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밥·꼴린대로…설경구, 깨친 고승이로소이다
통밥·꼴린대로…설경구, 깨친 고승이로소이다
  • 윤근영 기자
  • 승인 2009.12.11 15:0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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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용서는 없다' 배우 설경구

 “꼴린대로 하자”는 연기 철학으로 “통밥”을 굴리며 1000만 영화를 일궈냈다. 그것도 ‘실미도’, ‘해운대’ 두 편씩이나.

영화배우 설경구(41)가 말한다.

“1000만이 된 건 운이 좋은 거겠죠. 저 때문에 1000만이 됐겠어요. 1000만 영화에 참여를 한 배우인 것이고, 거기에 조금의 내 몫이 있었겠죠. 제가 1000만을 이끌었습니다 하면 미친 놈, 하지 않을까요?”

어찌보면 해운대는 단순무식이 통한 결과다. 그리고 퍼즐 조각처럼 딱딱 맞아 떨어졌다. “대한민국에서 물CG, 불CG가 제일 어려운데 그걸 해본 감독도 아니고 느닷없이 쓰나미CG를 해보겠다고 나섰는데, 그걸 CJ란 회사에서 미친 거 아냐? 하지 않고 알아보자고 했던 것, 그런 무모한 영화에 나도 참여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서 나중에 책(시나리오)을 받았다”는 경위다.

두 차례나 관객 1000만명을 돌파한 베테랑이니 이제는 감이 올 법도 하건만 설경구는 “안 와요. 통밥이예요”라며 웃는다. “아직까지 감은 없어요. 내가 재미 없으면 안 하고 내 맘인 거죠.”

연기 철학마저도 자유분방하다. 연기 잘하기로 정평난 설경구의 연기 노하우는 “꼴린대로 하자”다. 후배들이 물을 때도 같은 대답을 해준다. “너 꼴린대로 해”라고…. “저는 후배들에게 이렇게 해보자 저렇게 해봐라 이런 적 한 번도 없어요. 재료가 다르고 살아온 것도 다른데요. 네가 할 때는 네 방식대로 하라고 하죠. 다 개성들이 있는데 내 것을 왜 강요하느냐 말이죠.”

소싯적 선배들에게 데인 경험이 있는 것처럼, 설경구의 설파는 체험에 따른 각성인 것만 같다. 알고보니 “주위에서 그런 모습을 보긴 했다”고 한다. 체험담을 방불케하는 목격담, 설경구가 연기를 잘하는 이유가 뭔지를 왠지 알 것 같다.

‘연기파 배우’라는 수식에는 좋지도 싫지도 않은 표정이다. 꽃미남파, 연기파, 몸짱파로 구분했을 때 설경구는 “몸짱과 꽃미남이 아니니까 연기파인가보죠”라고 답을 내린다.

같은 연기파 배우 김명민(37)을 어떻게 생각할까. ‘역도산’으로 26㎏를 찌운 설경구, ‘내 사랑 내 곁에’로 20㎏를 감량한 김명민에게서 발견되는 공통점이다. 설경구는 일단 “명민이?”라며 친밀감을 높인 다음 “너무 몇 킬로 쪘냐 뺐냐에 관심이니까 노력이 살에 묻힌 거죠. 그 배우가 살뿐 아니라 연기를 위해 노력한 게 묻혀진 것”을 안타까워한다.

‘박하사탕’ 김영호, ‘오아시스’ 홍종두, ‘공공의 적’ 강철중 캐릭터가 가장 기억에 남는 설경구다. 시리즈로 제작되고 있는 강철중을 두고는 “박수칠 때 떠나고 싶다”는 의미심장한 말도 던진다.

그리고 설경구의 통밥 행보는 ‘용서는 없다’로 이어진다. 딸을 구하기 위해 사투하는 부검의 역이다. “책(시나리오)을 보고 잔상이 남았다”는 설경구는 오랜 잔상과 긴 여운으로 관객에게 다가갔으면 한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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