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조선중앙방송은 이날 정규방송에서 카터 전 대통령과 북한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이 만났다고 보도했지만 김정일 위원장 면담 여부는 언급하지 않았다.
중앙방송은 카터 전 대통령이 김 위원장에 줄 선물을 김영남 상임위원장에게 전달했다고 밝혀 일부에서는 면담이 무산되는 게 아니냐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카터 전 대통령은 지난해 8월에도 북한을 방문했지만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방중하는 바람에 빈손으로 돌아왔다.
그러나 북한이 먼저 카터 일행을 초청했기 때문에 28일 오전에라도 면담을 성사시킬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2005년 평양에서 열린 6·15 남북 공동행사에 참석하기 위해 방북했던 정동영 전 통일부 장관도 귀환하기로 한 17일 아침에서야 김 위원장과 '깜짝 면담'을 했으며, 2000년 8월 제2차 남북장관급회담을 위해 평양을 방문한 박재규 전 통일부 장관은 일정을 하루 연장한 뒤에야 함경남도에서 김 위원장을 만났었다.
북한은 '깜짝'이벤트로 관심을 집중시키거나 협상에 유리한 위치를 차지하고자 상대방의 애를 태우는 전략을 자주 구사해왔다.
그러나 면담이 최종 불발된다면 가까운 시일 내 북미대화와 6자회담 재개 등 뚜렷한 기류변화를 기대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카터 전 대통령은 체면만 깎이지만 북한은 미국에 대화의지를 전달할 수 있는 좋은 기회를 스스로 포기하게 되는 셈이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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