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임 100일을 맞은 정운찬 국무총리는 "국력은 해야 할 일은 하고 하지 말아야 할 일은 안 하는 것에 달려 있다"며 강한 세종시 수정 의지를 나타냈다.
정 총리는 이날 낮 12시 서울 삼청동 총리공관에서 가진 취임100일 기자간담회 모두발언에서 "올해는 경술국치 100년, 6·25전쟁 60주년, 4·19혁명 50주년, 광주민주화운동 30주년이다"이라며 "주요20개국(G20) 정상회의가 한국에서 열리는 이제 우리가 우리 운명을 좌우하는 나라가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적어도 남에 의해 우리의 운명 좌우되는 일은 없으면 한다"며 "자기 나라의 운명을 자기가 좌우한다는 것은 국력에 달렸고, 국력은 해야 할 일은 하고 하지 말아야 할 일은 안 하는 것에 달려있다"고 강조했다.
정 총리는 "영국의 엘리자베스 1세가 필요 없는 대륙과의 전쟁은 하지 말자 해 평화를 유지하며 오늘의 모습을 만든 것은 하지 말아야 할 일을 안 한 것이고, 미국이 금융이 자유방임하도록 해 금융위기를 만든 것은 하지 말아야 할 일을 한 것"이라며 "1990년대 초반 일본과 한국이 조금 더 긴축하고 구조조정을 했다면 아시아의 경제위기도 없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같은 테이블에 앉은 기자들과 이야기를 나누며 "모두발언에서 '할 일은 하고 안 할 일은 안 해야 한다'고 했지만, 나는 세종시는 수정하는 것이 옳은 일이라고 생각한다"며 "(세종시를) 그냥 놔두는 것은 사회에 죄를 짓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정 총리는 세종시 기업 유치 현황에 대해서는 "기업과 대학 유치가 90% 정도 진행됐고, 자세한 사항을 조정 중"이라며 "여러 기업이 지원을 했고, 그 중 몇 개를 할 지는 선택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11일 발표 때 명단이 들어갈 텐데, 현재 (논의가) 진행 중인 기업 중에도 원칙에 어긋나는 것이 있어서 그 부분은 정리를 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정 총리는 "(기업을) 정리하면 너무 비는 것 아니냐"라는 기자들의 질문에는 "대통령이 많이 비워놓으라고 강조했다"며 "외자유치를 염두에 두고 있는 것"이라고 답했다.
그는 "세종시 전체 2205만평 중 자족용지 20%는 450만평인데 만약 GM이 들어오겠다고 하면 40~50만평은 요구하지 않겠나"라며 "알짜(기업을) 몇개 집어넣고 다른 기업들이 올 여지를 남겨둬야 한다. 적어도 100만평 이상은 남겨둘 것"이라고 덧붙였다.
정 총리는 "예를 들어 모 기업이 온다면 인근 지역과 기능이 겹치는지, 또 자금계획은 어떻게 세우고 있는지 등 사업타당성과 실현가능성을 따져보고 있다"며 "고용, 인구유입 효과는 얼마나 되는 건지 등을 보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아직 완전히 결정된 것은 없으나 상당히 안(案)에 가까이 가고 있다"며 "세종시는 수정하는 것이 옳은 일"이라고 강조했다.
정 총리는 세종시 수정안 발표 연기론과 관련, "이런 일을 두고 시간을 끄는 것은 비경제적인 일"이라며 "일단 (수정안을) 세상에 내고 평가받겠다"고 말했다.
그는 또 "사실 이제 세종시 문제나 용산문제 벗어나서 다른 미래지향적인 일을 해야 한다"며 "물론 세종시문제도 미래와 관련된 문제지만 과거의 정치지형 속에서 만들어진 일이라고 본다"고 덧붙였다.
【서울=뉴시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