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레 퇴임인데' 오현섭 시장 어디에?…경찰 수사 장기화 자초
'모레 퇴임인데' 오현섭 시장 어디에?…경찰 수사 장기화 자초
  • 맹대환 기자
  • 승인 2010.06.28 11:4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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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야간경관조명사업과 관련해 비리 혐의를 받고 있는 오현섭 전남 여수시장이 8일째 행방불명인 가운데 경찰의 허술한 대처가 수사를 장기화시켰다는 지적이다.

28일 여수시와 경찰청 특수수사과에 따르면 지난 21일 연가를 내고 잠적한 오 시장의 소재가 퇴임식을 이틀 앞둔 이날까지 파악되지 않고 있다.

21일 오전 여수시청 집무실에서 경찰을 만나기로 했던 오 시장은 20일 밤 비서실장에게 전화를 걸어 예정에 없던 연가를 3일간 사용하겠다고 말한 뒤 종적을 감췄다.

이후 오 시장은 휴가가 끝난 24일부터 이날까지 무단결근하고 있으며 연락이 두절된 상태다.

이에 앞서 오 시장은 지난 19일 전 비서실 운전기사인 A씨(31)가 운전하는 차량을 타고 이동하던 중 호남고속도로 곡성휴게소에서 공중전화를 이용해 누군가와 통화를 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어 오 시장은 호남고속도로 창평IC를 빠져나와 차량에서 내린 뒤 혼자 이동했다.

오 시장의 개인 휴대전화는 연가 첫 날인 21일 오전까지 켜져 있었으나 이날 오후 나주 남평에서 마지막 신호음이 감지된 뒤 전원이 꺼졌다.

오 시장의 휴대전화 전원이 꺼진 날은 오 시장이 오전에 경찰과 집무실에서 만나기로 했던 날로 경찰은 이틀 전에 오 시장이 이미 잠적했는데도 전혀 파악하지 못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21일 오전 집무실을 방문한 뒤에야 오 시장이 연가를 내고 잠적했다는 사실을 파악했으며 이후 체포영장을 발부받아 소재 파악에 나섰으나 별다른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오 시장의 아내인 한모씨(55)도 남편의 잠적 3일째인 지난 23일 여수시 관사에서 짐을 싸 광주로 이동했으며 다음날 휴대전화를 해지해 연락이 두절된 상태다.

경찰의 허술한 신병확보는 오 시장만이 아니다. 야간경관조명 시공업체인 나이토피아 관계자로부터 3억 원을 받은 혐의로 지난 18일 구속된 여수시 김 모 전 국장(59·여)도 경찰의 내사를 받아오던 중 지난 4월 초 시청에 사표를 내고 잠적했다가 두 달여 뒤 자진 출두했다.

또 김 전 국장으로부터 1억 원을 받아 여수시의원들에게 전달한 혐의를 받고 있는 오 시장의 측근 주모씨(67)도 4월에 중국으로 도피했다.

이 처럼 의혹의 중심에 서 있는 용의자들이 잇따라 잠적함에 따라 수사 장기화는 물론 여수 지역에서도 혼란이 가중되고 있다.

여수 지역에서는 "오현섭 시장이 해외로 도피했다"는 말부터 "모처에서 변호사와 대응책을 모색하고 있다"는 등 확인되지 않은 여러 유언비어가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지고 있다.

여수시청 관계자는 "이틀 후 퇴임식이 예정돼 있으나 현재로써는 퇴임식을 열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며 "오 시장의 잠적이 시민들에게 크나큰 불명예를 안겨주고 있다"고 말했다.

경찰 관계자는 "아직 오현섭 시장이 출두하지 않았다"며 "수사 중인 내용은 언론에 발표할 수 없다"고 밝혔다.

【여수=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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