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천만 인근 지역에서 전봇대를 제거하고 경관농업을 시행한 결과, 월동하는 두루미가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6일 전남 순천시에 따르면 1996년 순천만에 70여마리가 처음 월동한 이래 2006년 219마리, 2007년 229마리, 2008년 339마리, 올해 12월에는 350마리가 순천만을 찾았다. 이는 1996년보다 5배나 증가한 수치다.
그 동안 순천시는 2007년부터 두루미와 철새를 보호하기 위해 순천만 주변의 전봇대를 없애고, 경관농업, 무논 조성 등의 정책을 펼쳐왔다. 또 철새지킴이 활동, 농경지내 일반 관광객 진입차단, 차량불빛차단 울타리 설치, 환경위해시설 제거 등 안정적인 서식지와 월동환경을 조성하기 위한 활동도 펼쳤다.
순천시 관계자는 "순천만의 흑두루미는 보통 월평균 기온이 가장 낮은 1, 2월에 가장 많이 관찰된다"며 "내년 1월에는 400마리 이상의 두루미가 월동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지난 10월28일 순천만에 첫 도래한 70여마리의 흑두루미 무리 속에서 노란색의 가락지를 찬 흑두루미가 발견돼 일본 이즈미시에 월동하는 흑두루미가 분산됐을 가능성도 나오고 있다.
일본 이즈미시는 전세계 흑두루미의 90%가 집중하는 곳으로 조류독감이 유행할 경우 흑두루미가 대부분 절멸할 수 있으므로 현재 월동지역을 분산하는 정책을 펴고 있다.
전문가들은 "순천만에서 노란색 가락지를 낀 두루미를 비롯해 월동하는 개체군이 증가한 것은 일본 남부에 집중됐던 흑두루미의 월동지가 순천만 등 우리나라 남부지역으로 분산될 수 있다는 증거"라고 전망했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