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부호인 빌 게이츠와 워런 버핏이 29일 베이징에서 중국 부호들을 초대해 만찬을 주최했다고 신화통신과 AFP통신이 보도했다.
이날 만찬은 베이징 샤토 라피트 호텔에서 90분간의 미팅에 이어 진행됐으며, 버핏은 “이번 만남은 완전한 성공이다. 이들은 새로운 중국의 핵심세대”라고 평가했다.
게이츠는 “너무 많은 사람들이 시간을 내 참석했고 그들의 허심탄회한 모습과 견해에 대해 감사하게 여긴다”면서 “이들은 재산을 통해 중국과 세계에 어떤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지를 잘 생각하고 있었다”고 밝혔다.
이날 참석자 명단은 게이츠와 버핏의 요청으로 공개되지 않았다.
이미 미 부호 40명에게 재산 절반 이상을 기부할 것을 요청한 바 있는 게이츠와 버핏은 만찬에 앞서 “이번 중국 부호 초대 만찬에서 참석자들에게 기부를 강요하지 않을 것”이라면서 “단지 중국의 기부 문화를 알고 싶어 한다”고 밝혔다.
게이츠는 버핏과 함께 한 자리에서 기자들에게 “우리는 쌍방향 교류로서의 자선활동을 논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국영 환구시보는 “50명의 부호 초대 명단 가운데에는 건설업체 소호(SOHO)차이나의 판시이 회장과 장신 최고경영자(CEO), 우유제조업체 멍니우 유업의 니우 건셩 창업자 등이 포함됐다”고 전했다. 신화통신은 이번 달 초 “기부 압력을 우려해 참석을 확인한 기업가는 많지 않았다”고 보도했다.
이런 가운데 중국 액션영화 배우 젯 리(이연걸)는 만찬에 앞서 “게이츠와 버핏을 만나 기부에 대해 얘기를 나눌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만찬을 앞두고 중국 내에서 뜨거운 논란이 일었다. 찬양하는 사람도 있었지만 일부 중국인들은 “중국은 오랜 기부 전통을 갖고 있으며 외국인으로부터 자선과 기부에 대해 강의를 들을 필요는 없다”고 반발했다.
또 다른 사람들은 “중국에 대한 부당한 압력”이라면서 “게이츠와 버핏이 지나치게 단순하다”고 지적했다. 중국 포털 사이트 시나닷컴에 게재된 한 글은 “게이츠와 버핏의 의도는 좋은 것이지만 이들은 중국을 이해하지 못하고 있으며 결국 빈손으로 돌아가게 될 것이다. 이른바 중국의 부호들 중 상당수는 실제로는 아니며 이들의 재산은 불법적으로 형성된 것”이라고 밝혔다.
포브스 매거진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 내에는 64명의 억만장자가 있는 것으로 집계됐으며 이는 미국 403명에 이어 세계에서 두 번째로 많은 것이다.
환구시보는 “자선활동은 중국에서 아직 초기 단계에 있다”며 “중국 기업가들에게 인기가 없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이는 기부를 하려면 신뢰할만한 통로가 없고 기부금 사용에 대한 감독이 부실한 것이 주요 원인”이라고 지적했다.
【서울=뉴시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