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예술인들, 용산참사 기록하다
문화예술인들, 용산참사 기록하다
  • 이재훈 기자
  • 승인 2009.12.07 1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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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금 내리실 역은 용산참사역입니다'

 “시를 읽는 일이 한가롭다는 생각 때문에 용산 이야기를 하는 것이 아니다. 모든 좋은 시는 절박하고 또 정치적이다. 새해 벽두에 가장 참혹하고 치명적인 시는 시집이 아니라 용산에 있었다.”(문학평론가 신형철 ‘용산, 참혹하고 치명적인 시’ 중)

‘지금 내리실 역은 용산참사역입니다’는 시인, 소설가, 문학평론가, 사진가, 화가, 만화가 등 여러 장르의 문화예술인들이 용산참사를 기록하고 기억한 책이다. 지난 6월 자발적으로 모인 문인 192명이 결성한 ‘작가선언 6·9’가 엮었다. 문화예술인 50여명이 시와 산문, 사진, 그림, 만화 등으로 용산참사 희생자들을 추모하고 처참한 현실에 대한 울분과 분노를 토한다.

“나는 다시 선언한다. 오늘, 대한민국 사람들이 용산의 죽음을 이토록 무심하게 대한다면, 용산의 죽음에 대해 아무 행동도 하지 않는다면, 대한민국에서 누구도 정의를, 민주주의를 입에 올릴 수 없다.”(소설가 공선옥 ‘지금 당장 용산으로 가야한다’ 중)

“이것은 정말 거꾸로 된 세상, 이상한 나라의 황혼이 짙어지면 미네르바의 부엉이는 날기 시작하고 지금 집이 없는 사람들은 어떻게든 죄를 지어 겨울이 더 깊어지기 전에 서둘러 촛불을 들고 어두운 감옥으로 가리라. 감옥 밖이 차라리 감옥인 세상이기에.”(시인 정희성 ‘물구나무서서 보다’ 중)

소설 ‘난장이가 쏘아올린 작은 공’의 조세희(67)씨는 “오늘 바로 이 땅에서 행복해하는 사람은 도둑이 아니면 바보일 것”이라며 “이 책은 이성의 힘으로 캄캄한 죽임의 시대를 증거 하려는 젊은 작가들의 생생한 양심의 기록”이라고 추천한다.

용산참사는 지난 1월20일 서울 용산4구역 철거민 40여명이 한강로 남일당 건물 옥상을 점거하고 농성하다가 경찰 진압 과정에서 대형 화재가 발생, 철거민 5명과 경찰특공대원 1명이 사망하고 23명이 크고 작은 부상을 입은 사건이다. 사고당시의 폭력 문제, 용역 직원, 안전 대책, 과잉 진압 여부 등에 대한 논란이 끊이지 않았다. 용산참사 유족들은 고인들에 대한 명예회복, 사건의 진상규명 등을 정부에 요구했다. 고인들의 장례는 아직 치러지지 않고 있다.

‘작가선언 6·9’는 8일 오후 용산4가 참사현장에서 출간 기념행사 ‘다시, 이것은 사람의 말’을 연다. 책의 판매수익금은 용산참사 추모 기금으로 쓴다. 1만6000원, 424쪽, 실천문학사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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