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출 명소' 여수 향일암 화재 대웅전 등 잿더미
'일출 명소' 여수 향일암 화재 대웅전 등 잿더미
  • 송창헌 안현주 기자
  • 승인 2009.12.21 10:3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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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불타버린 '종각'
 국내 대표적인 일출 명소이자 전남도 문화재 자료 제40호인 전남 여수 향일암(向日庵)에서 불이 나 대웅전 등 주요 건물이 잿더미로 변했다.

20일 0시24분께 전남 여수시 돌산읍 향일암에서 원인이 밝혀지지 않은 불이 나 사찰 건물 8개동 가운데 대웅전(51㎡)과 종무실(27㎡), 종각(16.5㎡) 등 3개동을 모두 태워 5억9000만원 상당(소방서 추산)의 재산피해를 내고, 3시간여만에 진화됐다.

이 불로 대웅전 안에 있던 청동불상과 탱화 등도 함께 소실돼 피해규모는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화재 당시 사찰에는 스님과 신도 등 16명이 있었으나 3시간 전 기도를 모두 끝낸 상태에서 화재 직후 긴급 대피해 인명 피해는 없었다. 그러나 화재 이후 잔불 정리에 나섰던 마을 주민 1명이 무너진 바위에 깔리면서 병원으로 이송됐다.

불이 나자 소방대원과 공무원, 지역민 등 모두 290여명이 동원돼 진화에 나섰으나 사찰이 가파른 산 중턱에 있는데다 건조한 날씨탓에 진화에 큰 어려움을 겪었다.

또 초속 5-6m에 이르는 바닷바람도 화마(火魔)를 키우는데 일조했고, 엎친 데 덮친 격으로 기온마저 영하권을 맴돌아 진압초기에 뿌려진 물이 곧바로 얼어 붙으면서 소방관들은 불길 잡기에 사투를 벌여야만 했다.

특히 국보 1호 숭례문 화재사건 후 문화재와 중요 사찰 보호차원에서 일종의 스프링쿨러인 미분무 설비시설이 갖춰져 있긴 하나 불이 난 3곳에는 공교롭게도 설치돼 있지않아 무용지물이나 다름 없었다. 옥외소화전도 설치돼 있지 않아 소방관들은 암자내 3.5톤짜리 자체 저수조와 동력펌프를 이용해 진화에 나섰으나 불길을 잡는데는 역부족이었다.

여수소방서 관계자는 "불이 난 건물이 모두 5-6m 간격으로 떨어져 있긴 하나 처마 길이 등은 감안하면 2-3m에 불과해 바람을 타고 순식간에 옮겨 붙은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다행히 직원들의 신속한 조치로 산불로 번지거나 보존가치가 상대적으로 높은 관음전 등으로 확산되는 것은 막아 천만다행"이라고 밝혔다.

경찰과 소방당국은 불이 난 3개 건물이 5-6m씩 떨어져 있고, 처음 불이 난 것으로 보이는 대웅전에 촛불이 꺼져 있었던 점, 관광객이 많아 24시간 개방된 점 등에 비춰 누군가 고의로 불을 냈을 가능성에 대해 조사중이다. 경찰은 이날 국립과학수사연구소에 화재 정밀감식을 의뢰했다.

항일암은 대한불교조계종 제19교구 화엄사 말사로, 서기 659년 원효대사가 창건한 절로 국내 4대 관음기도도량 중 하나다. 1984년 2월 전남도 문화재자료 제40호로 지정됐으며 다도해 해상국립공원에 위치해 연간 60만명의 관광객과 참배객이 찾고 있다. 특히 대웅전은 2007년 12월 새로 지어진 뒤 올해 상반기 내·외부를 황금으로 단청한 바 있다.

향일암은 올해도 예년처럼 연말 타종행사와 음악회 등을 치를 예정이었으나, 이번 화재로 차질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여수=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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