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시 공청회 '찬·반 논쟁' 치열
세종시 공청회 '찬·반 논쟁' 치열
  • 이승호
  • 승인 2010.02.17 11:3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 16일 오후 경기 안양시 국토연구원에서 열린 세종시 발전안에 대한 공청회에서 원안추진을 요구하는 공주시 주민과 수정안 처리를 요구하는 주민이 공청회 주제발표 도중 단상 앞으로 나와 실랑이를 벌이고 있다.

세종시 수정안을 둘러싸고 정치권이 격돌하고 있는 가운데 16일 정부가 마련한 공청회에서도 찬반 논쟁이 치열했다. 공청회 진행 중에 충남 연기·공주 주민들이 단상으로 난입해 수정안에 반발하는 소동이 벌어지기도 했다.

국무총리실과 국토해양부,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 주최로 이날 오후 경기 안양시 국토연구원에서 열린 '세종시 발전안 및 법률개정방향 공청회'에서 서종대 세종시기획단 부단장은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 발령뒤 현장을 살펴보고 '뜨끔' 했다"며 "도시계획이 아주 잘못돼 있었다"고 밝혔다.

서 부단장은 "당시 원안 자문위원회에 참여했던 교수들도 찾아와 '(원안을)잘 고쳐 달라'라는 말까지 할 정도로 엉터리 계획이었다"며 "의료복지 용지로 지정된 208만평은 병원부지 5만평을 제외하고는 모두 아파트 부지였고, 도시행정 부지 180만평에는 세종시청사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그는 "수정안은 2개월만에 '뚝딱' 나온 것이 아니라 인구 50만명의 자족 도시 세종시를 만들기 위해 1년반을 연구한 끝에 도시형태의 기본부터 다시 잡아 계획한 것"이라며 "교육·과학·산업과 함께 바이오와 IT가 융합된 미래 첨단도시를 목표로 준비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원안 때는 세종시로 오겠다는 기업이 없었지만 지금은 국내 10대 기업들이 오겠다고 줄을 섰다"며 "당시 기업들은 조건이 바뀌면 세종시로 가겠다고 했고 바뀐 수정안을 보고 이렇게들 난리"라고 말했다.

또 "원안에서는 주거용지 6.7%를 가지고 자족기능을 갖추겠다고 했는데 강남 테헤란로를 그대로 옮겨오지 않는 이상 불가능해 20%에 맞췄다"며 "정권에 따라 수정안이 바뀌지 않도록 하기 위해 법률안 통과로부터 5개월 안에 세부계획을 내 바로 착공할 수 있게 현재 도상 연습 중"이라고 강조했다.

국가균형발전과 관련해서는 "균형발전을 위해 충남은 왜 더욱 낙후된 지역으로 청사를 이전하거나 쪼개지 않고 홍성으로 청사를 이전하는가"라며 "중앙부처가 나눠져서 균형발전이 될 것이라면 울릉도나 제주도, 횡성으로 보내지 못할 이유가 없다"는 논리를 폈다.

이에 대해 공청회에 함께 참석한 수정안 반대론자들의 공세가 이어졌다.

조명래 단국대 교수는 "용정률 400%를 적용해 인구 17만명의 자족도시로 만들겠다는 국토연구원의 원안이 엉터리라고 생각지 않는다"며 "자족용지 확대가 문제인데 원안과 중복되는 경제중심도시 안을 수정안에 포함시켜 5대 대기업에 4조5000억원을 투자해 2만3000개 일자리를 창출한다는 계획이 현재 14%에 불과한 산업용지면적에서 가능하겠는가"라고 지적했다.

이어 "기껏해야 지금 계획의 3분의1정도 밖에 실현되지 않는데 그렇게 되면 목적이 바껴 수도권 외곽도시나 유령도시로 전락하고 말 것"이라며 "원안 수립 때 당시 건설교통부뿐만 아니라 문화관광부와 경제부처 등 각계 전문가가 참여해 복합적으로 결정했던 사안을 스스로 도시계획 전문가라고 칭하는 서 부단장 한 사람 관점으로 결정하려는 발상은 위험하다"고 지적했다.

육동일 충남대 교수도 "국가정책을 수정하려면 타당한 명분과 지향 목표가 분명해야 하는데 이번 수정안은 전제 조건을 충족하지 못하고 있다"며 "국민적 공감대를 얻기 위해서는 국회, 즉 정치적 공감대가 선행돼야 하는데 여권 단일화 조차 못하는 마당에 국민 보고 이해하라면 이해가 되겠는가"라고 말했다.

육 교수는 "정책을 수정하려면 다른 정책과 연계성을 보고 전체를 고려해야 하는데도 혁신도시 등 국가균형발전 정책과 함께 계획된 세종시 원안을 현 정부는 달랑 세종시만 보고 수정했다"며 "연계성도 없는 이같은 분석이 제대로 됐을리 없다"고 지적했다.

한편 이날 공청회에는 수정안에 대해 찬반으로 나뉘어진 충남 공주와 연기군에서 올라온 지역주민과 사회단체 관계자 등 100여 명이 참석했다.

수정안 반대측 주민들은 토론회에 앞서 진행된 김영표 국토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의 주제발표 도 중 단상으로 나와 원안 이행을 촉구하다가 수정안 찬성측 주민들과 몸싸움을 벌이기도 했다.

정만수 행정도시원안추진 공주대책위원장(59)은 "이명박 대통령이 행정도시와 관련해 약속한 발언 요지에 서명한 자료도 여기 있다"며 "이 대통령은 수정안을 폐기하고 원안을 차질없이 추진하겠다는 약속을 지켜라"라고 외쳤다.

【안양=뉴시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서울특별시 종로구 김상옥로 17(연지동) 대호빌딩 신관 201-2호
  • 대표전화 : 02-3673-0123
  • 팩스 : 02-3673-0125
  • 청소년보호책임자 : 임종권
  • 명칭 : 크리스챤월드리뷰
  • 제호 : 크리스챤월드리뷰
  • 등록번호 : 서울 아 04832
  • 등록일 : 2017-11-11
  • 발행일 : 2017-05-01
  • 발행인 : 임종권
  • 편집인 : 임종권
  • 크리스챤월드리뷰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크리스챤월드리뷰. All rights reserved. mail to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