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 꾀에 속는 멍청이들
자기 꾀에 속는 멍청이들
  • cwmonitor
  • 승인 2001.11.2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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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 의 영 목사 / SBM 기독교개혁운동 총재


아주 똑똑하고 재치 있다고 평가받는 사람들 가운데 의외로 멍청이가 많다면 매우 의아해 할 것이다. 두뇌회전이 빨라 앞뒤를 잘 살피고 경험이 풍부하여 판단력이 정확한 사람이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엄청난 시행착오나 커다란 실수를 저지른다면 얼른 이해가 안 갈 것이다.

실력이 우수하고 업무처리 능력이 탁월하여 줄기차게 출세의 가도를 달리고 있는 매우 유능한 인재들, 혹은 기업을 크게 성장시켜 신화적인 인물로 추앙 받는 성공적인 경영인들 가운데 하루아침에 아깝게도 고귀한 명성을 잃고 뿐만 아니라 죄수의 신분으로 교도소에 수감되어 세인들을 놀라게 하는 사례도 있다. 참으로 황당할 일이다.

사실 미련한 사람은 여간해서 잔꾀(wiles)를 부리지 못한다. 생각이 단순하고 우직하다. 이래서 남의 말을 곧이 듣는 순수함이 있다. 머리가 여간 명석하지 않고는 감쪽같이 속일 수가 없다. 속이는 사람을 보면 남만 속이는 것으로 끝나지 않는다. 결국은 자기 꾀에 자신이 속고 만다. 그렇다면 아무리 똑똑해도 멍청이로 낙인찍힌다.

멀리 미래를 바라보는 사람은 내일을 중요시 여긴다. 따라서 현실을 초극하는 힘을 발휘한다. 아무리 어려워도 장래를 위해 오늘의 고통을 참고 인내한다. 크게 형통하여 놀라운 성공을 이룩해도 결코 자만하거나 허리끈을 늦추지 않고 열심히 일하며 성실하게 살아간다. 순간 큰 이익이 손끝에 있어도 혹시 그것이 미래를 망치는 일이 확실하면 이를 단호히 거절한다.

하나만 알고 둘을 미쳐 모르는 사람이면 이는 필경 멍청이가 아닐 수 없다. 당장만 보고 다음 일은 전혀 고려하지 않는 경우이다. 그런데 사람들은 순간의 소득에 매료되기 쉽다. 코 낄 줄 모르고 낚시 밥에 현혹된다. 육체적 만족에 치우치거나 물질에 눈이 어두운 현실주의자이면 더욱 그렇다.

이러한 사람들은 근시안적 사고방식을 벗어나지 못한다. 광활한 창공을 마음껏 날면서 나에게는 오직 오늘이 있을 뿐이라며 한껏 기분을 돋구는 하루살이와 다를 바 없다. 추운 겨울을 대비하지 않고 여름내 노래만 부르는 매미와도 같다. 이 노래는 즐거운 찬가라기보다 차라리 구슬픈 절규라고 표현해야 옳다.

당장만 알고 만일을 위해 아무 대비도 하지 않으면 결국 크게 불이익 당할 것이 뻔하다. 특히 어떤 불행이나 위기가 예측된 상황에서 무방비 상태로 있다가는 마침내 큰 코 다치는 경우가 참으로 많다. 이런 멍청이들은 도대체 누구인가?

첫째, 자기 계발과 발전을 위해 힘쓰지 않고 게으름을 피우는 사람이다.
범사에 때가 있는 법이다. 씨를 뿌릴 때가 있고 자랄 때가 있으며 거둘 때가 있다. 이 때를 놓치면 기회는 다시 오지 않는다. 이른봄에 씨앗을 뿌리지 않고는 가을에 풍성한 열매를 거둘 수 없다. 이것은 나 개인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열심히 배워야 할 시기에 기초를 잘 닦아야 비로소 마음껏 역량을 발휘하며 효과적으로 일한다.

