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배우 송윤아(36)는 곧 어머니가 된다.
영화 ‘웨딩드레스’(제작 로드픽쳐스·배급 싸이더스FNH)에서 엄마 옷을 입은 송윤아는 실제로도 생명을 잉태했다. ‘시크릿’에서 울부짖던 송윤아의 스릴러적 모정은 슬픈 웨딩드레스로 향한다.
송윤아는 29일 서울 왕십리CGV에서 “영화를 하면서 연기자로서 알아갈 수 있었던 시간들이었다. 만일 소라의 엄마라는 역할을 불과 2~3년, 3~4년 전에 했더라면 상상하기조차 끔찍한 게 있다”고 고백했다.
“그 때 만일 내가 소라 엄마를 했더라면 엄마여야 할 것 같은 설정을 너무 많이 했을 것 같다. 엄마는 이럴 것이다, 엄마니까 이래야 할 것이다, 엄마기 때문에 외형적인 건 이렇게, 말은 이렇게 할 것이다…. 비록 내가 아이의 엄마는 아니지만 나이를 먹어가고 내 주변의 엄마들을 보면서 굳이 엄마이기 때문에 엄마 흉내를 낼 필요는 없는 거구나. 어느 순간 깨닫게 됐다.”
엄마 송윤아는 어떤 모습일까. “친구 같고, 오히려 아이가 봤을 때 이 엄마는 엄마가 맞나 싶을 정도로 철이 없기도 하고, 그런 편한 관계”를 떠올렸다. “그런 엄마 자식 간이 좋게 상상이 되고 그러길 바란다.”
어린이배우 김향기(9)에게 송윤아는 ‘윤아 엄마’다. 극중 모녀지간인 두 사람은 서로를 보고 배웠다.
송윤아는 “아역배우들과 함께 한다는 게 힘이 든 면이 있다. 어린 친구들의 컨디션이나 여러가지 상태를 체크해 가면서 호흡을 맞춘다는 게 두 세 배의 에너지를 필요로 할 때가 많았다”면서도 “향기와 촬영하면서 내 판단이 틀렸다는 걸 단 한 번에 알게 됐다. 향기는 그런 상대배우였다”고 전했다.
긴장한 송윤아와 대조적으로 어린 김향기는 오히려 대담했다. “저는요. 별로 힘든 게 없었어요. 촬영장에서도 역을 생각하면 좀 슬플 때도 있고 웃음이 나오기도 하고, 윤아 엄마가 진짜엄마처럼 대해줘서 힘든 게 별로 없었던 것 같아요”란 소감이다.
권형진(45) 감독은 “특별히 연출하거나 요구한 것 없이도 스스로 알아서 잘 했다”며 김향기를 칭찬했다. 세계적인 아역스타 다코타 패닝(15)과 견준다 해도 “나는 바꾸지 않을 것”이다. 내년 1월14일 개봉.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