다."

"두번째는 이미 언급한 건설프로젝트들(ENC)과 관련해서이고, 셋째는 교육과 R&D 강화하기 위해 온 것이다. 아람코는 지식의 가교 역할을 하고 싶은 생각이 있다. 현재 서울대와 카이스트와 돈독한 관계를 맺고 있다. 현재 72명의 사우디아라비아 대학생들이 한국의 대학교에서 있는데 앞으로 더 확대할 생각이다. 석유를 효율적이고 깨끗하게 사용하는 기술들에 대해서도 공동으로 연구할 수 있을 것이다. 진정한 최고의 천연자원은 인적자원이며, 젊은이야말로 궁극적인 재생가능에너지(Renewable Energy) 라고 부를 수 있다."

-한국 정부는 정유사들이 폭리를 취한다며 가격 인하를 위해 압박하고 상황인데 어떻게 생각하는가?

"정유사들이 재무제표를 본다면 마진이 얼마인지 금방 알 수 있다. 전문가적인 입장에선 폭리를 취하는 업종이 아니다라고 결론을 내릴 것이다. 문제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 일반인들의 선입견이다. 일반들의 시각이 달라질 수 있도록 언론이 도와줘야 한다. 정유업은 투자 싸이클이 긴 업종이다. 투자 즉시 바로 이익이 나는게 아니기 때문에 장기간의 투자가 필요하다. 다만 한국 정유사들이 조금이라도 수익을 내고 있다는 것은 한국인들이 성실하고 헌신적으로 일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한국을 방문한 느낌은?

"한국 방문기간 동안 한국의 자연과 경제발전 모습도 인상 깊었지만 무엇보다도 한국사람들의 헌신, 애국심, 자부심 등 한국인들의 가치와 문화에 깊은 감명을 받았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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