둘째, 감시 카메라에 제 얼굴이 찍힌 줄 모르고 절도행각을 벌이는 도둑이다.
아무도 없다고 몰래 남의 것을 훔쳐도 되는가? 내 것이 아니라면 백지 한 장이라도 손을 대서는 안 된다. 그런데 대낮에도 뻐젓이 절도범이 판을 친다. 그러나 구석에 장치된 카메라에 얼굴이 찍히면 영락없이 체포되어 크게 창피를 당하고 결국은 배상해야만 한다.

셋째, 일확천금을 노리고 도박판에 뛰어들어 가진 돈을 몽땅 잃는 빈 털털이다.
도박판은 미국의 라스베이거스가 아니더라도 얼마든지 산재해 있다. 가정집에서, 음식점에서, 유흥가 골방에서 심지어는 휴식을 즐기는 남산 골짜기서도 노름판을 벌인다. 도박은 마약과 같다.

따라서 노름꾼은 반드시 패가망신한다. 멍청이가 아니고서야 어찌 도박에 손을 대겠는가? 쇠고랑 찰 줄을 모르고 기분 좋게 대가성 뇌물을 챙기는 부정부패의 장본인들은 또 어떤가? 오늘날 우리 사회에 만연한 큰 병폐 가운데 하나는 고질적인 부정부패이다. 여기에는 예외 없이 뇌물이 오간다. 비록 작은 액수라도 뇌물이 원천적으로 깨끗이 근절되지 않는 한, 불명예로 좇겨 날 줄을 미처 모르고 날뛰는 바보들은 여전히 득세할 것이다.

넷째, 어수룩한 사람을 속여 금품을 빼앗는 재미에 맛 들린 사기꾼이다.
사기꾼의 아이큐는 매우 높다. 상대편의 마음을 사로잡아 전적으로 신뢰하도록 만드는 것이 보통 지능가지고 되겠는가? 그런데 사기는 반드시 거짓으로 드러나기 마련이다. 밤이 낮으로 바뀔 때가 있는 법이다.

빛이 이르면 아무리 능수 능란한 사기꾼도 반드시 멍청이로 취급된다. 일은 안 하면서 잘 먹고 놀기만 좋아하는 놀부들도 가관이다. 일하기 싫어하는 것은 하나님이 내리신 신성한 노동명령을 거역하는 죄이다. 따라서 일할 줄 모르는 것은 매우 부끄러운 일이다.

다섯째, 남의 논문을 베껴 쓰고 가짜학위를 받아 지식인 행세를 하는 쭉정이 인간이다.
학문은 하루아침에 통달할 수가 없다. 꾸준한 연구와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기초 실력도 없는 사람이 어찌 감히 지식인 노릇을 할 수가 있는가? 가짜학위를 받는다는 그 자체가 참으로 창피스러운 일이다. 이를 모르니 무식의 소치가 아닌가? 결국은 자신의 명예를 크게 실추시키는 멍청이다.

무엇보다 미련스런 멍청이는 잘 먹고 잘 살며 이 세상에서 하고싶은 짓 다 하다가 예수 안 믿고 죽어 뜻밖에 지옥으로 가는 불신자이다. 오늘을 위해 내일을 무시하는 사람은 현세의 만족을 추구하다가 내세를 망각한다. 모든 사람은 지구를 다녀가는 나그네이다. 본향인 하나님 나라로 돌아가야 할 순례자이다. 궁극적인 목적지를 모르면 안 된다.

아무리 똑똑하여 출세하고 지위와 명예를 얻으며 돈을 많이 벌어서 제아무리 잘 산대도, 예수를 안 믿으면 가장 비극적인 종말을 고하는 멍청이 중의 멍청이다. 만일 이를 깨닫는다면 멍청이를 면할 가능성이 조금은 있다. 그러나 철저히 믿지 않으면 아무 것도 바랄 수가 없다. 어떤 경우에도 내가 멍청이가 된다면 정말 창피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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