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민 뒤통수치고 호의호식하는 '롯데그룹'
서민 뒤통수치고 호의호식하는 '롯데그룹'
  • 강세훈 기자
  • 승인 2010.11.11 08:5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 /첨/신격호

소상공인 몰아내고 실적잔치 '함박웃음'

  "20년간 동고동락한 조강지처라며 힘들어도 참아달라고 하더니, 상황이 바뀌자 하루아침에 쫓아버리네요. 롯데는 악랄하기 그지없는 기업입니다."

"20년간 집과 차까지 팔아가며 버텨왔는데, 앞으로 살길이 막막해졌습니다."

롯데그룹에 일자리를 빼앗긴 중소상인들의 분노에 찬 고함이다. 하지만 롯데(회장 신격호·사진)는 기업형 슈퍼마켓(SSM)을 기습 개점하며, 서민들을 거리로 내몰고 상반기 실적에 함박웃음을 짓고 있다.

◇호실적 뒤에 숨은 잔인한 경영전략

1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올 3분기(7~9월) 롯데쇼핑은 매출 3조5310억원, 영업이익 2414억원을 달성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매출액은 23.1% 늘고, 영업이익은 44.7%나 급증했다.

특히 영업이익은 신세계(12%), 현대백화점(4%) 등 유통 3사 가운데 최고의 성장률을 기록했다. 영업이익률도 6.2%를 기록해 1분기에 이어 최대 마진율을 달성했다.

게다가 지난 9일에 롯데백화점은 전국점포에서 하루동안 670억원어치를 팔아, 백화점업계 일일 매출 기록을 경신하기도 했다

증권가에서도 '외형·이익 모두 1등', '두 마리 토끼 잡았다', '4분기 성장세도 기대된다' 등의 찬란한 수식어로 치켜세우며 주가 상승에 일조하고 있다.

롯데쇼핑 관계자도 "연간 영업이익이 국내 유통업계 최초로 1조원을 돌파할 수 있을 것"이라며 호실적에 도취된 모습이다.

하지만 이런 롯데의 호실적 뒷면에는 상생은 뒷전이고, 서민을 차가운 거리로 몰아내는 잔인한 경영전략이 깔려 있다.

롯데그룹에 피해를 당했다고 주장하는 이들은 "해도 너무 한다"며 분노를 금치 못하고 있다.

롯데쇼핑은 지난달 11일 새벽 서울 혜화동 대학로에 기습적으로 기업형 슈퍼마켓(SSM) '롯데 마이슈퍼'를 개점했다. 열흘 동안 피자집 실내공사라는 안내 팻말과 가림막을 쳐 놓은 곳이었다.

기습 개점을 한 이유는 기업형 슈퍼 입점 사실이 알려지면 주변 상인들이 사업조정신청을 하게 되고, 당국의 개업 연기권고에 따라 문 열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대학로 어귀에서 과일가게를 운영하는 김모씨는 "대기업이 서민상권을 장악하면 이 동네 지역경제는 다 전멸할 수밖에 없다"며 "구멍가게 한 곳에 딸려있는 식구들이 얼마인데, 착잡하다"고 대책마련을 호소했다.

같은 달 21일 서울 용산구 원효로에서도 비슷한 기습개점이 있었다. 이번엔 '스시뷔페 입정 예정'이라는 안내문을 붙여 옆 가게들을 속인 뒤 기습적으로 문을 열었다. 조직적으로 기습 개점을 벌이고 있는 셈이다.

◇롯데월드 상인들 "언제는 조강지처라더니…"

롯데그룹 때문에 피눈물을 흘리는 것은 동네 소상공인들 뿐만은 아니다. 서울 잠실에 위치한 '롯데월드 쇼핑몰' 내 240여개 점포 상인들은 롯데의 일방적인 계약해지에 거리로 내몰릴 상태다.

롯데월드쇼핑몰 입주 중소상인들은 지난해 10월18일 롯데로부터 임대차 계약해지를 통보받았다.

