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안기름사고 2주년 " 아직 끝나지않은 재앙"
태안기름사고 2주년 " 아직 끝나지않은 재앙"
  • 김종익 기자
  • 승인 2009.12.07 11: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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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태안기름사고 2주년, " 아직 끝나지않은 재앙"

 7일로 충남 태안 기름유출 사고 2주년을 맞는다.

주민들은 "태안 기름사고 2년이 되었지만 배·보상이 늦어져 그때의 악몽이 주민들의 가슴에 대못을 박은 채 남아있다. 지금까지 배·보상이 이뤄지지 않아 아직 끝나지 않은 재앙"이라고 말한다.

당시 태안 기름사고는 유조선에 적재돼 있던 원유 1만2547㎘가 바다로 유출돼 순식간에 태안군을 비롯해 충남 6개 시·군 30개 읍·면·동지역 해안 70.1㎞, 해수욕장 15곳, 도서 59곳 등에 큰 피해를 입혔다.

특히 굴, 김, 전복, 미역 양식장 820곳(1만5039㏊)과 조피볼락, 넙치 등의 육상 종묘시설 81곳(248㏊)이 직격탄을 맞았다.

또 일반음식점 4067곳, 콘도·숙박업소 1092곳 등도 덩달아 피해를 입었다.

지금은 피해지역에 많은 노력을 기울여 복구돼가고 있지만, 바다환경이 변해 어획량이 줄어든 데다 피해지역 주민들의 배· 보상이 늦어지고 있다.

태안 선주협회 이광성 회장은 "유류사고 후 바다에 떠있는 기름을 제거하려고 200억 원 어치의 유화제를 바다에 마구 뿌려 생태계가 변하고 먹이사슬이 끊겨 꽃게, 해삼, 멍게, 우럭, 도다리 등이 자취를 감췄다"고 주장했다.

그는 "김 파래 등의 해조류와 잘피, 새우말 같은 해초류도 절반 가까이 줄어들었고, 갯벌 퇴적물 속의 기름 성분이 현재도 많이 남아 있어 맨손어업 어민들이 손을 놓고 있다"고 말했다.

이 회장은 또 "겉으로 보이는 바다는 깨끗해 보이지만 바다 속이 모두 황폐화돼 태안 연안에서 고기가 잡히지 않고 있다. 그 원인을 규명해줄 것을 태안군, 충남도, 국토해양부에 요구했으나 신통한 답변을 들을 수 없다"고 말했다.

어민들도 "태안 앞바다가 청정 해역으로 복원돼 고기가 많이 잡히고 있다는 일부 언론 보도는 사실과 다르다. 태안 연안은 이미 고기가 씨가 말랐고 경기도, 남해, 먼 바다 등에서 올라오는 고기가 수협 위판장을 통해 거래돼 수협의 어획물 집계량이 태안의 어획량으로 오인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러한 가운데 어민들이 국제유류오염보상기금(IOPC) 등에 신고한 피해건수는 7만969건, 배상금 지급청구를 위한 주민신고건수는 6만4784건이며 액수로는 1조375억8700만원이다.

일부 주민들이 생업을 포기한채 하루하루 배상금 지급을 기다리고 있는데도 IOPC가 실사 등을 통해 배상금액을 산정한 것은 고작 전체 신청건수의 2%, 1463건(71억8400만원)에 불과하다.

배상금을 지급한 경우는 신청건수의 1%에도 미치지 못하는 589건(66억5800만원)에 그치고 있다.

배상금 지급이 늦어지는 이유는 피해신고의 70% 가량인 4만8748건이 손해입증자료 구비가 어려운 맨손어업이기 때문.

IOPC의 엄격한 증거주의가 피해배상을 늦추는 요인이 되고 있고, 정부와 IOPC간 피해 인정 여부를 둘러싼 이견이 팽배하다.

관계자는 "맨손어업은 영수증 거래를 하는 경우가 많지 않아 증빙서류를 갖추는 게 쉽지 않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맨손어업 주민들은 사고 발생 2년 째 애를 태우고있다.

지난 2008년 기름사고 1주년때 관계기관은 "현재 피해 조사율이 70%정도로 내년 초께 조사가 끝나면 피해액 청구도 본격적으로 이뤄질 것"이라며 "피해조사 일정이 정상적으로 진행될 경우 늦어도 2009년 3월이면 피해 보상이 마무리 될 것"이라고 말했지만 현재까지 이렇다할 배상이 이뤄지지 않아 공염불이 됐다.

진태구 태안군수는 "주민들의 피해는 수조원에 달하는데 IOPC의 피해 산정액은 6030억원 안팎에 불과하다. 가해자인 삼성은 56억원만 책임진다고 주장하는데 정부와 삼성은 실질적인 배 보상을 책임져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충남 기름유출 피해지역인 서산시. 태안군, 홍성군, 당진군, 보령시 서천군 등 주민들과 단체장들도 태안 기름유출 2주년을 맞아 IOPC와 정부, 삼성측에 피해보상을 요구하며 이를 조속히 해결하라는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관련사진 있음>

【태안=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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