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규선, 게이트? 그게 뭔가요
최규선, 게이트? 그게 뭔가요
  • 신동립 문화부장
  • 승인 2010.07.29 13: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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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규선(50)의 명함에는 ㈜UI에너지 회장이라고 적혀있다. 고문 명단이 매우 호화로운 회사다. ‘최규선=정치와 시대의 희생양’이라는 일부 시각에 힘을 보탤 수도 있는 방증 리스트다.

스티븐 솔라즈 미국하원 전 의원, 밥 호크 호주 전 총리, 케네스 아델만 UN주재 전 미국대사, 폴 렉소 미국상원 전 의원, 피터 갈브레이스 UN 아프간대표부 전 부대표, 앤터니 레이크 UNICEF 총재…. 이 사람이 저 사람에게 최규선 검증필증을 제시하는 식으로 엮인 인맥이다. 최규선이 ‘클리어’ 됐다고 판단, 고문 제의에 응한 면면이다. 거액을 안긴다고 선뜻 만나줄 거물들은 아니다.

미국의 ‘최고위층’과 사우디 아라비아의 알 왈리드 왕자와도 알고 지낸다. 세상을 떠난 김대중 전 대통령은 ‘소중한 분’, 슈퍼스타 마이클 잭슨은 친구였다. 얼마 전에는 토니 블레어 영국 전 총리의 이름도 나왔다. 블레어는 최규선의 외국자원 개발사업을 총괄적으로 자문하고 있다. 컨설팅 대가는 합법적으로 지불한다.

원어민까지는 몰라도 막힘 없는(fluent) 영어실력을 최규선은 갖췄다.

개그맨급 성대모사에다 웃기는 능력도 남다른 최규선은 평생 한을 품는 대신, 새 출발을 택했다. 정치판으로는 눈길 한 번 주지 않은 채 기업으로 국가에 이바지하겠다는 의지다. 온갖 오해도 굴신해가며 수용하는 경지에 이르렀다.

외모도 2002년 당시와 다르다. 8:2 가르마와 금테 안경을 버렸다. 호섭이 머리와 뿔테로 부드러운 이미지를 강조한다. 거의 알려진 바 없던 학구적인 면모도 다시 드러냈다. 미국 버클리대 정치학과 유학시절의 스승인 로버트 A 스칼라피노 석좌교수의 저작 ‘From Leavenworth to Lhasa-Living in a Revolutionary Era’를 ‘新 동방견문록’으로 번역해 펴냈다. 두 번째 역서다. 최규선의 마음이 안정됐다고 짐작할 수 있는 부분이다.

1999년에 최규선이 우리말로 옮긴 ‘너무나 인간적인’(All Too Human: a Political Education)의 저자는 조지 스테파노풀러스다. 빌 클린턴이 대통령이 되는 데 기여한 정치분석가다. 그 무렵 김대중에게 꽂혀 있던 최규선은 스테파노풀러스 같은 킹 메이커를 꿈꿨다.

스칼라피노는 최규선에게 세 가지를 권했다. “부정한 돈을 받지 마라”, “편협한 지방색에 매달리기보다는 거국적인 관점을 견지하도록 노력해라”, “민주주의의 본보기가 되려고 노력해라”로 요약된다. 최규선의 과거와 현재는 나름대로 이 가르침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은 듯하다.

최규선은 스칼라피노에게 답한다.

“정치생활을 청산하고 오명을 벗기 위해 사업의 길로 뛰어들었습니다. 사업가로 반드시 성공해 훌륭한 제자로 거듭나겠습니다. 지금도 그 목적을 위해 저는 끊임없이 매진하고 있습니다.”

최규선이라는 성명의 접미사 ‘게이트’는 영원히 떨어지지 않을 것이다. 당사자에게는 그러나 이미 8년 전 호접몽일 뿐이다. 몸통을 보호하려고 스스로 깃털이 돼 ‘총대를 맸다’, ‘뒤집어 썼다’며 쓴입맛을 다시는 이들도 하나둘씩 늘고 있다.

UI에너지는 자원·광물 개발, 발전설비 제공, 의료기기 공급 등을 한다. 해외 자원에 특히 집중하고 있다.국가차원의 유전투자를 개인이 해내고 있다는 자부심이 크다. 최규선이 이라크, 멕시코, 아프리카의 땅과 바다를 파헤친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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