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무소송 중단으로 KBS에 1800억원대 손해를 끼친 혐의로 기소된 정연주 전 KBS 사장에게 항소심에서도 무죄가 선고됐다.
서울고법 형사5부(부장판사 안영진)는 28일 세무소송 중단으로 KBS에 1800억원대 손해를 끼친 혐의(특정경제가중처벌법상 배임)로 기소된 정 전 사장에게 1심과 같이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정 전 사장이 세금소송에서 KBS가 최종 승소해 세금을 확정적으로 환급받을 수 있다는 점을 인식하고 있었다고 단정할 만한 증거가 없다"며 "양측이 모두 양보하지 않으면 조정이 이뤄질 수 없는 조정의 특수성과 정 전 사장이 여러 곳에 자문을 구한 점 등을 종합해 볼 때 정 전 사장이 업무상 배임의 고의를 가지고 조정에 임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시했다.
또 "정 전 사장이 2년 연속 재정적자에 따른 경영책임 및 퇴진압박에서 벗어날 목적으로 정당한 이유 없이 조세소송을 취하, 공사에 상당의 재산상 손해를 입혔다는 예비적 공소사실 또한 증명력이 없다"고 덧붙였다.
정 전 사장은 2005년 KBS가 세무당국을 상대로 한 법인세 등 부과처분 취소 소송에서 KBS의 승소가 확실해 2448억원을 환급받을 수 있음에도 556억원만 돌려받기로 합의, 회사에 1892억원의 손해를 끼친 혐의로 2008년 8월 불구속 기소됐다.
앞서 1심 재판부는 "(행정소송) 1심에서 이겼다고 하더라고 항소심 재판부의 판결이 나올 때까지는 결과를 예측할 수 없었고, KBS가 승소했더라도 조세 관청이 추계 조사를 해 세금을 다시 부과할 가능성이 있었다"며 정 전 사장에 대해 무죄를 선고한 바 있다.
한편 검찰은 지난달 열린 정 전 사장에 대한 결심공판에서 "KBS의 이익에 반하는 조정을 추진했다"며 징역 5년을 구형했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