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화작가 박은자. 그의 순수함을 아는데는 그리 많은 시간이 필요치 않다.
그저 평범하게 보이는, 정많은 우리네 이웃집 아줌마같은 그는 동화를 쓸 수 있는 충분히 아름다운 영혼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다.
아이들과 함께 뒹굴고 사는 것이 본업인지는 몰라도 그에게는 아이들에게만 있는 풋풋한 풀내음이 난다. 그런 풋풋한 풀내음으로 작가 박은자는 자신의 두 번째 동화집 ‘너를 만나서 정말 기뻐’(크리스챤신문사)를 냈다.
어린이와 어른이 함께 읽는 동화라는 부제를 달고 있는 이 책은 어른들에게도 동심의 세계에 빠지게 하는 마력(?)을 가지고 있다. 아울러 ‘너를 만나서 정말 기뻐’는 본보가 주최하는 제20회 크리스챤신인문예상 수상작이기도 하다.
목회자 사모이기도 한 작가는 문학을 전공한 이답게 글쓰기에 있어 긴 호흡을 갖고 있다. 처음 그의 원고를 본 것은 응모 작품으로 제출한 ‘너를 만나서 정말 기뻐’다. 작품원고를 받았을 때 일반 다른 응모작보다 많은 분량의 긴 내용에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응모작으론 호흡이 긴 장편이었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그의 작품을 읽어 갈 때 단순한 ‘얘기거리’가 아니었다. 한 편의 동화 수준을 뛰어 넘어선 문학성이 짙은 작품이었기 때문이다. 대개 동화 속에는 어린이같은 동심이 들어가기 마련이기만, ‘너를 만나서 정말 기뻐’는 ‘어린이의 동심’이 아니라 태초의 인간이 지니고 있었던 ‘풋풋한 동심’이 넘쳐 났던 것이다.
아마도 인간의 심성에 이런 ‘깨끗함’이 있다는 것에 놀라기도 하지만 그보다 더 강렬한 감동은 생명의 비밀보다 더 어려운 ‘영혼의 비밀’을 발견할 수 있다는 점이다.
그의 동화 속에는 마치 에덴동산, 혹은 예수 그리스도의 사랑이 깔려 있는 행복의 나라가 아닌가 생각이 들 정도다.
현대인은 복잡한 인간관계 속에서 다양한 심성을 갖게 마련이다. 타고난 본래의 맑고 청초한 이슬 같은 마음을 지니고 살아간다는 것은 어쩌면 불가능한 상상일 수 있다. 그러나 박은자 사모의 작품은 아직 그 어떤 동화에서도 볼 수 없었던 청초한 풀잎의 향기를 풍겨준다.
심사위원들도 이와 같은 작가의 작품 세계에 대해 찬사를 아끼지 않았던 것을 기억한다.
보통 사람들은 동화를 읽으면서 일상적인 상상에서 벗어난 또 다른 이상의 세계를 꿈꾸지만 박은자 사모의 동화는 너무 한 쪽에 치우침 없이 이상과 현실이 완전하게 조화를 이루고 있다.
이런 점에서 그의 작품을 읽다보면 인간의 내면에 숨겨진 순수한 본성이 어떤 것인지 스스로 느끼게 해주고 있다. 행복한 삶의 맛이라든가 혹은 모든 현대인들의 궁극적으로 이루고 싶은 행복의 맛이 무엇인지 그의 동화 속에서 생생하게 맛볼 수 있다.
그래서 그의 작품의 매력은 목마른 사람들에게 맑은 샘물로 데려다 주는 환희와 감동이다. 예수 그리스도의 순수함을 만나고자 하는 독자라면 박은자 사모의 동화 속으로 한 번 들어가 보자.
박은자 사모의 작품집으로는 신앙수기 ‘쉿! 어쩌면 예수님일지 몰라’, 그림동화 ‘풀이 된 흑장미’가 있다. 현재 계간 ‘민중과 신학’에 선한 사람들의 이야기와 교회 탐방기를 연재하고 있으며, 계간 ‘샘’에서 영성을 글을 쓰고 있다.
조희섭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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