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운찬 총리, 충청 민심수렴 '일방통행' 논란
정운찬 총리, 충청 민심수렴 '일방통행' 논란
  • 조명휘
  • 승인 2009.12.21 10:1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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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운찬 국무총리(왼쪽)가 20일 오전 대전 유성호텔 2층 프린스홀에서 열리는 대전지역 경제인 및 시민사회단체장 조찬 간담회에 앞서 참석자들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세종시 문제와 관련, 정운찬 총리의 민심수렴 과정이 정부 편의의 일방주의로 흐르고 있다는 비판이다.

1박2일 일정으로 충청을 방문한 정총리는 20일 오전 대전 유성호텔에서 대전지역 시민사회단체 및 경제인들과 조찬 간담회를 갖고 이날 일정을 시작했다.

하지만 지역여론 수렴을 구실로 참석한 인사들이 수정안 반대 입장에 있는 인사들은 철저히 배제돼 '소통'이 아닌 '통보'의 장으로 변질됐다는 지적이 쏟아졌다.

참석자들 가운데는 관변단체로 분류되는 인사들도 상당수가 포함됐다.

조찬회 명칭도 '대전시민사회단체장과의 간담회'에서 '대전지역 경제인 및 시민사회단체장 조찬 간담회'로 슬쩍 바뀌었다.

때문에 수정안 반대를 주장하는 사람들 참석이 껄끄러워 대신 지역경제인으로 자리를 메꾸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더욱이 참석자 가운데는 한나라당 소속 당협위원장이 두명이나 포함돼 있었지만 한국자유총연맹과 대전시 새마을회 등 다른 직함을 이용 슬쩍 끼워넣어 공정성에 심각한 문제가 있다는 비판이 쏟아졌다.

여기에 이날 간담회도 비공개로 진행돼 무슨 이야기가 오갔는지 총리실은 철저히 함구했다.

정 총리는 지난 13일에도 대전 유성호텔에서 열린 대학총장과의 조찬도 비공개로 진행해 무수한 뒷말이 나왔었으며 19일 KAIST에서 열린 과학기술인 간담회도 비공개를 고수했다.

반면 19일 청주 라마다호텔에서 열린 시민사회단체장과의 간담회는 참석자들의 강력한 요구로 한발 물러서 부득이 공개간담회로 바뀌는 우역곡절도 있었다.

총리실 공보실 관계자는 "사전에 참석자들과 공개를 할지 비공개할지를 협의해 결정했다"면서 비공개에 전혀 문제가 없다는 입장.

하지만 여론수렴이 목적이라면 당연히 간담회 내용을 언론에 공개해 일반시민과 국민들도 알 수 있어야 한다는 지적이다.

대전참여자치시민연대 금홍섭 처장은 “수정안 반대입장에 있는 지역사람들에게 간담회에 오라고 접촉한 적이 전혀 없다”면서 “비공개 원칙은 정부가 그만큼 당당하지 못하다는 것을 방증하는 것으로 이것은 여론 수렴이 전혀 아니다”라고 비판했다.

◇ 간담회에선 무슨 일이

정 총리는 간담회에 들어가기에 앞서 인사말을 통해 "세종시만으로도 생각이 많으실텐데 제가 수정안을 내놔서 여러 가지로 속상하고 번민이 많으실 것"이라며 "하지만 충청도 출신으로 수정안을 해서 충청도와 나라에도 좋은 일이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운을 뗐다.

정 총리는 이어 "일을 저질러 놨는데 뒤로 돌아갈 수도 없다"면서 "충청도는 나라가 어려우면 나서서 나라를 구했는데 여러분이 도와 주셨으면 한다"고 호소했다.

정 총리 인사말 후 감담회는 비공개로 약 1시간20분 동안 이어졌다.

참석자들의 전언에 따르면 대체로 "원안대로 추진해야 한다. 정부가 대책 없이 장소마다 다른 얘기를 하니 설득이 안된다" 등의 말이 오갔으며 대체로 차분하게 진행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이 가운데 모 인사는 "행정수도까지 옮겨가는 게 맞다. 이미 대전과 과천에 청사도 있는데 아예 옮기는게 효과가 있다"며 정 총리를 몰아붙였다.

하지만 참석자 가운데 한 사람이 "되지도 않을 거 얘기하지 말라" 며 말을 끊어 어색한 분위기가 연출된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참석자 가운데 "충청도가 다 수정안을 반대하는 것은 아니다"라는 발언을 한 인사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함께 당초 초대되지 않았던 인사 가운데 한명은 급하게 초대해 놓고 보니 행정수도범시민사회대책위 관계자인 것으로 드러나 총리실이 당황했다는 후문이다.

직함이 여러개인 이 인사가 다른 일에 종사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했기 때문에 벌어진 헤프닝이었다.

이 인사는 "늦게 참석해 달라고 연락이 와서 명패도 없이 참석했는데, 간담회를 보니 사람채택을 잘못 했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정부가 대화상대를 이렇게 고르면 안된다"고 비판했다.

한편, 이날 조찬에는 김선린 대전충남재향군인회장, 정명희 로타리클럽 3680지구 총재, 윤석만 한국자유총연맹 대전시지회장 (한나라당 동구 당협위원장, 시당 대변인겸), 김광식 (주)선양 사장. 정귀영 한국여성경제경제인협회 대전충남지회장, 이시구 대한건설협회 대전 지회장, 한기온 대전시 새마을 회장 한기온(한나라당 서갑 당협위원장), 윤석경 광복회 대전충남연회회 지부장, 최병국 해병대 전우회 대전시 연합회장, 한금태 삼영기계 대표, 이시찬 바르게살기운동 대전시 협의회, 방기봉 한국특수메탈공업(주) 사장, 정성욱 (주)금성백조주택 회장, 표정련 목요언론인클럽 회장, 남재동 대전자원봉사연합회 회장, 김선옥 한국부인회 대전시부장, 심규익 충남발전협희회 국장, 서연순 한국여성유권자 대전연맹회장, 고진광 인간성회복운동추진협의회 대표 등이 초대됐다. 【대전=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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