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명숙 체포영장' 깊어지는 검찰의 고민
'한명숙 체포영장' 깊어지는 검찰의 고민
  • 정재호
  • 승인 2009.12.16 10:3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검찰이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를 받고 있는 한명숙 전 국무총리에 대한 체포영장 청구여부를 두고 고심을 거듭하고 있다.

이 사건을 수사 중인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부장검사 권오성)는 한 전 총리에 대한 체포영장 청구 여부를 두고 논의를 거듭하고 있지만 현재까지 뚜렷한 방침을 정하지 못한 것으로 15일 알려졌다.

실제로 이날 수사를 실질적으로 진행하고 있는 권오성 특수2부장과 김주현 3차장 검사는 향후 수사 방향을 놓고 노환균 서울중앙지검장과 전날에 이어 회의를 가졌다.

회의에서는 확실한 증거를 확보했으니 강제수사를 진행하자는 수사팀의 '강경론'과 체포영장의 실효성에 의문을 가진 수뇌부의 '신중론'이 팽팽히 맞섰던 것으로 전해졌다.

강경파는 실제로 체포가 이뤄지지 않더라도 정당한 법집행을 시도해야 한다는 원칙론에 근거해 주장을 펼치고 있다. 곽영욱 전 대한통운 사장에게 "공기업 사장 선임 청탁과 함께 한 전 총리에게 5만달러를 건넸다"는 진술을 확보한 이상, 직접 조사는 필요하다는 것이다.

또 체포가 되지 않더라도 검찰은 적어도 '명분'을 취할 수 있고, 동시에 한 전 총리 측이 주장하는 것처럼 허술한 수사가 아님을 간접적으로 알릴 기회가 될 것이라고 보고 있다.

이외에도 검찰이 체포영장을 청구하지 않는 모습은 자칫 국민들의 의구심을 더 증폭시킬 가능성이 높다는 지적과 함께 골프장 로비 의혹과 관련, 이미 소환조사를 받은 한나라당 현경병 의원과의 수사 형평성을 제시, 강제수사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이같은 논리에 난색을 표하는 측은 체포영장이 발부되더라도 강제구인을 통한 수사가 어렵다는 지점에서 고민을 시작하고 있다. 실제로 야권은 이날 '이명박 정권의 정치공작분쇄 범민주세력 규탄대회'를 개최하는 등 한 전 총리에 대한 검찰 수사에 강력히 반발하며 당력을 집중하고 있다.

때문에 현실성이 떨어지는 체포영장에 집착하지 말고 불필요한 정치논란도 사전에 차단하자고 주장한다. 특히 한 전 총리가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 측의 대표성을 지니고 있는 인물이라는 점에 주목, 영장 청구 자체로 여론의 후폭풍을 맞을 가능성도 우려하고 있다.

이처럼 한 전 총리에 대한 검찰의 고민은 깊어지고 있지만, 검찰은 상황을 길게 끌지 않고 이르면 이번 주 중 한 전 총리에 대한 영장 청구여부를 확정할 것으로 알려졌다.

향후 검찰은 체포영장 청구여부와 관계없이 한 전 총리의 수수액이 5만달러로 상대적으로 소액인 점, 개인적으로 유용했을 가능성이 낮은 점 등을 감안, 피의자 조사 없이 불구속 기소할 방침인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 관계자는 "(한 전 총리에 대한 검찰의 고민은) 혐의 입증에 자신이 없어서가 아니다"며 "향후 수사를 지켜보면 자연스럽게 사건의 전말을 알게될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검찰은 전날 오전 9시까지 한 전 총리에게 검찰청에 출석해 줄 것을 요구했지만, 한 전 총리는 11일 1차 출석 요구에 이어 재차 출석하지 않았다.

이에 수사팀 관계자는 "공개적으로 (한 전 총리가) 소환에 응하지 않겠다고 밝혔기 때문에 소환하는 게 큰 의미가 없지 않냐는 생각"이라며 3차 소환 통보 없이 수사를 진행할 것임을 분명히 했다.

특히 "(한 전 총리의 출두 거부와 관계없이) 검찰은 법 절차에 따라 일할 것"이라며 "(향후 수사 방향에 대해) 여러 가능성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혀 강제수사 가능성도 내비췄다.

검찰에 따르면 한 전 총리는 총리 재직 시절인 2007년 초께 곽영욱(69·구속기소) 전 대한통운 사장으로부터 한국발전공사 사장직에 대한 인사청탁과 함께 5만달러를 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서울=뉴시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서울특별시 종로구 김상옥로 17(연지동) 대호빌딩 신관 201-2호
  • 대표전화 : 02-3673-0123
  • 팩스 : 02-3673-0125
  • 청소년보호책임자 : 임종권
  • 명칭 : 크리스챤월드리뷰
  • 제호 : 크리스챤월드리뷰
  • 등록번호 : 서울 아 04832
  • 등록일 : 2017-11-11
  • 발행일 : 2017-05-01
  • 발행인 : 임종권
  • 편집인 : 임종권
  • 크리스챤월드리뷰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크리스챤월드리뷰. All rights reserved. mail to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