점포 상인들에 따르면 그동안 주변지역 재개발과 주변 입주민 이탈로 오랫동안 매출적자를 겪어 왔다. 하지만 롯데 측은 재개발이 끝나면 매출이 오를 것이라며 업주들을 붙잡아 왔다.

실제로 지난해 말 재개발이 완료되면서 점차 매출이 오르기 시작했지만, 그 때 롯데로 부터 청천벽력과 같은 계약 해지 통보가 날아들었다. 상권이 죽는 것을 막기 위해 감언이설로 상인들을 붙들어 놓고는 돈이 모이자 곧바로 본색을 드러낸 것이다.

김영자 비상대책위원회 회장은 "어려울 때는 조강지처라며 붙잡더니 상권이 살아나자 상인들을 내쫓고 직영점을 운영하려 한다"며 "롯데는 악랄하기 그지없는 기업"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한 점포 상인들에 따르면 롯데는 1989년부터 2007년 8월까지 광고를 목적으로 매달 3만원씩 가져가고도 고작 2회만 광고를 하고, 이후 롯데월드 광고로 대체됐다.

이 금액만 30억원이 넘는다는 게 이들의 설명이다.

롯데그룹의 뒤통수 때리기 꼼수는 이것만이 아니다. 롯데마트는 2008년 농수산물유통공사로부터 상생협력자금 100억원을 받았다. 하지만 그해 롯데마트는 불공정거래행위를 일삼아 공정위로부터 시정명령과 과징금 4700만원을 받았다.

이와 관련해 김우남 민주당 의원은 지난 10월 국정감사에서 롯데마트를 거론하며 "대형유통업체가 100억원의 상생자금 협력을 지원받고도 불공정거래행위를 하고 있어 정부의 구체적인 제재조치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게다가 롯데쇼핑은 백화점 에스컬레이터에서 다친 고객의 피해 보상을 거부하고 오히려 소송을 불사하는 일도 서슴지 않았다.

롯데백화점을 찾은 A씨는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올라가던 중 갑자기 작동이 멈추는 바람에 목과 허리에 부상을 입었다. 피해보상을 요청했지만 롯데 측은 "(보험사가 배상한 만큼) 별도 책임이 없다"며 거부했다.

하지만 최근 서울중앙지법은 "‘주의하라’는 경고 문구를 달거나 작동이 멈출 때 충격을 줄일 수 있도록 별도시설을 갖췄어야 했다"며 "이런 점을 간과한 롯데는 관리상 하자와 그로 인해 발생한 손해배상에 대해 책임이 있다"고 판결했다.

이에 대해 주민 김모(32·여)씨는 "롯데라는 기업의 이념이 궁금하다. 아무리 기업의 궁극적인 목표가 이윤추구라고는 하지만 해야 할 일이 있고, 해서는 안 될 일이 분명히 있다. 롯데는 그것을 모르는 기업인 것 같다"고 비난했다.

롯데백화점은 최근 "고맙습니다. 대한민국 대표 백화점으로 이끌어 주셔서, 고객님 사랑합니다"라는 광고를 내보내고 있다.

롯데그룹에 피해를 당했다고 주장하는 이들은 "야누스의 두 얼굴과 같은 롯데"라며 강력히 분노를 나타내고 있다.

【서울=뉴시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서울특별시 종로구 김상옥로 17(연지동) 대호빌딩 신관 201-2호
  • 대표전화 : 02-3673-0123
  • 팩스 : 02-3673-0125
  • 청소년보호책임자 : 임종권
  • 명칭 : 크리스챤월드리뷰
  • 제호 : 크리스챤월드리뷰
  • 등록번호 : 서울 아 04832
  • 등록일 : 2017-11-11
  • 발행일 : 2017-05-01
  • 발행인 : 임종권
  • 편집인 : 임종권
  • 크리스챤월드리뷰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크리스챤월드리뷰. All rights reserved. mail to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