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TO사무총장 “보호무역주의 압력 최소 1~2년 더 지속”
WTO사무총장 “보호무역주의 압력 최소 1~2년 더 지속”
  • 박준호
  • 승인 2009.12.07 16:3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파스칼 라미(Pascal Lamy) 세계무역기구(WTO)사무총장은 7일 "보호무역주의 압력이 최소한 1~2년 더 지속될 것"이라고 밝혔다.

파스칼 라미 사무총장은 이날 한국무역협회가 '위기 이후의 새로운 국제무역질서'를 주제로 개최한 국제컨퍼런스에 참석해 "앞으로 WTO는 무역정책관련 모니터링을 계속 진행하고 보호주의 압력이 있는 한 계속해서 모니터링을 계속할 것"이라며 "최소한 보호주의 압력은 1~2년 더 계속 될 것"이라고 했다.

그는 "다자주의 시스템이 스트레스 테스트를 받게 됐다. 중대한 시험을 맞게 됐는데 보호주의조치를 요구하는 압력이 계속 나오고 있다"며 "당장 국내경제에 있어서 도움이 될 것이란 착각이 있기 때문에 이런 압력이 빠른 시일내에 없어지지 않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어 "오히려 실업률이 악화되면서 보호무역주의가 더 나올 것이다. 실업률이 증대하면서 무역불균형이 증대함으로써 1980년대 당시에도 보호주의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한층 힘을 받았다"며 "이는 역설적으로 아이러니를 보여준다. 이러한 경제불균형은 무역이 아닌. 거시경제의 불균형에서 발생하는 것"이라고 했다.

다만 라미 사무총장은 "매우 건실한 글로벌 무역시스템이 존재했기 때문에 보호주의를 억제하는데 도움을 받을 수 있었다"며 "일부 보호무역으로 인한 글로벌 무역이 받는 영향은 1% 미만이다"라고 덧붙였다.

한편 라미 사무총장은 "(글로벌금융)위기발생 이후 각국정부와 국제사회가 제대로 대처했지만 전 세계 교역량은 10% 이상 줄어들 것"이라며 "한동안 볼 수 없었던 케이스다. 아마도 수요와 공급이 줄었기 때문에 그런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세계 교역량 약 10% 수축은 2009년도 평균 예측수치일 뿐 확정된 수치는 아니다. 전 세계적으로 보면 상반기에는 많이 줄었고, 하반기에는 안정이 되면서 나아지는 것 같다"며 "지금 이렇게 교역이 수축이 된 것은 유럽연합이나 일본의 수요가 감소했기 때문이고 한국이나 아시아는 다른 지역에 비해서 상대적으로 상황이 괜찮았다"고 전했다.

라미 사무총장은 "아직 2010년도 예측치는 안 나왔지만 합리적으로 봤을 때 2009년 대비 교역량은 증가할 것"이라며 "전 세계적인 교역량이 줄어든 데에는 크게 3가지 원인이 있다. 가장 큰 원인인 90%는 각 국가의 경제가 수축됐기 때문이고 그 다음 9%는 무역금융이 충분히 이뤄지지 않은 점, 나머지 1%는 보호주의 때문이다"라고 평가했다.

그는 향후 WTO의 중점추진 분야에 대해 "우선 무역정책관련 모니터링을 계속 진행하겠다"며 "보호주의 압력이 있는 한 계속해서 모니터링 할 것이다. 철저하게 감시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경기가 수축되면 교역량은 줄게 되고 무역금융이 향상이 됐다고 보지만 보호주의 관련해서 WTO는 계속해서 감시자 역할을 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이어 두 번째 역점을 두게 될 분야로 2010년 도하라운드 타결을 중요한 목표로 설정했다.

"현재 상황을 감안할 때 도하라운드는 회원국간에 정치적으로 적극적인 노력이 필요하다. 최종적인 목표를 향해서 달려가고 있기 때문에 특히 G20국가들 사이에서 정치적인 여러 가지 활동들이 있어야 할 것"이라며 "2010년까지 도하를 타결할 수 있을 것인가와 최종 상황이 어떤 식으로 진행될지 여부는 내년 1분기 말이 되어야 알 수 있을 것 같다"고 그는 내다봤다.

라미 사무총장은 특히 WTO가 추구하는 다자주의가 점점 희석되면서 지역(국가)간 자유무역협정이 활발해진 추세에 대해서는 경계의 목소리를 나타냈다. 다자주의 틀이 훼손될 가능성이 높아짐에 따라 일각에서 제기한 WTO 역할 무용론을 의식한 발언으로 풀이된다.

라미 사무총장은 "쌍무적인 협정이 늘어난 건 사실인데 각 국가들이 발전하면서 이런 협력을 체결할 수 있는 능력이 커졌기 때문"이라며 "그리고 또 이러한 쌍무협정 같은 경우에는 다룰 수 있는 범위가 굉장히 한정돼있다"고 말했다.

“이러한 쌍무적인 협정을 통해서는 비관세장벽, 반덤핑, 보조금 등의 문제를 해결할 수가 없다. 무역에 대한 관세가 줄어들면서 (상대적으로)비관세장벽이 더 높아질 수 있는데 그 부분에 대해서는 쌍무적인 협정을 통해서 해결할 수 있는 게 아니고 다자적인 협상을 통해서 해결할 수 있다"는 주장이다.

또 "빈곤국의 입장에서 보면 미국, 유럽, 한국과 같은 국가들과 쌍무적인 협정을 체결하기 보다는 다자적인 협정을 체결하는 것이 공정하게 진행될 수 있다고 본다"며 " 아시아개발은행 부속 연구소에서 흥미로운 보고서에 따르면 아시아 기업들이 쌍무적인 협정을 활용하는 빈도가 40% 이하인데 원산지규정처럼 복잡한 규정이 있기 때문에 잘 활용을 못하고 있다"며 애써 평가절하 했다.

라미 사무총장은 경기회복세에 따른 출구전략 시행에 대해서는 국제공조의 필요성을 지적했다.

그는 "미국이나 EU같은 경우는 경기가 과열이 아니라 언더히팅이고 아시아는 오버히팅이다. 지금 EU와 미국의 금융기관들이 디레버리징을 하게 되고 회복속도가 늦출 것은 확실하다고 본다. 반면 중국이나 아세안 국가들, 한국과 호주는 그러한 문제가 없기 때문에 패턴이 다르게 나타난다"며 "출구전략 같은 경우엔 국가들마다 상황이 다르기 때문에 따로 진행해야하겠지만 금융위기에 맞춰서 (정책을)조율한 것처럼 출구전략을 G20을 통해서 조율이 이뤄져야 한다고 본다"고 입장을 밝혔다.

▲ 기조연설하는 파스칼 라미 WTO사무총장(사진=무역협회 제공)

【서울=뉴시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서울특별시 종로구 김상옥로 17(연지동) 대호빌딩 신관 201-2호
  • 대표전화 : 02-3673-0123
  • 팩스 : 02-3673-0125
  • 청소년보호책임자 : 임종권
  • 명칭 : 크리스챤월드리뷰
  • 제호 : 크리스챤월드리뷰
  • 등록번호 : 서울 아 04832
  • 등록일 : 2017-11-11
  • 발행일 : 2017-05-01
  • 발행인 : 임종권
  • 편집인 : 임종권
  • 크리스챤월드리뷰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크리스챤월드리뷰. All rights reserved. mail to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