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력공사, 한국수력원자력, 현대건설, 삼성물산, 두산중공업, 미국 웨스팅하우스 등이 참여한 한전컨소시엄은 프랑스(Areva)와 막판까지 치열한 경합을 펼쳤다.
우리나라는 우수한 기술과 풍부한 기술경험에도 불구하고 상용원전 플랜트 수출경험이 전무하고 인지도가 낮다는 점 때문에 지난 11월까지 국제적 원전수주 경험이 많고 UAE와도 지속적인 관계를 이어온 프랑스에 밀리고 있었다.
이명박 대통령은 당시 '사실상 프랑스로 결정됐다'는 보고를 받고 원전 수주의 결정권을 쥔 모하메드 빈 자이드 알 나흐얀 왕세자에게 직접 전화를 걸어 "우리에게 시간을 달라"며 "우리는 단순히 원전 뿐만 아니고 다방면에 걸친 협력을 할 수 있다. 기술력도 뒤떨어지지 않는다"고 다시 생각해 줄 것을 부탁했다.
이 대통령은 당시 "UAE가 세계에서 다섯 손가락 안에 드는 산유국이지만 원유로는 경쟁력을 가질 수 없다"며 "수십 년 뒤 포스트 오일 시대를 지금 준비해야 하며 이를 위한 인프라, 즉 원자력과 첨단정보통신, 인력양성의 상생협력을 한국이 제공할 수 있다"고 제안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대통령은 이어 즉각적으로 총리 재임 중 오랜 기간 UAE 고위급과 원전 협상을 해온 한승수 전 국무총리를 단장으로 하는 특사단을 비밀리에 파견, 원전 수주가 이뤄지면 여러가지 패키지 프로그램을 제공할 수 있다는 뜻을 밝혔다.
이 대통령은 수주 직전까지 6차례 모하메드 왕세자와 전화통화를 하며 설득을 했고 UAE측은 이 대통령의 전정성에 공감, 원자력발전사업 프로젝트의 무게추가 '열세'에서 '우세'로 점점 기울기 시작했다.
UAE측은 이 대통령이 마크 코펜하겐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 총회에서 돌아온 직후 이 대통령을 아부다비로 초청해 최종 수주라는 희소식을 전달했다.
모하메드 왕세자는 26일 아부다비공항으로 직접 영접을 나왔고, 이 대통령은 모하메드 왕세자가 추진중인 탄소배출 제로(0) 도시 '마스다르 시티'를 깜짝 방문, 우정을 나눴다.
이동관 홍보수석은 이와 관련, "이 대통령이 과거 현대건설 재임 중 원전을 지은 경험이 있고, 이런 지식과 경험이 이번 수주에도 결정적인 영향을 미쳤다"고 평가했다.
이 수석은 "마지막까지 경합을 벌였던 프랑스가 가장 위협적인 존재였고, 이미 어느 정도 표준화돼 있는 프랑스형 원전에 한국형 원전으로 대항해 열강대열에 들어서게 된 것에 의미가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이어 "국제기구 추산에 따르면 2050년까지 전세계적으로 1000기가 넘는 원전이 건설될 예정인데, 국제 원전수출시장의 교두보를 확보했다는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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