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텅 빈 요람’ (필립 롱맨 지음·민음인 펴냄)

저출산·고령화 현상이 세계를 휩쓸고 있다. 특히, 우리나라의 출산율은 올해 1.22명으로 세계 최저 수준이다.

미국의 인구문제 전문가이자 싱크탱크 뉴 아메리카 재단의 선임 연구원인 필립 롱맨은 ‘텅 빈 요람’을 통해 저출산, 고령화 문제의 세계적인 경향을 짚고 해법을 모색한다. 역사학, 인구 통계학, 경제학, 생물학, 여성학, 역학 등의 분야를 아울러 오늘날 인류가 당면한 인구 감소 위기를 종합적으로 해석한다.

유럽, 아프리카, 중동, 아시아 등 각국에서 나타나고 있는 저출산과 고령화 현상의 심각성과 그로 인한 폐해를 명쾌하게 설명한다. 또 지금 같은 상황이 지속될 경우 향후 50~100년 간 자유주의와 자본주의 시스템의 근간을 뒤흔들며 불어 닥칠 후폭풍을 경고한다.

저자는 현대적 생활양식 자체가 출산율 하락의 근본 원인이라고 지적한다. 과거 농경사회 시절에는 자식은 곧 노동력 겸 재산이었다. 하지만 요즘은 아이를 낳아 기르는 비용은 천정부지로 치솟지만 그로 인해 얻는 경제적 이득은 별로 없다. 한 마디로 “백만달러짜리 아이들”이라는 것이다. 남녀 학업 성취도의 격차도 여성들이 결혼, 출산을 기피하는데 일조한다고 분석한다.

‘인구 성장’ 없이도 사회는 계속 성장할 수 있을까. 저자는 “가능하다”고 말한다. 단, 이를 위해서는 공식 경제뿐 아니라 가족 자체의 재설계가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